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주에 마련한 내 우거에 사과가 열렸다. 지난 주 따서 먹어보니 맛이 들었다. 모두 딸까 하다가 식구들에게 먹여주려고 남겼다가 다시 가보니 새가 와서 거의 다 파먹었다. 새도 기다림의 맛을 안다. 풋과일은 먹지 않고 맛이 들기를 기다렸다가 파먹는다. 다행이 남은 3개를 수확하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새는 이것 저것 쪼지 않고 먹는 것만 집중적으로 쪼아서 남은 3개는 온전하였다. 그러나 말이 그렇다는 것이지 모양은 정말 흉하였다. 일년 내내 농약 한 번 살포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었더니 온갖 병충해에 시달리다가 저런 처참한 몰골을 만들어 냈다. 이른바 기적의 사과다! 먹어보았더니 정말 맛이 좋다! 아! 기적의 사과!!


기적의 사과 관련 신문에서 발췌한 것을 여기에 옮긴다. 여간해서 남의 글을 옮기지 않는데 이것은 특별한 내용이라 신문에서 끌어다 쓴다.
지난 100여년 사이 인간이 가장 활발한 품종개량을 해온 과일이 사과다. 그러는 동안 사과는 농약 없이는 기르지 못하는 과일이 되어 버렸다. ‘과학영농’을 표방해온 현대농법은, 비료와 농약과 농기계라는 형태의 석유에너지를 원료로, 자연물의 짝퉁인 ‘합성식량’을 제조하는 공정일지도 모른다.
사과를 재료로 사과 수프를 만드는 레스토랑(히로사키의 ‘레스토랑 야마자키’)의 주방장이 우연히 발견한 사실 때문에 사과 생산자 기무라씨는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무라씨의 사과를 반으로 갈라 냉장고 위에 방치했는데 2년이 지나도록 썩지 않고, 일반적인 갈변도 없이 달콤한 향을 내뿜으며 시든 것처럼 조그맣게 오그라든 상태로 있는 것을 보고 놀라 ‘기적의 사과’라고 불렀다.
평범한 사과농사꾼 기무라 아키노리는 우연히 ‘자연농법’을 접하고 그것에 꽂히게 된다. 자연농법은 말 그대로 자연회귀의 농법. 땅을 갈지도, 풀을 뽑지도 않으며, 화학비료나 농약은 일절 치지 않는다. 다만 퇴비와 토착미생물을 이용해 작물의 생명력을 북돋울 뿐이다.
야생에서 가장 멀어진 사과를 야생농법으로 길러보려 한 그의 시도는 어찌 되었을까. 농약과 비료를 주지 않자 아니나 다를까 과수원은 잡초천지가 되고, 해가 갈수록 나무들은 지실이 들어갔다. 아예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몇 년 새 절반가량이 고사해 버렸다. 주변에선 그를 바보, 파산자라고 놀렸다.
절망이 거듭되던 어느 날, 그는 자살을 결심하고 뒷산에 오른다. 그랬다가 거기서 야생 수목들을 보고 섬광 같은 깨달음을 얻는다. 도토리나무는 인간의 손길을 타지 않고도 어떻게 저토록 충실한 열매를 주렁주렁 맺을까? 그가 깨우친 답은 바로 흙이었다. 비료와 농약 범벅인 농장의 흙은 영양분이 넘쳐 나무들이 애쓸 필요가 없다. 그러다보니 뿌리의 힘도, 생명력도 허약해져 있을 수밖에! 깨달음을 얻고 내려와 과수원에 콩을 심자 뿌리혹박테리아가 생겨 땅이 살아났고, 사과나무도 건강을 되찾기 시작했다.
콩을 심은 지 3년, 자연농법을 시작한 지 8년째 되던 봄, 남은 사과나무 중 한 그루에서 일곱 송이의 꽃이 피어났다. 그리고 두 개가 결실을 맺었다. 그런데 그 맛이 실로 기가 막혔다. 그리고 9년째이던 이듬해, 마침내 기적이 현실로 나타났다. 온 과수원에 사과꽃이 만개한 것이다. 그해 가을, 꽃을 솎지도 않아 탁구공 만해진 사과를 산더미처럼 거두었다.
1991년에는 사상초유의 태풍 속에서도 그의 사과밭은 80% 이상이 끄떡도 없었다. 이 이야기가 NHK의 다큐로 세상에 알려지자 ‘기적의 사과’는 먹어보는 게 소원인 명품이 되었고, 자연농법에 대한 관심은 한국에까지 선풍을 불러 일으켰다….
기무라씨의 ‘야생 사과’는 우선 놀라울 정도로 맛있다고 한다. 생생한 풍미와 신선한 과즙이 살아있다는 게 먹어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게다가 냉장고에 넣지 않고 두 조각으로 가른 채 방치해도 몇 년이 지나도록 썩지 않고 갈색으로 변하지 않는다. 찾는 사람이 많아 온라인 판매 개시 3분 만에 품절될 정도로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그는 어떻게 농약도 안 쓰고 사과를 키울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으면 “실은 내가 아니라 사과나무가 힘을 낸 거지. 이건 겸손이 아니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과나무를 돕는 것 정도야”라고 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