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경을 잃어버렸다. 2개 모두 잃어버렸다. 어디서 나오겠지 하고 기다렸는데 이번에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나오지 않는다. 정확한 시력을 측정하기 위해 오랜만에 안과에 갔다. 차가 뜸한 시내 뒷길로 자전거를 타고 다녀왔다. 오는 길에 부국원 건물에 들어가 보았다. 일제 치하 부국원이라는 이름으로 종묘상을 했었던 100년이 넘은 서양식 건물이다. 해방 후 검찰청, 수원교육청, 공화당사, 병원 등으로 쓰이다가 건물주가 헐고 새로 지을 계획이 알려지자 시민들이 수원시에 청원하여 수원시가 사들이고 근대문화 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50년 전 부국원 건물 지하에 고입학원이 있었다. 중학교 졸업 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있다가 어느날 어머니가 다른 집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는데 너는 이게 뭐냐고 한탄하는 말씀을 듣고 내 발로 재수 학원을 찾아갔다. 늦가을, 10월 하순에 찾아가 보니 재수생 열 명 정도가 공부하고 있었다. 두달 공부하고 입시를 치루었는데 인문계고등학교에는 나 혼자 합격하고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실업계고등학교에 진학하였다. 거기서 친구 송기원을 만났다.
안내하는 여직원에게 50년 전 고입학원이었던 지하실을 구경하고 싶다고 했더니 지하실이 없다는 대답이었다. 알 수 없는 일이다. 제대로 복원을 하지 못한것 같다.
그 학원에 아주 멋진 남자 음악선생님이 있었다. 총각으로 보였는데 바람에 나부끼는 머리칼을 쓸어올리는 모습이 잔상으로 남는다. 그 분에게 어떤 음악 이론을 공부했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그냥 바바리 코트를 입고 늘 음악을 듣는다고 말씀하시는 멋진 장면 하나만 남아있다.
동네 안경점에 가서 일반 안경 1개, 돋보기 2개를 맞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