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emergency room!

어제부터 아버지가 심상치 않으셨다.

아버지는 그저께 동생과 함께 응급실에 다녀오셨다.

감기를 소홀이 여긴 탓에 폐렴이 되셨다. 감기초기에 병원에 가자고 말했지만 듣지 않으셨다.

병원에 가서 폐렴치료약을 받아오셨는데 항생제가 독했는지 설사를 4번이나 하셨다.

그리고 복통을 호소하셨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아침 일찍 아래층에 내려가니 무언가 이상하다.

의사가 아니니 이런 경우에 나는 체온계를 찾는다. 36.8도, 별 문제 없다.

그 다음 혈압이다. 세상에! 제일 높은 때는 189까지 올라가고,

10 번을 쟀는데 평균 180이다! 약국 하는 오연숙선생에게 전화했더니 집에 있으면 안된다고 한다.

장모님, 아내, 그리고 나 이렇게 3명이 KTX열차를 타고 가는 여행상품을 샀다.

오늘 아침이 출발이다. 담양-보성녹차밭-송광사를 다녀오는 슬로시티여행이라고 해서

노인들이 즐길수 있는 편안한 여행을 1박2일 다녀오기로 했는데…….

급히 상의한 끝에 아내에게 혼자 다녀오라고 하였다.

10시 쯤 동네 이용관내과에 모시고 가서 혈압을 내리는 약을 먹었는데도

혈압은 160에서 더 내려가지 않고 아버지는 괴로워하셨다.

다시 카톨릭의대부속 성빈센트병원으로 달렸다. 토요일 오후여서 응급실로 직행하였다.

13:30분 응급실 도착, 응급실은 또 어떠한가! 난장판이었다.

커튼사이로 흥건히 붉은 피가 흐르는 것이 보이는 여인의 가슴을 건장한 수련의 대여섯 명이

교대로 인공호흡으로 살리려 애쓰고 있었고, 사람들은 곁눈으로 보면서 죽음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아프다고 소리지르는 사람들…….

그 와중에 나는 빈 침대를 하나 겨우 부여잡고, 엑스레이 찍고, 혈액검사하고,

의사를 기다렸다. 혈압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았다. 혈압강하제를 먹고 2시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160이다.

보통 1시간이면 혈압이 내려간다고 했다. 의사를 찾으니 그 넓은 응급실에 내과 의사는 1명이란다.

금방 온다고 하는데 나타나지는 않는다. 더 급한 환자가 있으니 그런 것이다.

오후 늦은 시간에 의사와 면담하였다.

2일 전에 찍은 엑스레이 필림과 비교해 보니

폐렴은 거의 깨끗할 정도로 나아지고 있었다.

그렇다면 혈압은 왜 오르는가? 아무도 아는 사람도 없고, 답변해주는 사람도 없다.

그러는 가운데 시간은 가고 혈압은 저절로 내려 135 근처에 머물렀다.

평상시에도 현대페놀민(?)이라는 협압조정약을 먹고 있는데

교수의 지시없이 또 혈압강하제를 투여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

다음 주일에 김철민교수에게 외래진료를 신청하여 혈압이 180까지 올라간 사정을 이야기 하고

처방을 받기로 하고 응급실을 나왔다.

다시 급한 일이 생길까하여 여러번 입원시켜 줄것을 사정하였으나

고혈압을 이유로 입원할 수는 없다고 거절당하였다. 집에 돌아오니 저녁 8시였다.

저녁을 먹고 9시 뉴스를 보다가 나도 모르게 스르르 잠이 들었다. 피곤했나보다.

아내는 친정어머니와 여행을 잘 다니고 있다고 문자가 왔고,

장모님한테서도 문자가 왔는데 경황이 없어 답장도 하지 못했다.

내가 함께 여행가지 않은 것이 오히려 모녀에게 더 좋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어머니도 아버지도 내가 여행 중인 아내에게 상황을 알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계셨다.

물론 알리는 것을 원하지도 않으셨을 것이다. 그렇게 휴일은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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