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대형마트에 갔다(홈플러스) 대형마트에 가서 이리 저리 물건을 고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저것 살펴보고, 바구니에 담고, 아내와 나는 어머니에게 전화도 한다. “어머니! 광어회가 싱싱한데 살까요? 아니면 홍탁(홍어 삭힌 것)이 나왔는데 살까요?” “생선회는 그만 두고 홍탁이나 사와” “네, 알겠습니다. 그런데 초고추장이 떨어졌답니다. 초고추장 생산하는 업체에 불이 낫답니다. 세상에 뭐 이런 일이 다 있습니까! 집에 초장은 있지요?” 뭐 대충 이런 식이다.
매장 한가운데에 튀김, 국수 등을 파는 음식코너가 있었다.
그곳에서 머리 허연 아버지와 아들이 떡볶이를 맛나게 먹고 있었다. 그 광경을 한참동안 지
켜보았다. 나는 떡볶이를 먹지 않는다. 도대체 족보가 불분명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깨끗하고 기품 있는 떡이면 이름조차 흰떡이겠는가! 흰떡은 가래떡이라고도 불리우며 분명
히 용도가 정해져 있고, 먹는 때도 정해져 있다. 해가 바뀌어 조상에 차례를 지내면서 떡국
으로 먹는 음식이다. 조상에 대한 감사는 물론이요, 어떤 새로운 각오를 다지면서 먹는 음
식이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지 볼성사납게 뻘건 고추장을 걸쭉히 발라 어묵과 함께 뒤섞
어 저으며 익혔다가 접시에 내어 놓는다. 고추장을 뒤집어썼으니 본연의 제 색깔도 잊어버
린 셈이다. 고추장 국물에 빠져 허우대는 흰떡을 보노라면 처연한 생각이 든다. 그토록 고
고한 자태의 흰떡이 고추장 국물에 익사하여 그야말로 떡이 된 형국은 목불인견이다. 용도
도 잃고 색도 잃고 완전히 족보 없는 음식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80년대에 들어와 학교 앞
분식점 등에서 학생들에게 값싸게 제공되던 것이 오늘날 버젓이 음식의 한 장르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 나는 마땅치가 않다. 더군다나 나는 위장이 약해서 빵이나 떡을 싫어하는 사람이
니 떡볶이를 먹을 리가 없다. 그런데 머리가 허연 청바지를 입은 신사가 20대의 아들과 함
께 떡볶이를 먹는데, 아들이 먹는 것을 옆에서 조금 맛 보는 것이 아니라 저녁 식사 대신
먹는 것처럼 고개를 숙이고 적극적으로 먹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에 좋았다. 아들이 핫
바를 사려고 내가 있는 쪽으로 걸어오기에 내가 물었다. “아버지와 함께 떡볶이를 먹는 모
습이 보기 좋아 아까부터 보고 있었는데, 혹 아버지 연세가 어떻게 되셨는지요?” 젊은이는
처음에는 조금 놀라다가 “58세이십니다.” 세상에 나보다 7살이나 더 먹은 분이 저렇게 맛
있게 떡볶이를 드시다니 아내에게 말했더니 “당신 아들들이 얼마나 맛있게 먹는 음식인데
떡볶이를 그렇게 천대합니까?” 라고 말하였다. 주인에게 떡볶이 1인분을 싸달라고 말하였
다. 집에 있는 둘째아들에게 주려고 샀다. 음……나도 떡볶이를 먹으면 아들과 가까워 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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