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르디의 레퀴엠 >
20살 때 論語를 읽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흥어시 입어예 성어악)” 이라는 구절 때문이었다.
뜻인즉 “시로써 감흥을 얻고 예로써 자신을 세운 다음에 음악으로 이룬다” 는 것이다.
나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오! 공자님!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나는 공자는 점잔만 빼고 음악같은 것은 싫어하는 사람으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공자는 음악을 너무나 좋아했고 ‘樂經’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는데 불행하게도 전하지 않는다.
당시 나는 논어를 읽기 직전에 헤르만 헤세가 쓴 ‘별에서 온 이상한 소식’을 읽었는데
헤세의 책을 읽으면서 음악에 대한 내 평소의 생각과 헤세의 생각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헤세는 모든 예술의 종착역은 음악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논어를 읽고 보니 그것은 위에 말한 공자의 말 한마디면 헤세의 책 한 권의 설명이 끝나는 내용이었다. 헤세는 20세기 인물이고, 공자는 춘추시대 사람이니 공자는 헤세보다 약 2500년 전에 그 이치를 깨달은 것이다.
맹기호의 생각:
詩에는 운율이 있다. 운율은 곧 음악이다. 그림에도 음악이 있다. 나의 독단일 수도 있겠으나 화폭에서의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에도 음악은 있을 수 있다. 무용은 음악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니 모든 예술의 근본 바탕이며 종착역은 음악이라 생각한다.
오늘 베르디의 레퀴엠 공연을 보았다. 저녁시간에 아내와 함께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 가서 공연을 보았는데 오랜만에 맛보는 음악회인지라 좋은 시간을 보냈고 아내도 좋아하였다.
내가 20살 때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공연에 합창단으로(나는 세컨 베이스)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6개월 간 연습하였고, 주연 성악가들이 노래 연습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가 합창차례가 되면 나가서 노래를 불렀다. 여러 달을 듣다보니 합창은 물론이요 알프레도, 비올레타, 제르몽의 아리아 , 나중에는 오페라 전체를 이태리 말로 저절로 외우게 되었다. 28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다 외운다. 국립극장에서 공연했는데 그 때의 경험이 평생에 걸쳐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정말 공자의 말처럼, 그리고 헤세의 말처럼 음악보다 더 한 예술은 없다.
레퀴엠 공연은 좋았다.
제 1곡 Requiem의 도입 부분이 잔잔하고 아름다웠으며 제2곡과 6곡의 합창은 너무 좋았다. 특히 제 2곡 Dies Irae는 베르디 음악다운 느낌이 들었다. 성악가 중에서는 소프라노 이명희씨가 좋았는데 목소리가 아주 아름다웠다.
<베르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