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원문인협회에서 매년 1명에게 수여하는 작품상 심사를 했다. 오늘 심사평을 보냈다. 이미 지난 주에 당선작을 발표했으니 오늘 여기에 올려도 문제 없을 것이다. 쓰면서 김세희 선생님 생각이 났다. 정말 훌륭한 교사였다.
수원문인협회 작품상 심사평(수필)
심사위원장 맹기호
비는 생명의 근원이다. 환원성 대기로 이루어진 원시 지구에서 방전 에너지에 의해 생긴 유기물이 원시 바닷물에 축적되었으며, 이로부터 자기 복제가 가능한 원시 생명체로 진화하였다는 것이 오파린의 가설이다. 원시 지구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 오파린의 생명기원설은 화학적 진화를 통해 생명의 탄생을 설명함으로써 다윈의 진화론을 생명 탄생의 순간까지 끌어올렸다. 물론 그것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비는 생명의 근원이다.
당선작 ‘기억의 지문’에서 작가는 생명의 근원인 비를 보면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생각한다. 지금은 아파트에서 비 걱정 없이 살지만, 비만 오면 부엌으로 물이 넘쳐 들어오던 옛집을 생각한다. 아파트 창문에 뿌리는 세찬 비가 오는 날, 하수구를 보면 빗방울 사이로 옛날 집이 보이고, 마당의 봉숭아도 보인다. 집안으로 역류하는 물을 바라보는 수심 가득한 눈도 보이고, 엄마와 형제도 보인다.
보고 싶어 찾아간 옛집은 주차장으로 변했고, 몇몇 남은 건물은 그 자리에 나이테로 서 있다. 다시 빗소리에 아파트 창문을 여니 가슴에 보고 싶은 사람이 가득하고 내 눈물도 한 방울 내린다. 아! 비는 생명이고 눈물이다. 글의 구성과 흐름이 유려하다. 밤을 낮 삼아 책 읽기를 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온다. 읽으면서 작품상으로 주저 없이 뽑았다. ‘가을을 지나는 중’ 역시 수작이었다. 정진한다면 기대에 부응할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본심에 올라온 작품 중에서도 맞춤법과 문장 작법이 서툰 글이 있었는데 경계해야 할 일이다. 문장부호 하나도 조심해야 한다. 또한 아직도 사실을 나열하는 수기 같은 글이 있었다. 역시 문학이라고 할 수 없다.
<가을호가 아직 나오지 않아 봄호 사진을 대신 올렸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