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게 없다

집에서 와풀을 만들어보았다. 먼저 유투브에 검색했더니 아주 잘 나와 있었다. 정말 유투브에는 없는 것이 없다.  동영상을 보며 따라했다. 밀가루에 물을 넣고, 우유와 달걀을 넣고 잘 저어준다. 그리고 와풀기계를 조금 달궈준 다음 반죽을 붓고 천천히 익히면 된다. 아주 간단하였다. 와풀은 붕어빵 굽는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먹어보니 그럴듯한 맛이 나온다.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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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더 미나리

여주에 가서 또 미나리를 캐왔다. 청정지역에서 자란 것이라 대강 씻어도 되지만 워낙 잡풀이 많은 곳에 섞여 있는 미나리라 뿌리에서 뜯어낼 것이 많다. 사실 흙을 털어내는 것은 다섯 번 정도만 씻으면 되지만 마른 잡풀을 뿌리에서 떼어내는 것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오로지 먹겠다는 일념으로 씻고 또 씻었다. 마무리를 아내에게 맞겼더니 너무 힘들어 다운되었다고 말할 정도다.

그래도 나는 이런 아름다운 맛을 알게해준 아버지에게 감사한다. 양념을 약하게 해서 재료의 맛을 느끼게 하는 것이 미나리뿌리 나물의 요체다.  미나리뿌리에 감격하여 한 번 더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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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일기

오늘 아내는 오랜만에 친구 모임에 나갔다. 사회적 활동이 많은 나에 비하여 아내는 사람 사귀는 범위가 좁으니 주로 집에 있는 편이다. 아마도 오랜만의 외출이니 아내는 늦게 들어올 것이다.  아침에 어머니가 갑자기 허리가 아프시다며 주간보호센터에 못가신다고 한다. 갑자기 비상이다. 나도 계획한 여러 일이 있는데 모두 취소다. 하루 종일 어머니와 함께 했다.

코다리찜 점심, 한살림 시장 보기, 정형외과 진료,  어머니 머리자르기   네가지 일정을 소화하니 하루가 금방 지나갔다. 하루 온종일 어머니와 함께 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침에는 많이 아프다고 하시더니 점심 이후 별로 아픈데가 없다고 하신다. 그래도 병원에 모시고 갔다. 사진 찍고 척추에 주사를 여러 대 맞으셨다.  한살림에 가서 주로 야채를 샀고 늦은 오후에 미장원에 모시고 갔다. 오늘 어머니와 함께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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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마당에 모란(목단)이 피었다. 모란은 병에 약하다. 여러 번 심었는데 모두 죽고 이것 하나만 잘 자라고 있다.  품종에 따라 생김이 다른데 이 품종은 어떻게 면역력이 길러졌는지 벌레가 전혀 덤비지 않는다. 올해 거름을 많이 했더니 정말 흐드러지게 피었다.

화중지왕이라 했던가! 꽃이 크고 보기에 좋다. 부귀 영화를 상징하는 모란은 관목에 속한다. 교목처럼  중앙 기둥이 크게 자라지 않고 잔 가지를 벌리는 형태로 자란다. 영랑문학관에서 본 300년 된 모란도 내 키보다 더 크지 않았다. 하여 옛부터 우리나라 사대부집에서 울안에 모란을 심어왔다.

삼국유사에 당나라 사신이 신라 조정에 들어와 그림을 내어놓고 맞추어 보라는 문제를 냈는데 신하들이 몰라 당황하였다. 선덕여왕이 보더니 나비가 없는 것을 보고 이 꽃은 향기가 없는 것을 보니 모란이라 하였다. 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마도 일연스님께서 모란 향을 잊으셨는지 실제 모란은 향기가 있다.  아주 슴슴하고 부드러운 고품격의 향이 난다. 백합이나 옥잠화 같은 강한 향이 아니고 슴슴한 향이 난다.

어머니가 93세가 되었다. 치매에 걸리셨지만 매일 모란을 보시면서 감탄하신다. 앞으로 모란을 일곱 번만 더 보시면 100세가 된다. 그 때까지 사셨으면 얼마나 좋을까!  요즈음 부쩍 쇠약해지셨다. 걱정이 깊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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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3년 전인가? 수필을 쓰는  정인자 작가님으로 부터 흰민들레 서너 포기를 받았다. 꽃받침이 위로 붙어 있는 것은 토종이고 뒤로 제켜진 것은 서양에서 온 외래종인데 흰민들레는  꽃받침이 모두 위로 붙은 것 뿐이다. 하여 흰민들레는 모두 토종이다.

토종은 4월에 한 번 피는데 서양종은 피고지고 피고지고 일 년 내내 핀다. 그러니 산야에 대부분 외래종 뿐이다. 일제 강점기 시절의 소설은 보면 흰 옷 입은 백성들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흰 옷은 우리 민족을 상징한다.

여러 해 동안 서양 민들레는 보는 대로 캐어냈더니 이제 우리집 마당은 온통 흰민들레가 완전히 장악하였다. 보기만 해도 좋고 마음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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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여주 우거에 딸린 밭에 비닐하우스가 두 동 있는데 하나는 창고로 쓰고 나머지 하나는 방치되어 있던 것을 정비하여 상추와 부추를 심었다.

