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산방일기 9

교육계에서 내가 제일 은혜를 많이 입은 정무학교장 선생님께서 시집을 내시는데 영광스럽게도 내가 서문을 써드렸다. 둔탁한 문장이라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오늘 이 글을 쓰는 동안 아주 즐거웠다. 가능한 짧게 쓰려고 애썼다.

[서문]

시, 음악, 춤은 원래 삼위일체의 혼합예술이었는데 문화가 점점 진보되면

서 이 세 가지가 분리되었고 리듬은 아직도 중요한 공통요소로 남아있다.

孔子도 『論語』泰伯篇에서 “興於詩立於禮成於樂”(시에서 보편적 정서를

일으키고, 예에서 의범을 세우고, 악에서 조화를 이룬다)이라고 하였고, 헷

세(Hermann.Hesse)는 소설 “『어느 별에서 온 이상한 소식』에서 시를 배

우려면 우선 음악에 통달해야함을 역설하고 있다.

정무학 시인의 詩 世界에 있어서 그 기초는 철저한 음악성이다.

고향집 마당에 달빛 걸리면/

어깨춤 덩실 덩실/덩실 할머니

서울로 유학 간 손자 사리문 열고 들어서면/

덩실 덩실 춤을 추던/덩실 할머니

–<덩실 할머니> 부분

여기서 보여주는 음악성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노래한 민요조의 운율(韻

律)과 함께 역동적인 율동(律動)을 나타내고 있다. 어느 독자가 이 시를 읽

는다고 해도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리고 흥겹게 된다. 정무학 시인은 여기

서 분리되었던 시와 음악과 춤을 교묘히 다시 결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음악성은 거의 모든 작품에서 엿볼 수 있다.

평생에 걸쳐 시를 써왔으면서도 현역에서 은퇴하는 시점에서 시집을 내

게 된 것은 아마도 공직에 더욱 충실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언제나 두고

온 것을 그리워하며 자연을 사랑했고, 가족을 사랑했던 정무학 시인은 이

제 사랑하는 부인과 함께 남양에 마련한 농장으로 돌아간다. 그 곳에서 또

다른 풍요로운 인생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2005년 1월 비봉 쌍학리 산방(山房)에서

맹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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