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영화에 대한 수입 규제가 완화될 때 영화인들은 절대 반대하였다.
길거리에서 데모하고 그야말로 길길이 뛰었다.
그러나 영화산업이 개방되고 나서 한국영화는 기반이 탄탄해졌다.
요즈음 한국 영화에 군살이 빠지고 근육이 제대로 붙었다.
한국영화도 할리우드 영화와 경쟁하여 상영순위가 뒤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7번방의 선물이란 한국 영화가 관객 1000만을 돌파했다는 뉴스를 듣고 아내를 졸랐다.
총각시절 영화관람이 취미였는데 결혼 후 뜸해졌다. 무엇보다도 영화보기
싫어하는 아내 탓이다.
영화 한번 가려면 아내에게 사정해야 하는 꼴이되었다. 어떤 때는 혼자 영화관에 갈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다.
실제로 알아보니 선생님 중에 많은 사람들이 혼자 영화를 보러 다닌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나도 고려해볼 일이다.
7번 방의 선물 영화를 보았다.
화면도 예쁘고 연기자들의 연기도 훌륭했다. 주제 선정도 좋았다. 6세 지능의 정신지체 아버지가 어린 딸을 위해 희생하는 절절한 부정을 그려내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고 있다.
주연 류승룡, 아역배우 갈소연의 연기가 좋다. 오달수 등 조연의 연기도 좋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서, 무언가 아쉬운 감을 숨길 수 없었다.
그것은 내용이 빈약하기 때문이다. 장애 아버지의 부정만 돋보이게 할 뿐이지 부정의 아무런 내용 근거가 없다. 그냥 아버지는 딸을 사랑하니 믿으라는 격이다.
그런 내용은 어느 가정에나
다 있다. 그런것을 영화로 만들면 안된다. 가족끼리 밥먹으며 덕담거리로 말하면 그만이다.
왜 절절한 부정이 아름다운지, 그 부정은 어떻게 다져지고 깊어졌는지에 대한 어떠한 배경도 없다. 그냥 아버지와 딸이 서로 정이 깊이 들었다고 가정하고 영화는 시작한다.
배경이 없는 감정은 조작된 감정이다. 속임수며 거짓말이다.
그 조작된 감정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아니 시간 투자를 생각하면 관객으로서 불쾌하다.
심형래의 The War 와 다를바 없다. 심형래씨가 미국에서 고군분투하며 영화를 만들어 할리우드 영화와 대적할 목적으로 만들었다는 영화 The War 를 보고 혹평한 평론가를 두고
인터넷에서 매국노로 매도하면서 심형래를 우국지사 급으로 높여야 시대정신이 있는 사람으로 대접하려는 분위기가 감돌던 시절,
나도 도대체 어떤 영화길래 이렇게 논란이 되는가 알아보려 영화관에 갔었다. 화면이 아름다웠고 웅장했다.
애니메이션을 동원한 드래곤의 도시 침투 광경은 정말 화려했다. 무서울 정도로 박진감도 있었다.
그러나 내용이 없었다. 옛날에 착한 이무기와 나쁜 이무기가 살았는데 둘이 서로 싸우다가 착한 이무기가 이겼다! 이게 영화인가? 이정도면 폭력이다.
나는 그 영화를 보고 이 영화가 미국에서 왜 흥행에 실패했는지 금방 알수 있었다. 심형래씨는 절대 영화를 만들어서는 안될 사람이라고 단박에 결론지었다.
만들면 만들수록 자원의 낭비요 미국까지 가서 만드는 것은 정말 국제적 망신이다.
그에 비하면 영화 괴물은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다.
한강에 폐수를 버려 악성 괴물이 만들어지고 그 괴물이 인간을 공격한다는 것인데 이 괴물에 맞서 싸우는 온 가족들의 휴머니티가 있다.
포수였던 할아버지, 정신장애자인 아버지, 취직도 못하고 빌빌대는 삼촌, 맨날 3등만 하는 양궁선수 고모
이 모든 가족이 한몸이 되어 괴물과 싸워 먹이로 납치된 중학생 딸을 손녀를 조카를 구출해낸다.
오늘 괴물의 감독이 누군가 찾아보았다 봉준호! 봉감독의 다른 영화는 보지 못했으니 일반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괴물을 만든 봉준호 감독은 훌륭하다. 나에게 한국영화 최고를 뽑아달라고 하면 괴물이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아내에게 말했다.앞으로 이환경감독의 영화는 안봅니다!
7번 방의 선물 포스터
7번 방의 선물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