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산방일기 4

네 번을 그렇게 했던가!

드나들면서 빈손으로 가지 않는다.

귤을 가지고 가거나,

사과를 가지고 가거나,

단감을 몇 개 가지고 가거나,

돼지고기 반근을 사가지고 가거나……(냉장고가 없으니 많이 살 수도 없다)

할머니 나이는 85세,

22년전 영감님이 돌아가신 후 혼자서 살고 있다고 하였다.

60살에 후처로 팔자를 고쳐 들어왔는데 물론 자식을 낳지 못했고, 큰 아들, 작은 아들하면서 말하는 것은 아마도 전 처 소생의 자식들인 듯 하다. 60에 시집을 왔으니 전처 소생의 자식들이 이미 어느 정도 성장한 후일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낳은 자식은 물론, 공을 들여 키운 자식도 없을 것이다. 현재 자식들은 모두 떠나고 혼자 살고 있는데 그 자식들이 드나들지도 않고, 보살피지도 않는 것 같다.

전기요금을 내지 않아 몇 달 동안 전기가 끊어졌다가 다시 들어왔다고 했으며, 어쩐 일인지 현재 전기요금을 내지 않는다고 하였다. 기름보일러가 설치되어있지만 오래 전에 고장 난 것이고, 기름도 없고, 전기요금이 무서워 전기장판도 켜지 않는다. 아니 전기장판도 고장난지 오래다.

세상에! 85세된 노인이 난방도 없이 추운 방에서 겨울을 나는데 죽지도 않고 정정하기만 하다. 몇 해 겨울을 냉방에서 살았는지 너무나 기가 막혀 물어보지도 못했다. 사람의 목숨은 참으로 질기고 모질다. 그리고 사람이 산다고 하는 것이 이토록 처절할 수가 있는가! 얼마나 많은 밤을 혼자 추위에 떨면서 진저리를 쳤을까! 그러고도 저렇게 살아남았으니……

할머니는 내가 일주일에 한번씩 드나드는 것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른다고 하면서 어디에 그런 눈물이 남았는지 소매로 눈을 훔치며 말했다. 사람이 한번 드나드는 것이 자기에게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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