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문협에서 조국 그 고난의 역사에 관한 낭송
수원문인협회에서 문학관련 강좌가 있었는데
배달민족 고난의 역사 중 조선말까지의 시기에서 자작시를 낭송해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나는 조선말까지, 다음 최대희시인은 분단과 6.25전쟁, 권월자시인은 미래 통일의 시대로 구분지어 시를 지었다.
6.25 북한의 남침이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전쟁이고, 내가 맡은 조선말까지에서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제일 참혹한 전쟁이었다고 판단하였다.
하여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시로쓰고 읽었다. 전쟁을 자세히 말하려니 운문으로 쓰지않고 산문시로 썼다.
새벽 2시에 일어나 5시까지 3시간 동안 15번이나 고쳐 썼다.
죽으면 살리라
/
맹기호
임진년
4
월
14
일 눈앞을 덮은 차가운 안개가 파도소리를 잠재우며 조용히 뼈 속에 스몄네
바다를 뒤덮은 왜선을 보고 부산성 첨사 정발이 임금에게 급보를 올렸네
전하
!
부산첨사 신 정발 삼가 글월을 올리옵니다
.
부산포 앞 바다에 왜선 수천 척이 명나라를 치겠으니 길을 비키라고 합니다
이에 신 정발은 성문을 굳게 닫고 죽음으로써 성을 지키고 있사오니
15
만
8
천명이라는 저들 왜군과 싸울 수 있도록 급히 구원병을 보내주시옵소서
정발은 마음이 강건한 무장이었네
조금도 굴하지 않고 활을 당기고 칼을 휘둘러 적을 베다가
조총에 몸이 벌집이 되어 숨졌네
바다를 뒤덮은 시체는 밀물에 실려 갯벌에 처박혔고 목이 잘린 곳에 게와 조개가 파고 들었네
평양과 함경도가 점령된 후 조선을 구하려 나선 것은 의병들이었네
경상우도를 회복한 홍의장군 곽재우
,
성주 합천을 지킨 정인홍
,
금산에서 전사한 고경명
,
강화에서 싸운 김천일
,
금산전투에서 전사한 조헌
,
묘향산에서 일어난 서산대사
,
금강산에서 일어난 사명대사가 있었네
교토의 코무덤을 아는가
!
12
만
6
천명의 조선인 코를 잘라 소금에 절여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전리품으로 올렸네
끌고 가다 쓰러진 조선 여인과 포로들을 마차 바퀴로 뭉갯고
살아남은 아이들은 마차 옆에서 말똥에 섞여 나온 곡식 낱알을 꼬챙이로 찍어 먹었다네
노량에서 독전하던 이순신이 조총을 맞고 쓰러졌네
어서 방패로 내 몸을 가려라
아직 내가 죽었다는 말을 내지 말라 이 말을 마지막으로 영웅은 갔네
전투가 끝난 뒤 통곡이 남해 바다를 덮었다네
이날 노량의 물결은 사나웠고 치솟는 파도의 허리를 차가운 바람이 베고 지나갔네
삼전도
/
맹기호
1637
년 정축년
2
월
24
일 예판 김상헌의 수염에 눈물이 얼어 창끝처럼 빛났다
전하
!
오랑캐가 산성을 포위했지만 충성스런 조선군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것입니다
또한 팔도에서 의병이 너 나 할 것 없이 일어나 전하를 구하러 올 것입니다
일천만 조선 백성이 죽음을 각오하고 싸운다면 능히 적을 물리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성심을 굳건히 하소서
이판 최명길이 말했다 전하 종사와 백성을 살리기 위해 굴욕을 견디셔야 하옵니다
강도가 목에 칼을 대면 돈을 줘야 합니다
목숨을 주면 세상도 나도 없는 것입니다
군왕은 종사와 백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만백성의 목숨을 살리는 일에 군왕이 못할 일은 없습니다
오늘 출성 항복하여 청의 연호를 택하고 훗날을 기약하소서
한양에서 심양까지
2
천 리 길
60
만 포로가 끌려가던 날
도망가다 붙잡히면 귀를 뚫고 엮였으며
아이들은 손바닥을 뚫어 철사로 엮였다
2
월의 파아란 하늘은 팽팽했다
칼바람은 쇠처럼 울며 능선으로 싸락눈을 퍼올렸다
울면 채찍이 날아와 살점이 뜯겼고
행군 대열의 아무 골짜기나 조선 여인의 정조가 울었다
포로는 물건이었다 돈이 필요하면 시장에 팔고 세금으로 대신 냈으며
주인이 죽으면 산 채로 함께 묻었다
오늘 다시 바람 불어 하늘을 우러르니
39
년 세월 고려를 쳤던 몽골은 게르 안에서
700
년 동안 잠자고
신해혁명으로 청나라 만주족 떼놈은 흔적이 없다
산 자에게 묻겠다
남은 자에게 묻겠다
누가 더 강한가
자신을 더 사랑한 자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