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서울대학병원에 갔다.
채혈을 하기 위해 아침밥을 먹지 않고 아내의 출근길에 전철로 동행하였다.
서울대학병원에 도착하여 채혈실을 찾았더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번호표를 뽑아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쯤 되면 피를 나중에 뽑으려고 꽁무니를 빼는 사람도 없다. 서울대학병원에 오는 환자가 많으니 채혈실에 사람이 줄을 서게 되고, 그저 빨리 뽑으려는 마음 뿐이다.
번호표를 뽑는 곳에 사람이 몰려있어 다가가보니 번호표 기계가 고장 나서 같은 숫자만 계속 나왔다. 어떤 젊은 여자가 2층에 가서 뽑아도 되지요? 라고 묻더니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이었다. 나도 빨리 피를 뽑으려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
2층 채혈실은 아주 한산하였다. 그런데 여자 간호사가 아니고 젊은 남자였다. 20대의 젊은 남자는 머리를 약간 고추세워 기름을 바르고 하얀 가운을 입었는데 혼자서 피를 뽑고 있었다. 이 젊은 남자의 옆에는 “밝는 미소로 먼저 다가가겠습니다.”라는 서울대학교병원의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다. 진찰권을 받아보더니 “이승훈교수님의 혈액검사 신청으로 채혈하겠습니다. 약간 따끔하실 것입니다.” 음…..친절하기도 하구나! 왜 남자는 주사가 서투를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이 젊은 친구의 솜씨는 최고였다. 딴 곳을 응시하다가 다 끝났다는 소리를 듣고서야 끝난 것을 알았다. 바늘이 들어가는 줄도 모를 정도로 아프지도 않았고 따금 할 것이라더니 아무런 느낌도 없이 채혈이 끝났다.
세상에! 유리대롱으로 4개나 피를 뽑았다. 나노공학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약간의 피를 가지고서도 충분히 검사가 가능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혹시 헌혈인구가 모자라니 이것을 모아 수혈로 돈을 버는것은 아닌지 의심이 갔다.
아깝다! 피 한방울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채혈을 끝내고 동숭로를 걸으면서 식당을 찾았다. 아침을 안먹고 왔으니 시장하였다. 많은 식당이 있었는데 문득 30년 전통이라고 써붙인 ‘오감도’라는 한식집이 있어 들어가 선지해장국을 시켰다. 앞좌석에 앉아있는 여성을 보고는 웃음이 나왔다. 내가 2층으로 채혈하러 따라갔던 그 여성이었다. 내가 그 여성 다음으로 채혈하였으니 알고 있었다. 내가 오늘 채혈하셨지요? 라고 말을 건네니 깜짝 놀랐다. 그녀도 선지해장국을 먹고 있었다. 음……피를 뽑았으니 둘다 선지해장국을 먹은것인가?
채혈을 한 젊은 임상병리사는 안의상이었다. 안익태와 윤이상을 합한 이름인가? 병원을 나오면서 보니 벽에 병원브랜드파워 1위 서울대학병원이라고 써있었다. 다른 병원에서는 채혈하고 나서, 약솜을 주면서 문지르세요 라고 말하면 그만이었는데 여기는 약솜을 대고 그 위에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이런 병원은 처음 보았다. 정말 밝는 미소로 먼저 다가가는 병원이라는 생각을 하였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서울대학병원도 변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