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번의 시험으로 인생이 결판나는….

어제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이 잘 끝났다.

매탄고등학교 학생들은 우리학교에서 시험보지 않고 수원시내 12개 학교에 골고루 분산되어 시험을 보았다. 매탄고등학교 학생들도 아무 사고 없이 잘 치르었다.

 

매탄고등학교에서는 890명의 학생이 시험을 치루었는데 모두 다른 학교 출신학생들이었다.

사연도 많았다. 아침에 일찍와서 수험표를 분실했다고 우는 학생, 수험표와 신분증이 있어야 하는데 책상 위에 신분증을 올려놓았는데 화장실 갔다 오니 없어졌다는 학생 등 사연도 많았다.

 본부에 몰려든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든 시험을 볼 수 있게 해줄테니 걱정말라고 말했더니 모두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수험표, 신분증, 사진 중에서 아무것도 안가져온 학생은 일단 원서철에 있는 사진과 실제 얼굴을 대조한다.

출신 학교에 팩스로 생활기록부를 요청하여 도착한 생활기록부상의 얼굴과 실제 얼굴을 대조하고 기타의 기록상황을 물어 본인임을 확인한다.

그런데 문제는 08:10에 입실완료인데 출신학교는 09:00에 업무를 시작하니 팩스가 올리가 없다. 이런 경우 우선 입실시켜 시험을 보게 하였다. 그리고 증명은 나중에 하는 방식으로 시험을 진행하였다.

 

앞에 학생이 기침을 하여 시험을 볼 수 없다고 그 학생을 다른 교실로 보내달라고 항의하는 학생도 있었다.

다른 감독관을 보내 두 학생을 잘 이해시키라고 하였다. 기침을 조심하고 또 다른 학생은 모두 같은 수험생이니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라고 설득시키라고 했는데 다행이 먹혀들었다.

 

아침 03:00에 집에서 출발하여 학교에 갔다. 교감, 교무부장, 도감독관, 부장교사3명, 경찰관1명 이렇게 7명이 시험문제를 수령하려 학교에서 3:50에 출발하였고

 4:25분에 문제를 수령하였으며 다시 학교에 도착한 시간은 4:50분이었다. 문제지를 2중잠금장치가 된 창고에 넣었다.

창고와 붙어있는 2칸짜리 교실 넓이의 사무실이 시험본부다. 열쇠는 내가 양복 안주머니에 넎고 단추를 잠갔다. 그리고 시험이 끝날 때까지 문제지가 들어있는 창고 앞에서 떠나지 않았다.

 

13년간 유지된 예비고사, 12번 실시한 학력고사에 이어 수능은 1993년 시작되었으니 금년이 23년 째다. 수능은 미국의 SAT를 모델로 개발한 시험이다.

SAT는 일반적 사고력측정, ACT는 읽기, 영어, 수학, 과학 등 구체적학력 측정에 촛점이 맞춰져 있다. 수능에는 두시험의 특성이 섞여있다.

20년 이상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우리 수능이 어느면에서는 SAT와 ACT보다 복합적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측정하는데 더 유용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수능문제를 직접 풀어보면 기성세대의 선입견 처럼 주입식, 암기식 문제풀이만 강요하는 시험이야기를 하기 어렵다.

학창시절에 공부꽤나 했다는 어른들도 이런 다차원적인 문제를 아이들이 어떻게 제한 시간안에 다 풀어내며 심지어 만점을 맞을 수 있는지 놀라게 된다.

 

문제 출제에 관한 오류로 도마에 오른 적도 몇 번 있지만 출제과정과 배급과정, 시험관리과정에 있어서는 단 한 번도 사고를 내지 않고 수십년간 무결점 관리를 해오고 있다.

더구나 당일날 새벽에 문제를 시험장에 배급하고 08:40분부터 본 시험을 실시하는 관리구조는 세계인들이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하여 수능시험일마다 세계 100여개 국가에서 관리과정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교육관계자들이 우리나라에 온다.

미국의 SAT는 1년에 7차례나 시험을 보지만 우리나라 수험생들은 1년에 단 한차례 시험으로 인생이 결정나는 그야말로 엄청난 위력을 가진 수능시험이다.

두번 보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나는 못하겠다. 한번도 이렇게 힘든데……

 

시험보는동안 비행기도 안뜨는 나라이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잡상인들의 마이크소리를 저지하기 위해 학교 주변 곳곳에 배치하였다.

학교주변 공사장에도 소리를 내지않도록 협조를 당부하였다. 학교에 수목이 많이 자라 큰 새들이 몰려들어 소리를 내면 영어듣기 평가에 방해가 된다. 학교기사들을 시켜 모든 창문을 닫으라고 지시하였다.

과거에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학교장은 본부장이라 불렀는데 이제는 총책임자라 부른다.

한마디로 책임지라는 뜻이다. 교감은 부책임자, 행정실장은 관리책임자, 교무부장은 진행책임자가 공식명칭이다.

수능시험을 치르는 람에 학교 전체가 말끔해졌다. 교실에 있는 모든 게시물을 철거하고 낙서도 모두 지웠다. 시계도 철거하였다.

어찌보면 이런 행사를 통해 학교가 깨끗해지는 것을 보고 수능시험장교를 해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 사고 없이 잘 끝났다. 단 한건의 부정도 없었다. 감독한 140명의 선생님들의 수고가 많았다.

어제 수원교육청에 답안지를 모두 제출했다는 교감의 전화 보고를 받고 학교에서 퇴근하였다.

아침 03:00에 출근하였고 저녁 07:00에 퇴근하였다. 집에 오니 둘째 아들 석영이가 휴가를 내서 집에 와있다.

피곤한 하루였다. 씻지도 않고 그냥 쓰러져서 잤다. zzz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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