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선비

경인일보, 경기신문의 편집국장을 지내고 경기수필의 회장을 지낸 이창식 선생님이 책을 냈다. 금년 93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 동안 3권의 책을 내셨다. 컴퓨터를 못하시니 모두 육필로 원고를 썼다.

이 번에 낸 물고을의 양지와 그늘은 물고을(수원)의 향토사를 연구한 논문집이다. 412쪽의 방대한 분량이며 책의 크기가 국판보다 훨씬 커서 원고량도 매우 많았을 것이다.

경기수필 회장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이창식선생님의 출판기념회를 기획하였다. 선생님에게는 정확하게 말씀드리지 않고 경기수필 임원들과 일을 추진하였다. 그저 경기수필 회원  20여명과 축하 점심을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그리고 행사 당일 내가 차로 모시고 행사장에 입장하려 했던 것이다. 그런데  경기수필 회원 중 한 분이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어 그날 다른 선약으로 출판기념회에 참가하지 못한다고 연락하는 바람에 이창식 선생님이 알게 되었다.

선생님과 전화 통화한 분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걱정하기에 내가 직접 전화로 전후 사정을 알리고 선생님의 건강과  고령을 생각해서라도 앞으로 출판기념회를 다시 열기는 어려우니 이번 한 번은 넘어가 달라고 말씀드렸으나 무조건 철회하라고 하시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 같으면 후학들이 출판기념회를 열어준다고 하면 고맙다고 하며 받아들이는 것이 통상적이다. 이창식 선생님은 정말 강경하게 반대하셨다.

저녁 늦게 댁으로 찾아뵈었다.  2시간 가량 독대하고 간청하였으나

선생님은 글쟁이가 책을 내서 우편으로 발송했으면 그만이지 공연히 사람을 오라가라 하는 것은 폐를 끼치는 일이기에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깔끔하게 한다고 해도 축하금이라고 주머니에 돈봉투를 찔러주고 달아나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러니 출판기념회를 연다면 당신 보고 죽으라고 하는 것과 같으며 평생 50여권의 책을 냈으나 단 한 번도 출판기념회를 열지 않은 소신을 지키게 해달라고 오히려 간청하는 것이었다. 당신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켜달라고 하셨다.

섭섭하지만 나에게 공부가 되었다. 너무나 강경하셔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 유인물도 만들고 플래카드도 제작하였고, 대형 얼굴사진을 걸개그림으로 걸려고 제작하였다.  화성박물관 강당도  사용허가를 받았는데…  또 행사 후 음식점 예약도 했는데….결국 모든 행사를 취소하였다.

이번 일을 추진하면서 내가 어떻게 사는 것이 바르게 사는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이창식 선생님!

이 시대에 남은 마지막 선비다.

댁에서 힘없이 나오는 내 어깨를 안으며 이 일로 우리의 우정에 금이 가서는 안된다고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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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선비에 1개의 응답

  1. 김동석 님의 말:

    이창식 선생니의
    선비정신을 우리도 행하여야 하겠습니다.
    물고을의 양지와 음지는
    100년의 세월을 넘어 120년 이상의 수원중심의 도시에 대한 양지와 음지가 글이나 사진 사료등으로 볼때 후대의 영원한 역사자료로 남게되고 그동안 기전문학의 자료와 글을 보더라도 경기도의 역사로 남게 될것이며 영원히 우리곁에서 건강하신 모습을 보여주시길 기도드리며 책을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선경도서관 그간의 도서를 기증하여 이창식 선생님 도서 코너로 우리곁에 영원히 기억 될것입니다.

  2. 김동석 님의 말:

    이창식 선생님의
    선비정신을 우리도 행하여야 하겠습니다.
    물고을의 양지와 음지는
    100년의 세월을 넘어 120년 이상의 수원중심의 도시에 대한 양지와 음지가 글이나 사진 사료등으로 볼때 후대의 영원한 역사자료로 남게되고 그동안 기전문학의 자료와 글을 보더라도 경기도의 역사로 남게 될것이며 영원히 우리곁에서 건강하신 모습을 보여주시길 기도드리며 책을 잘 읽도록 하겠습니다.
    선경도서관 그간의 도서를 기증하여 이창식 선생님 도서 코너로 우리곁에 영원히 기억 될것입니다.

    • 맹기호 님의 말:

      김동석시인님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물고을의 양지와 그늘은 향토사를 연구한 논문으로 아주 소중한 책입니다.
      저도 완독했는데 수원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3. 정 인자 님의 말:

    아!
    우리 맹기호 회장님의 지극한 정성과 사랑과 자비에 존경을 드립니다.
    참으로 성실하고 정직하게 살아오신 이창식 고문님 생각하니 눈물이 납니다.
    친정아버지와 한 살 차이납니다. 특히 육필 원고라니, 엄청난 고난과 값진 시련에 더 이상
    무엇으로 말씀 드리겠나이까.
    대단한 용기와 생각지 못한
    깊은 뜻을 아시고 안아 주신
    고문님과 회장님!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일입니다.
    탐욕에 결코 스며들지 않으신
    강직하신 고문의 깊은 마음에
    머리가 숙여집니다.
    너무 아쉽습니다.
    그러나 자기 신념이 투철하신 분,생명력에
    가까울 정도로 깊으신 분.
    회장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미리 전화드릭 분도 원망하지 마시자구요.
    자기 절제가 극기에 달하고
    생각이 너무 깊고 깊은분은
    이 시대에 없을것 같습니다.
    회장님과 집행부의 지극한 효심 같은 정성을
    가장 귀한 보석으로 간직하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제작된 물품은 이미 지불 되었을 것입니다.
    간직하였다가 기회되면
    전달 하는 것도 좋을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후손들이 계시니까요.
    즐거운 하루를 맞이하시고
    아쉽고 서운한 마음은 추억으로 모두 간직해요.
    수고하셨습니다.

    • 맹기호 님의 말:

      존경하고 사모하는 정인자 작가님!
      고운 글 감사합니다.
      이창식선생님은 정말 훌륭하신 분입니다.
      이 시대의 마지막 남은 선비이십니다.
      말씀하신대로 제작한 플래카드는 잘 간직했다가 나중에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4. 하늘봄 님의 말:

    참 대단하신 선생님이시고만. 남에게 폐가 될까 그러신다니 훌륭한 분일세. 유암이 준비하느라 애썼는데 아쉬운 일이 되었군. 그래도 그 수고의 공은 남을걸세. 너무 상심하지 않길 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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