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 석영아!
아빠다
네가 입대할 때 입고 갔던 옷은 할아버지께서 눈물로 받으셨다.
그리고 네가 쓴 육필 편지도 잘 받아보았다.
어쩌면 편지를 아빠, 엄마, 할아버지, 할머니, 형에게 각각 쓸 생각을 했는지 고맙구나.
할아버지께서는 너에게 답장을 쓰시면서 네가 보고 싶다고 또 눈물을 보이셨다.
그 편지에서 너는 아빠 엄마에게 감사하다고 썼지만
아빠가 생각하기에 너는 탄생 자체가 아빠에게 선물이고 축복이었다.
사랑하는 아들 석영아!
너는 태어나서 한 번도 부모에게 걱정을 끼친 적이 없으며
네가 자라는 과정은 아빠에게 언제나 기쁨이었다.
너는 지금도 아빠의 자랑이고 미래다.
사랑하는 아들 석영아!
부디 훈육대장님의 지시에 잘 따르고 군사훈련을 잘 받아
조국에 봉사하는 훌륭한 국군장교가 되어주기 바란다.
내일은 일본의 침략에 맞서 나라를 구한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탄신일이다
우리 모두가 충무공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지만
모든 군인들이 자신이 맡은 바 임무에 충실하면 그것이 모두 조국을 위하는 일이 될 것이다.
요즈음 우리집 마당에는
봄의 정다움이 마음껏 이르렀다.
복숭아와 살구꽃은 벌써 지고
모란은 잎을 크게 틔웠으며 백합도 기운차게 싹을 올리고 있다.
감나무는 게을러 아직도 잠을 자고 있단다. 아마도 네가 훈련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5월말이면
마당의 감나무가 네 앞에 푸르고 넉넉한 잎을 반짝이며 너의 귀환을 경배할 것이다.
사랑하는 아들 석영아!
군사훈련을 함께 받는 전우들과도 신의로써 교우하거라.
네가 전우를 배려하고 존중하며 평생을 함께하는 동지애를 키우는 것은
너의 인생을 더욱 빛나게 할 것이다.
그리고 늘 겸손한 마음을 견지하도록 하여라.
전우를 위하는 것은 곧 너를 위하는 일이 될 것이다.
네가 품격있게 행동하는 것은 곧 네 집단의 품격을 높이는 일임을 명심하거라.
사랑하는 아들 석영아!
너의 첫 번째 외출이 기다려진다.
그날(5월4일) 아빠 엄마, 형이 가고
네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외할머니께서 함께 가실 것이다.
그날 만나자 bye!
2013. 4. 27.
아빠 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