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선생님의 시 배달



지난 며칠 동안 교육학 공부를 하면서 지루한 순간이 여러번 있었다.

딱딱한 교육학 책을 보고 있으면 집중력이 떨어지는 순간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시집을 옆에 두고 조금씩 읽었다.

전국의 국어선생님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시를 한편씩 모아서 엮은 책이다. 발상이 재미있다. ^-^

좋은 시가 있어 올린다.

 

[ 맹기호의 읽은 소감 먼저 적어본다]

저 가난한 시인은 두번씩이나 영진설비에 4만원 갖다주라는 부인의 심부름 가는 도중에

수퍼에서 술퍼먹고……쯧쯧  혼나게도 생겼다.  

그래도 자스민 나무를 사다가 심는 것을 보면 마음은 착한 남편인가 보다….세상 사는게 다 그렇지 뭐 ㅎㅎㅎ~

마누라 이기는 사람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공연히 큰소리만 치지 사실은 모두 눌려사는걸…….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박철-

 

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원을 들고

영진설비 다녀오라는 아내의 심부름으로

두번이나 길을 나섰다.

자전거 타고 삼거리를 지나는데 굵은 비가 내려

럭키슈퍼 앞에 섰다가 후두둑 비를 피하다가

그대로 앉아 병맥주를 마셨다.

멀리 쑥국쑥국 쑥국새처럼 비는 그치지 않고

나는 벌컥벌컥 술을 마셨다

다시 한번 자전거를 타고 영진설비에 가다가

화원 앞을 지나다가 문밖 동그마니 홀로 섰는

자스민 한그루를 샀다

내 마음에 심은 향기 나는 나무 한그루

마침내 영진설비 아저씨가 찾아오고

거친 몇 마디가 아내 앞에 쏟아지고

아내는 돌아서 나를 바라보았다

그냥 나는 웃었고 아내의 손을 잡고 섰는

아이의 고운 눈썹을 보았다

어느 한쪽

아직 뚫지 못한 그 무엇이 있기에 오늘도 숲속 깊은 곳에서 쑥국새는 울고 비는 내리고

홀로 향기 잃은 나무 한 그루 문밖에 섰나

아내는 설거지를 하고 아이는 숙제를 하고

내겐 아직 멀고 먼

영진설비 돈 갖다주기

IMG_0933.JPG

 

 

 

 

이 글은 카테고리: 일상일기(XE)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