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제대하고,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때가 27살 이었습니다.
시골의 고등학교에 근무했는데, 학교 앞의 하얀집에서 하숙을 했지여. 하얀
집은 지붕에 슬레이트를 이고 있었고 벽에 흰페인트가 칠해진 집이였는데
어떤 사람들은 ‘white house’라고도 불렀습니다. 하숙집 할머니는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면서 솔잎을 긁어모아 아궁이에 불을 지피셨읍니다. 음식은
아주 깔끔했지만 반찬은 별로 신통하지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신통찮은 반
찬을 보완하려는 마음에서인지 어떤 때는 콩나물 국에도 후추를 뿌리곤 했
습니다. 시집갈 나이가 된 둘째 딸은 통기타를 지며 비교적 기품있게 노래
를 부르곤 했습니다.
그 하숙집에서 27살부터 그림을 그리고 詩를 썼습니다. 미술을 전공하지
못한것을 늘 아쉽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여. 그러나 평생을 통해서 해온 작업
치고는 별로 열심히 하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했다기 보다는 남는 시간에
그렸다는 표현이 옳을 것입니다. 또 지종근 선생님처럼 몸을 던져서 그릴
만큼, 교사의 생활은 시간적으로 여유롭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
다. 지종근 선생님의 정열에 비하면 저는 아직 멀었습니다. 주말마다 스켓
치 행차를 하신다구여! 저는 2주에 한번 나갑니다. 지종근 선생님의 그림
은 아주 독특하고 아름답습니다. 지난번 전국모임때 전시된 그림을 보고 금
방 알아보았습니다. 제가 감히 선생님의 그림을 입에 올리는 것이 주제넘
은 일인줄 알고 있으나 너무나 선생님의 그림을 좋아하기 때문에 한 말씀
올린다면’ 선생님이 모든 것을 다 그리지 않고 간결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을 보고 저는 절제된 서정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색채에서도 절제의 느
낌은 보입니다. 실경을 위주로 하는 것도 순수한 서정을 위함이겠지여.
감사합니다. 선생님을 생각하는 동안 아주 행복하고 편안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