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70%는 물이다. 또한 인체의 70%도 물이다. 그런데도 나는 수영을 못한다. 물에서 1cm도 가지 못하고 물에 뜨지못한다. 시쳇말로 맥주병이다. 몇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내 운동신경이 둔하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배울 기회가 없었다. 내가 어려서는 동네에 풀장이 없었고 왜놈들이 금전하다가 그냥 두고간 둠벙이 여러 개 있었는데 수심이 깊어 위험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쯤 동네 아이들과 함께 둠벙에 들어갔다가 갑자기 쑥하고 들어가 얼굴이 파묻혀 까치발로 살살 걸어나온 적이 있다. 혼자서 까지발로 걸어나오는 그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얼마나 놀랐는지….그게 좀 더 깊은 곳이었다면 그 날 죽었을 것이다. 그 날 이후로 나는 물에 들어가지 않았다. 물에 들어가지 않으니 물에 빠져 죽을 염려도 없다. 오히려 조금 수영을 배웠다는 사람들이 급류에 휘말려 빠져죽는 일이 많지 수영 못하는 사람이 죽는 일은 거의 없다.
퇴직하고 나서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수영을 시작하였다. 정말 어려웠다. 풀장에 등록을 하고 보니 나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정확하게 말해서 기초수영반에 나오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아빠보다 내가 나이가 많다. 그래도 여성이 반이 넘는데 젊은 처녀들보다 내가 진도가 떨어진다. 머리로 하는 것도 아니고 힘으로 하는 것인데,육체로 하는 것인데 젊은 처녀들보다 내가 진도가 떨어진다는 사실이 스스로 용서가 되지 않았다. 1시간 수영강습을 받는 도중 30분 하고 나서 수영장을 한바퀴 걸어서 도는 과정이 있는데 걷다 보니 물속을 걷는 것도 젊은 여자들에게 내가 뒤진다. 젊은 사람들이 수영장 밧줄을 붙들고 가나 살펴보았는데 그것도 아니다. 그냥 걸어가는데,걸어가는 것도 내가 속력이 떨어진다. 내가 나이를 먹은 것인가! 정말 용서가 되지 않는다.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이렇게 4가지 영법을 배우는데 하나도 쉬운 것이 없었다. 자유형도 어려웠고, 배영을 맨처음 배울 때 누워서 뜨는 것에 겁을 먹었다. 그래도 배영이 제일 쉽게 배운것 같다. 평영은 개구리 헤엄인데 내가 개구리만도 못하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물을 차고 다시 무릎을 접어야 되는데 몸이 굳어 다리가 접혀지지 않았다. 처음 평영을 배울 때 나에게 평영은 불가한 영역으로 느껴졌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느니,몸의 유연성이 떨어져 동작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평영이 되는 것이 아닌가! 스스로도 놀라웠다. 지금은 코치가 평영을 하라고 하면 마음이 편안하고 기분이 좋다. 마지막 남은 것이 접영이다. 발동작을 배우고 몸의 웨이브동작을 배워야되는데 역시 몸이 굳은 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코치는 역시 코치다. 젖가슴 높이의 물에 들어가 배꼽을 보고 들어가서 목을 밀면서 올라오라고 하는데 그대로 했더니 첫날 웨이브가 이루어지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 반팔 접영부터 시작했는데 어느날 레인을 완주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양팔접영! 정말 어려웠다. 25m 풀장을 반정도만 수영이 가능했다. 그 다음부터는 걸어가며 쉬었다. 코치가 나에게 말했다. 중간에 쉬면 그 지점에서 계속 쉬게 된다는 것이다. 쉬더라도 도착점에서 쉬라며 충고하였다. 맞는 말이다. 11월 24일 토요일 자유수영하는 날이다. 코치 없이 수영하는 날인데 이를 악물고 양팔접영을 했다. 반을 지나서 80%정도까지 왔다.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숨을 참고,힘든것을 참고 끝가지 헤엄쳐 25m를 완주하였다. 오늘 수영을 배운지 10개월 24일 만에 4가지 영법으로 모두 25m를 갔다. 코치가 없는 자유수영장에 사람은 드물다. 혼자 수영을 하기에 아주 좋다. 오늘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으로 25m씩 갔다. 합하여 100m를 헤엄쳐 갔다.
다른 사람들은 쉽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나는 정말 어려웠다. 중간에 몇번 포기할 생각도 했었지만,아침마다 수영장에 오는게 정말 싫은 날도 많았지만 참고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같이 시작한 사람 중에 중급반으로 올라간 사람도 있지만 포기한 사람이 훨씬 많다. 나와 같은 정도로 못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느날 갑자기 나오지 않는다. 그러니 항상 제일 못하는 사람은 나였다. 그런데도 여기까지 왔다. 물론 힘이 든다. 철학자 김형석박사는 60세에 수영을 배워 100세인 지금도 주 3회 수영을 한다고 한다. 아마도 나처럼 힘들게 주행하면 못할 것이다. 나는 지금 아주 힘들게 수영을 한다. 무언가 자세가 잘못되었을 것이다. 앞으로 그것을 고쳐나가야한다. 4가지 영법을 배우기는 했으나 좀더 유연하게 쉽게 주행하는 방법을 배워야한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 내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올 한 해는 수영에 올인한 해였다. 사람이 이렇게 하찮은 일에 시간을 오래 투자하고 애를 써도 의미가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다른 일에 시간을 투자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아침 06:00~07:00까지 수영강습을 받았으니 그 시간에는 딱히 할 일도 없는 시간이었다. 하여튼 그렇게 나의 시간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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