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록


고백록

 

사람들은 나를 반듯하다고 한다

정말로 반듯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거짓말을 수없이 했으며 남의 물건을 슬쩍하기도 했고

어릴 때는 계획을 세워 도둑질을 하기도 했다

성장기에 나는 카인의 후예라고 자책도 했는데

나이 먹어서는 만성이 되어 나쁜 짓을 밥 먹는 것보다 더 많이 했다

 차마 글로 남기지 못 할 짓도 했다

거짓말은 할수록 늘었고 많이 하다 보니 죄책감도 없어졌다

좋은 일은 가물에 콩 나듯 이나 했을까

그래도 사람들은 나를 반듯한 사람이라고 한다.

너무나 반듯해서 뚫고 들어갈 틈이 없다고도 한다

본질적인 나와 보여지는 내가 이렇게 다를 수가 있나

더욱더 가증스러운 것은 그 와중에도 매일매일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에 의문을 던지고

어떤 때는 우주와 1:1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하나님이 제정신이라면 나 같은 사람에게 의 길을 내어줄 리 없다



나의 윗니 2번 치아와 3번 치아 사이는 틈이 크게 벌어져 있다

아마도 그 틈을 적당한 조치로 메꾼다면 사람이 달라 보일 것이다

내가 그 틈을 보완하지 않는 것은 내 본질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기 위한 최소한의 양심이다

입을 벌리고 웃을 때 드러나는 빈틈의 표정은

우스워 보이고

만만해 보이며

바보 같기도 하고

허위스럽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이런 사기꾼 같은 틈을 보여주는 것이

내 마지막 남은 양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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