♠일상 일기♠ 김정일

김정일 형!(북한국방위원장과 이름이 같지만 그 김정일이 아니고 수원에서 집수리하는 사람이다)



15년 전의 일이다. 당시 내가 살던 집이 오래된 집이라 겨울이 되면 추워서 살 수가 없었다. 단열이 전혀 안된 집이어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웠다. 집을 고치려고 마음 먹었는데 마땅한 일꾼을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침 같은 동네에 사는 후배가 일 잘하는 사람이 있는데 혹 집수리 할 것이 있으면 시켜보라고 권하여서 일을 부탁하였더니 아주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이었다. 보통 저녁노을이 지면 막일하는 사람들은 연장을 거두고 일을 끝낸다. 하지만 이 사람은 보통 저녁 9시는 돼야 일을 끝내는 것이었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수리하는데 여름방학 내내 한 달이 걸렸다. 1,2층의 보일러를 다시 놓았고, 단열공사를 완벽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임금을 계산할 때 나는 더 주어야한다고 우겼고 이 사람은 덜 받아야한다고 우겨서 서로 다투었다. 세상에 주인이 더 준다고 하는데 너무 많아서 못 받는다고 말하는 일꾼이 어디 있는가?




여름 방학 내내 이 사람하고 나하고 둘이서 집수리를 하는 동안 서로 정이 들은 것이다! 하여튼 나는 이게 병이다. 정이 많은 것! 어쩌면 좋으랴!


집수리가 끝났으면 돈을 지불하고 나면  그만인데 일하는 도중에 어디 사느냐? 어떻게 사느냐? 이렇게 미주알고주알 물어보고 대화하면서 정이 깊어지고 공사가 끝난 다음에도 만나고 인간관계를 지속시켜 나간다.




그 후로 내가 자동차를 사면서 대문을 크게 고칠 때도 김정일씨와 함께 하였고, 이런 저런 이유로 내가 집을 두어 채 새로 지을 일이 있었는데 그 때도 김정일씨에게 공사를 맡겼다. 내가 좋아하는 하늘아래 편한집, 일명 산방도 김정일형님이 수리하여 준것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도 소개도 많이 해주었다.


박영복 원장이 갤러리를 만들 때도 소개하여 일을 맡았고, 송기원 사장이 집을 고칠 때도 일을 맡겼고, 우리 동네 환경사업하는 사장님에게도 소개하여 여러 가지 공사를 맡았다.




김정일씨의 장점은 그가 미장, 조적, 보일러시공, 전기, 수도, 타일, 목수일 등 못하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집을 고치거나 지으려면 여러 가지 전문가를 불러야하는데 이 분은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하기 때문에 아주 편하다. 다만 자동차가 없이 걸어 다니기 때문에 기동력이 떨어지고 다른 사람이 옆에 붙어서 재료를 사다 주어야 일의 능률이 오른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여러 가지를 하다 보니 가지고 있는 장비의 전문성이 약간을 떨어져 공사에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아주 큰 건물공사는 할 능력이 없고, 그저 집수리 정도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딱 맞는 그런 사람이다.




오래 사귀는 동안 정이 들어서 자연스럽게 형님이라고 불렀다.


휴일에는 가끔 전화하여 김정일 형님이 공사하는 현장을 방문하여 정담을 나누곤 하였다. 집수리하는 일꾼들이 모여 있는 곳에 내가 가서 막걸리도 함께 마시고 어울리면 김정일 형님은 맹교감님, 맹장학사님, 어떤 때는 교육장님이라고 부르면서  자기 친구 쯤 되는 것으로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곤 하였다.




김정일 형은 7년 전 방광암으로 수술을 했다. 나는 가끔 전화로 안부를 묻곤 했는데 많이 낳아졌다는 말을 들었다. 한달 전인가? 수도꼭지가 시원찮다고 전화를 걸었더니 내가 없는 사이에 고쳐놓고 갔다.




오늘 큰일이 나고 말았다.


내 동생이 전화를 했다. 함께 일을다니던 최사장이라는 분이 카톨릭의대부속병원에 입원시켰다고 전화가 왔다. 이런 날이 언젠가는 올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수원에 도착하는대로 가봐야겠다.  평생을 성실하게 산 것 밖에 없는 사람이 이렇게 힘들고 어렵게 죽어야 한단 말인가!




김정일 형! 불쌍하고 불쌍하다!


김정일 형을 떠올리면……언제나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 내가 도움받은 것에 대하여 1/10 이라도 돌려 줄 시기가 되었다.


물론 돈을 주고 일을 시켰지만 김정일형과는 그 이상의 관계가 있다.


 


오늘 퇴근하면서 여동생에게 전화했더니


간암으로 수술한 남편이 오늘 퇴원했다고 한다.


요즈음 교육원에서 내 일이 너무 바빠서 전화도 하지 못했다.


여동생에게도 가봐야한다. 


 


양노원에 보내드린 산방의 할머니는 어떻게 지내실까?


한번 찾아가 보아야 하는데……아무리 바빠도 오늘 양노원에 가볼까 한다.


 


이런 때  돈이나 억수로 많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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