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 1. 18일 오전 11시 였다.
내가 처음 수원으로 이사 온 날이다.
지금도 그 날이 생각난다. 무덤덤하게 유리창이 많이 달린 단층 건물이었다.
그런데 수원에 첫발을 디딘 순간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고
반대로 고향을 떠나던 날의 기억이 더욱 선명하다.
떠나기 전날 밤 나는 혼자 동네를 여러 바퀴 돌았다.
떠나는 날 아침에 동네 아주머니 몇 분이 눈물을 흘리며
잘가라 전송하던 것이 생각난다.
오늘 둘째가 집에 왔다가 기숙사로 돌아가는 날이다.
하루 종일 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산책도 할 겸 아내가 슬리퍼를 산다고 하여
아들이 수원역에 나가는 길에 동행하였다.
함께 걷다가 아들은 수원역의 많은 인파 속으로 묻혀갔다.
이제 수원역은 옛 모습이 아니다.
애경백화점 아래층을 수원역사로 쓰고 있다.
왠일인지 요즈음은 역에 근무복을 입은 철도청 직원도 보이지 않는다.
열차 출발 시간 되었다고 안내하던 사람들은 다 어디가고 방송멘트만 나오는가?
그러고 보니 이 사람들이 양복차림으로 바꾸었나보다?
수원역 귀퉁이에 조그만 관광안내소가 있는데
한옥지붕으로 지어서 옛날 수원역의 향수가 느껴지는 곳이다.
여기가 내가 유일하게 수원역에서 마음을 두는 장소이다.
사실 휴직할 때 가끔 혼자서 여기 나와 서성이곤 하였다.
생각해보면 내 정신의 고향은
자연,
그 자연에 속한 인간관계,
그 자연에 뿌리를 둔 깊은 서정이다.
거기서 한 장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