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가 나를 붙들고 말한다.
아버지가 불편한 다리를 끌고 동네 한바퀴를 돈다. 이름하여 척추 수술 후 재활운동이다.
만보기를 차고 동네를 도는데 2000보라고 하셨다. 지팡이에 의지하여 동네를 걷다가 다리가 너무 아파서
돈까스 집을 물끄러미 들여다 보았는데 가게 안에 젊은 아주머니가 쳐다보기만 하고 들어와 쉬었다 가라는
말 한마디 없었다고 하시면서 세상 사람들이 노인에 대하여 너무 각박한 인심을 내보인다고 화를 내셨다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아내는 아버님! 정 쉬고 싶으시면 들어가 부탁을 하면 가능했을 일입니다. 라고 말하자 아버지는
자존심이 있지 들어와 쉬라는 말도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부탁을 하느냐며 요즈음 젊은 사람들은
노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고 말씀하셨단다. 옆에서 있던 작은 손자 석영이는 한술 더 떠서 요즈음 구
걸하는 할아버지들이 많아서 공연히 화를 당할까봐 먼저 말을 걸어오는 젊은 여자는 없다고 했다한다.
하여튼 아내와 석영이는 할아버지가 경우에 없는 말씀을 하신다고
내가 없던 사이에 일어났던 3자 대화의 내용을 설명하느라 입이 아프다.
나는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그럴수 밖에 없었다.
물론 나도 아버지가 잘한것이 없는 것은 안다. 그러나 사람마다 대처하는 방식은 다르다.
아버지의 화난 설명을 옆에서 내가 들었다면 나는 당연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세상에! 이 나라의 인심과 도덕이 땅에 떨어졌습니다. 서양의 합리주의로 포장한 개인주의,이기주의 ,
황금만능주의 풍조가 이 나라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을 모두 앗아갔습니다. 세상에 그렇게 인정머리 없는
여편네가 어디 있겠습니까? 어느 가게입니까? 말씀해보셔요. 그런 집은 불매운동을 벌여야합니다.
아니 노인이 힘겹게 걷다가 쉴 곳을 찾는 기색이 보이면 안으로 들여 모시는 것이 당연한 도리이거늘
쯧쯧쯧……석영아! 앞으로 우리집은 그 가게에서 돈까스 절대로 시키지 말아라 알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