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는 장년 시절에 글씨를 많이 쓰셨다.
약간 흘림체의 글씨를 쓰셨는데 행서 정도로 보인다.
나는 해서보다 약간 흘려쓴 행서를 더 좋아했고 아버지의 흘림체 글씨도 좋아했다.
많이 써서 보관하셨다고 했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당신이 생전에 찾지 못하셨다.
우리집은 지은지 45년 누옥으로 크고 작은 창고가 7개나 있다. 거기 어느 곳에 보관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찾지 못하셨다.
지난 주 마음먹고 창고를 정리하였다. 일주일에 걸쳐 정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물건을 버렸다.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물건이 전부였는데 버릴 때마다 속으로 울면서 버렸다.
지하실 창고를 정리하다가 불투명 비닐에 쌓인 물건을 풀러보니 놀랍게도 아버지 생전에 그렇게 찾았던 서예 뭉치였다.
한 두름에 10장 이상으로 모두 15뭉치가 나왔으니 전지 150장 분량으로 표구해도 손색이 없는 글씨였다.
포장지 겉에 써있는 1997년이라면 아버지가 75세 때 쓰신 것인데 실제로 아버지가 글시를 왕성하게 쓰신 것은 60세 전 후 였으니
이 서예 뭉치는 아버지 서예 전성기가 많이 지난 70대 중반에 손에 힘이 있을 때 훗날을 위해 일부러 쓰신 것이라 생각된다.
모두 낙관이 찍힌 완성된 작품이었으며 어떤 종이로 썼는지도 겉에 기록해놓으셨다. 어떤 것은 국산 좋은 종이라고 써있고 중국산 종이라고 쓴 것도 있다.
불투명 비닐로 쌓여있어 풀러보기 전에는 전혀 알수 없는 상태로 단단히 포장되어 있었다. 생전에 찾았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그러나 지금 내가 찾은 것만으로도 저 세상에서 좋아하고 계실 것이다. 우선 동생들에게도 주고 아산, 석영 두 아들에게 병풍으로 만들어 줄것이다.
이렇게 작품을 보면서 아버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주신 아버지!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아버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