오랫동안 작물을 심지 않는 탓에 비닐하우스 안에 잡풀이 많이 자랐다. 삽으로 땅을 제껴 보니 잡풀의 뿌리가 깊이 박혔다. 뿌리를 캐냈는데 모두 걸러내기는 어려웠다. 잡풀의 생명력은 대단하다. 씨앗이 숨죽이고 있다가 조건이 좋으면 발아 하는데 60년 동안 죽은 듯이 있다가 발아하기도 한다고 하니 그 생명력이 정말 대단하다. 잡초는 벌래도 끼지 않는다.  야생은 오랜 시간 살아오면서 모든 병충해를 견디는 면역이 길러진 것이다.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 까지 점심 1시간을 제외하고 7시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삽으로 전체 흙을 뒤집고, 잡초의 뿌리를 제거한 다음, 거름을 뿌리고 쇠스랑으로 거름을 골고루 피고,  다시 삽으로 땅을 골고루 파서 거름을 뒤 섞었다.

검은 비닐을 깔고 적당히 가장자리에 흙으로 덮은 다음, 비닐에 구멍을 뚫고 상추와 부추를 심었다. 마지막으로 물을 주고 끝냈다. 힘든 하루였지만 일하는 동안 즐거웠다.  이웃이 와서 보고 상추를 너무 많이 심었다고 했다. 내가 상추는 심지 말고 쑥갓만 심을 것을 제안하였다. 두 집이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같이 뜯어먹자고 하였다.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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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사전을 찾아보니 돌미나리는 논이나 개천 등의 습지에 저절로 나는 미나리를 말한다. 그런데 내가 찾는 것은 돌미나리 중에서도 이른 봄에 잎이 아주 조금 올라왔을 때 뿌리를 중심으로 먹은 야생 미나리를 말한다. 이건 돌미나리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 그냥 돌미나리로 부르기에는 대접이 소홀하다.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무언가 다른 이름이 있을 것이다만 딱히 정한 언어가 없다. 나도 그냥 미나리라고 부르고  미정으로 남긴다.

사람은 어릴 때 먹던 것을 찾는다고 하던가! 어린 시절 아버지는 이른 봄이면 들에 나가 미나리를 캐오셨다. 잎이 거의 없는 뿌리 중심의 미나리를 캐오시는데 그 식감, 그 향이 기가 막히게 맛있다. 나는 그 향과 식감을 알고 있다. 여주 우거에 그 미나리가 있다. 잎이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나왔는데 캐보니 역시 뿌리가 풍성한 것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맛을 보여드릴 양으로 캐어 집에 와서 열심히 흙을 털고 씻었다. 혹시 흙냄새가 날까하여 무를 정도로 씻어 참기름, 고추장으로 무쳤는데 식감은 맞는데 향이 양념에 묻혀 제맛이 감춰졌다. 어머니 상에 올렸더니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이른 봄 미나리 맛을 잊으셨다.  다시 한 번 여주에 가서 부드럽게 씻어 향을 살린채로 어머니 상에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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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

수원화성박물관장에게 책을 전해주기 위해 들렸다. 집사람과 함께 들렸는데 마침 시간이 남아  전시관에 들렸다.  놀랍게도 정조대왕의 그림이 전시되어있었는데  보물이었다.  파초를 그린 그림은 보물742호 였고 국화를 그린 그림은 보물 744호 였다.  정조의 호 홍재 낙관 이 찍힌 것이 보인다.  세상에 정조가 이렇게 그림을 잘 그렸다니 정말 놀랍다. 그걸 여태 모르고 살았다는 나에 대해서도 놀랐다.

정조는 학문에도 능한 사람이었다. 조선의 27명의 임금 중 경연을 제일 많이 열은  왕이었고 유일하게 개인 저서를 남긴 왕이다.  그 책이 바로 홍재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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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자천하지대본

여주 나의 우거에 접한 농토에 봄이 왔다. 바야흐로 일철이 나선 것이다. 우리 고향에선 봄을 일철이라고 불렀다. 동네 트랙터를 가진 양반에게 밭을 갈아달라고 부탁하였더니 거친 땅을 마치 떡고물처럼 부드러운 가루로 만들어 주었다. 흙이 솜털처럼 부드럽다. 손가락으로 찌르면 30cm 이상 깊이 들어간다.

삽으로 밭 두덕을 만들고 그 위에 검은 비닐을 깔았다. 풀이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혼자서 여러 시간 동안 일을 했다. 안 하던 일을 하니 힘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니 온몸을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쑤신다.  그래도 농사는 아주 보람 된 일이다. 지난 해 옥수수를 한꺼번에 심었더니 수확도 한꺼번에 이루어져 짧은 시간에 먹기가 어려웠다. 올해는 2주일 간격으로 심으려 한다.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면적을 준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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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학인협회 시상식

경기문학인 협회 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축사를 하게 되었는데 시대와 사회가 어려울수록 더욱 정직한 글을 쓰자고 말하였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드린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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