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2시 전화벨이 어둠을 가른다.
이렇게 깊은 밤에 전화를 걸 사람은 큰 녀석 밖에 없다.
멀리서 온 전화다.
12학년 영어공부를 미리 하기 위해 이번 여름에 집에 오지 않았다.
그리고 섬머수업이 끝난 후 비행기 타고 5시간이나 걸리는 친구 집에 간다고 하였다.
세상에! 친구 집 가는데 비행기를 타고 5시간이나 가야한다니!!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화였다.
혼자서 비행기표 달랑 한 장 갖고 떠났다
친척 한 명 없는 낯선 나라에서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늘 걱정이다.
친구를 사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아마도 친구는 반듯하고 좋은 학생일 것이다
나는 아들이 어떤 친구를 사귀는지 알고 있다.
내 아들의 친구는 언제나 최고였으며 멋있는 아이들이었다.
내가 먼저 통화하였다. 아무리 친구집이라고해도
보름 이상 묵을 것이라면 예의를 지킬것이며
몸을 청결히 하고 신사다운 풍모를 가지라고 당부하였다.
아내가 이어서 통화하였다.
아내는 건강하냐고 안부를 묻고 전화를 끊었다.
숨소리가 고르지 않았다.
아내는 울고 있었다.
큰 아이가 보고 싶다면서 흐느껴 울었다.
나는 목소리에 날을 세웠다.
그렇게 나약한 마음으로 먼 곳으로 아이를 보냈단 말이요.
다시는 내 앞에서 울지 마시오!
아내는 새우처럼 등을 구부린 자세로 입을 벌려 울음을 삼켰다. 보기에 측은하였다.
그 동안 나는 아내가 강한 사람인줄 알았다.
음…..나는 강한가?
나는 강하다.
나는 강하다.
내가 중학생 때 너무나 좋아했던
헤밍웨이 사진을 녀석에게 주고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