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친구가 캐나다에서 온다고 한다. “마이클”이라고 하는 사내인데 아들과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고, 공부를 무척 잘 하는 친구이다. 며칠전에 우리 집에서 자고 갔는데 어쩌면 그렇게 잘 자랐는지 정말로 오랜만에 반듯한 청년을 본다. 그 친구가 우리집에서 2주 정도 묵어간다고 하는데 그일로 인하여 오랜만에 도배를 하기로 하였다. 방의 묵은 짐을 밖으로 내놓는 일로 토요일부터 나는 분주하다. 짐을 정리하다가 19년 전 내 생일에 아내가 나에게 보낸 편지에 적은 시를 발견하였다. 지금 보아도 명문이다. 여기에 올려본다.
<그대 서른 해의 생일에 붙임>
-임송순-
오늘
오월 여드레
그대 신록의 푸르름을 안고 태어났듯이
늘 오월의 이파리처럼 푸르러라
그대
나
가슴을 텅 비운 채 마주하여
모든 질서와 혼돈을 뒤로 한 채
잠시 우리의 생활을 벗어버리고
언제부터인가의 바램을
무언으로 얘기하자.
영원히 비워지지 않을
한잔 술로 축배를 들며
촛불의 아스라한 흔들림 저 편에서
그대 살아온 서른 해가 타는 것을 보네
온갖 색의 어우러짐 속에
그대 서른 색의 삶이 녹아 내리네
그리운 이도 하나 없이
늘상 그리움에 지쳤던 시절
때로는 빈 가슴 가득히 허전함이 차오르던 날
종종 오늘을 꿈꾸었다.
물오른 나무의 싱싱함을 닮은
그대를 위한 아침을 마련하고
그대 부드러운 눈빛 하나에도
내 스물아홉 해의 그리움이 채워질 수 있는 저녁을 꿈꾸었다.
언제나 샘솟는 기쁨으로
와 닿은 그대 사랑에
가만 가만 맨살로 다가가
그대 곁에 머물 수 있는
하늘 가득히 떠도는 바람으로 있고 싶어라
언제나 마음에 꽃이 피고
항상 바람이 불었던 시절
내 강물 같은 기쁨으로 와 닿는 그대 사랑에
가만 가만 조용한 눈빛으로 다가가
그대 서른 해의 세월 속에
머무를 수 있는
달을 담고 가는
하늘로 있고 싶어라.
1985. 5. 8.
그대의 서른 해 생일 날 아침에 -아내 임송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