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1 소총>

<CALVIN 30 M2 소총>

나는 ROTC장교를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놈의 키가 문제였다. 키가 작아서 지원할 수 없었다. 최소한 164cm는 되어야하는데 내 키는 정확하게 163cm으로 1cm가 모자랐다. 하는 수 없이 사병으로 군에 입대하여 3년의 군 생활을 마치고 육군 병장으로 전역하였다.
훈련소에서는 한국전쟁 때 쓰였던 M1소총을 지급받았는데 미군병사들이 쓰던 총이어서 무겁고 힘들었다. 다행히 훈련병 시절을 마치고, 소속부대에 와서는 CALVIN소총을 지급받았는데 아주 가벼워서 좋았다.
점호시간에는 부대장이 여러 가지를 묻는데 개인화기번호를 묻기도 하였다. 그때의 내 대답이 생각난다.
옛! 총번호 7076205 CALVIN 30 M2 !
군인이 자기 총의 고유번호를 모른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전쟁이 나면 총은 목숨이기 때문이다. CALVIN 역시 6.25때 M1소총과 함께 쓰이던 미국 소총인데 CALVIN 30 M2는 가벼워서 좋고 자동으로 연속 발사되는 좋은 총이었다. 따따따따!
아! 7076205는 오래전에 폐기되었을 것이다. 칼빈소총은 키가 작은 나에게 딱 맞는 총이었다.
자식들이 나를 닮아서 역시 크게 자라지 못하였다.
큰 아들은 176cm로 평균은 될성 싶은데 하필 외국에 가서 공부를 하다 보니, 사진을 보면 서양아이들 틈에서 작은 키로 서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제는 둘째이다. 173cm여서 고등학교 졸업식에 가보니 제일 앞 줄에 서있었다. 자식들이 나보다는 10cm가량 크지만 그래도 요즈음 젊은이들의 키에서는 작은 편에 속한다. 작은 아들은 키 크는 클리닉에 보내 달라고 조르기도 했는데, 고등학교 1학년 때 검사해보니 이미 성장판이 닫혔다고 해서 그만두었다. 지난 달에 아버지가 입원하느라 병원에서 키를 쟀는데 놀랍게도 나와 똑같은 163cm였다. 음……내가 그래서 163cm였구나!
인식론에서 경험론을 주장한 철학자 로크는 사회계약론에서
자연 상태에서 인간들은 침해당하거나 양도할 수 없는 자연권을 가진 상태에서 자유롭고 평화로운 생활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평화로운 사회에서도 분쟁과 불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했다. 로크는 이러한 분쟁을 막고 인간의 자연권을 보다 확실하게 보장하기 위해 인간들이 상호간의 계약에 기초한 정부를 구성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회에서 인간의 자유는 오직 동의에 의해서 부여된 위임에 따라 입법권이 제정하는 법률에 의해서만 제한을 받는다고 하였다.
결국 자연권 즉,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사람들이 사회를 만들고 공동의 법을 만들었다는 것이 사회계약론의 요체이다.
나는 어디 가서 말싸움을 해도 시쳇말로 씨가 잘 먹히지 않는다. 그래서 싸움을 잘 하지 않는다. 덩치가 작으니 힘이 약할 것으로 생각하는지, 크게 소리를 내도 내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별로 없다. 그저 법이 보호해주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혹자는 키 작은 사람들이 더 훌륭하고 유명한 사람이 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강감찬 157
등소평 158
볼테르 160
제임스 메디슨 (미국대통령) 163
찰스1세 (영국의 왕) 163
피카소163
오나시스165
박정희 160
남기완교수 163
그러나 이것은 모두 키 작은 사람의 기를 살려주기 위한 말속임이다. 위의 사람들은 키만 작고 능력은 뛰어난 사람들이었다. 키가 크기 때문에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에 방해가 되었다는 예는 눈을 씻고 찾아도 없다.
나는 내 키를 생각하면 정말 아쉬운 생각이 든다.
내 키가 한 뼘만 더 컷더라면, 그래서 183cm라면, 무엇이 돼도 됐을텐데……
엊그제 국방부에서 장교가 되는 요건을 완화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뒤져보았더니
키를 164cm에서 162cm로 내렸다고 한다. 요즈음 아이들은 키가 더 큰데? 그것도 인권인가? 요즈음은 웬만하면 다 인권에다 갖다 붙이는 세상이니 하여튼 요즈음 같은 기준이라면 내가 장교로 복무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선을 보고나서 키로 품평한다.
키도 크더라
키만 크더라
키도 작더라
키만 작더라
키는 크더라
한 음절 밖에 안되는 단어 ‘키’ 하나만 갖고 모든 품평이 충분하다!
정말 키는 대단한 단어가 아닌가!
내가 20대 후반에 혼인 말이 오갈 때,
대놓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뒤에서 키를 이야기 하는 눈치였다.
아마도 그들이 한말은 물어보지 않아도
키도 작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