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變曲點) / 맹기호
강물에 투영된 푸른 하늘은 명주실처럼 팽팽했고
성년의 소는 아홉 살 소년이 이끄는 대로 느린 걸음으로 따라다니며 풀을 뜯었다
녹색의 풋내를 날리는 포플러나무에 기대어
있는 대로 큰 숨을 길게 들이켰다
서쪽 하늘에 붉은 노을이 어릴 때 어깨에 긴 삽을 걸친 조부님은
봇물 내려가는 도랑둑에 서 계셨다
아무것도 바쁠 것이 없었다
집에서 쓸데없이 주춤거리다가
김아무개 시인과 점심 약속이 늦어 택시를 타고 조바심을 낸다
횡단보도를 건너며 핸드폰에서 어머니 병원 예약 시간을 확인했다
아무래도 주차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또 택시를 타야겠다
회색빛 인도를 종종걸음으로 걸어가는 내 등에
오늘도 노을은 지고 상현달이 뜰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