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홀로

맹기호

 

돌아오겠노라

바람보다 가벼운 그 한마디를 남기고

당신은 저녁노을 너머로 떠났습니다

 

계절은 몇 번이나 꽃을 피우고 낙엽을 묻었건만

내 문 앞에는 아직도 당신의 발자국 하나 없습니다

 

새벽마다 문을 열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골목 끝을 바라봅니다

낯선 그림자만 길게 드리울 뿐

기다리던 얼굴은 끝내 오지 않습니다

 

오래되면 옅어지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잊히는 사람이 아니라

내 숨결 속으로 더 깊이 스며드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도 석양은 산마루에 기대어 울고

별들은 말없이 밤을 지새우는데

기다림에 지친 내 두 눈만 문밖을 향해 잠들지 못합니다

 

당신은 아직도

돌아오는 길을 찾고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저 홀로 돌아오지 않는 약속을 붙들고 살아가는 것입니까

 

내일도 문을 열겠습니다

혹여 세월의 끝에서라도 당신이 미소 하나 들고 돌아와

많이 기다렸지 그 한마디를 건네는 날이 있다면

 

내가 흘린 모든 눈물은

봄날의 이슬이었다고

조용히 웃을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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