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오늘 아들이 가련하고 측은하다

아들은 아주 침착하였다. 대기실에 앉아서 준비해온 자료를 열심히 읽고 있었다. 보호자들

은 모두 나가라고 해서 창밖으로 들여다보았다. 아버지가 보고 있다는 것을 알면 부담을 가

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들은 어깨 아래로 머리를 내리고 자료를 열심히 보고 있었

다. 먼 산을 바라보는 학생도 있었고, 벌써 앉아있는 자세가 포기한 것 같은 인상을 풍기는

학생도 있었느데…… 아들이 대견스러웠다.

면접장에 들어가기 전에 몇 가지 주의사항을 말해주었으나 아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내가 주문한 것은 대개 본인에게 유리하도록 답하라고 하는 것이었는데 아들은 “평소에 하

지 않은 일은 사실대로 솔직하게 말하겠다”고하였다. 마지막까지 당부해보았으나 면접관 앞

에 까지 내가 따라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내가 체념하고 말았다. 그래! 젊은이다운 정

직함이 있어야지! 순수함마저 잃는다면 젊은이다운 맛이 없지 않은가! 네가 대답하고 싶은

대로 해라!

내가 전문직 시험 볼 때가 생각난다. 다른 교감들은 종이 한 장에 요약한 자료를 들고 있거

나 아니면 빈손으로 대기하는데 나는 최종 면접실 앞에서도 두툼한 서류를 마지막까지 읽고

읽었다. 음……내 아들이 면접장에서까지 저렇게 열심인 것을 보면 부전자전이구나……평소

에 열심히 하지 않다가 막판에 몰려하는 것이 부전자전은 아닌가(후후)

복장도 비교적 준수한 편이었다. 집에서 볼 때는 아들의 복장이 단정하다는 생각은 못했는

데 여기 와서 다른 아이들을 보니 우리 아들의 옷차림이 단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그렇지! 누구 아들인데!

3명을 뽑는데 53명이 왔으니 18:1 정말 기가 막히다. 이 경쟁률을 어떻게 뚫고 합격한단

말인가!

석영이는 마음이 아주 착한 아이다. 어른을 공경하고 친구를 배려하며, 이웃과 더불어 살

줄 아는 사람이다. 나름대로 열심히 가르치고 키웠다. 수영과 음악도 가르쳤고, 스키도 탈줄

알며, 테니스도 가르쳤다. 광범위한 인문적 교양을 갖추었으며 무엇보다 인성이 아름다운

아이다. 오늘 경쟁사회에 내 몰린 아들을 보니 너무나 가련하고 측은하다.

2006년 8월 21일에 다시 보충하여 적는다

입학하고 알아보니 3명의 합격생중에서 2명은 삼육고등학교 학생을 뽑았다. 그렇다면 일반학생 중에서는 석영이 한명을 뽑은 것이다. 결국 석영이는 60:1의 경쟁율을 뚫고 합격한 것이다. 석영아 너는 정말 대단한 학생이다 훌륭하다 우리아들 석영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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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가인 선생님

가인 김영희 선생님은 한번도 뵌적은 없지만

오랜동안 교감을 나누고 있는 시인이다.

그 분의 주옥같은 언어의 조탁을 보면 내 마음이 즐겁고 기쁘다

오랜만에 내 홈을 방문해주셨다. 그분의 글과 나의 답을 올린다.

<가인 선생님 방문 글>

아무래도 좋은, 강가 풍경

어지간히 어울리며 떠 있는 부목(浮木)과 억새와

오후 내내 순수한 상실의 덧 없는 몽상가가 되어 함께 있었지

마치 고도의 한 구석에서 조용히 엎드려 있는 자 처럼.

그것이 나에겐 적당히 어울리니까.

바람은 하늘에서, 숲으로 유빙(流氷)을 던졌고, 그 아래

금빛 솜털이 천천히 흔들거리며 떨고 있는 꽃 위로

극채색의 나비는 날개를 치며 달콤한 수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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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고추

어제 저녁부터 아버지는 나에게 여러 번 당부하셨다. 내일 아침 일찍 농협

유통센터에서 고추를 싸게 파는데 함께 가자는 것이다. 1인당 10근 한도 내

에서 판다고 한다.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 8시에 집을 나

섰다. 이미 전날 너무나 많은 사람이 몰려 혼자 가셨다가 사지 못하고 돌아

온 아버지로서는 회심의 계획이었다. 약간 안심이 되는 것은 어제는 5근에

19800원이었는데, 오늘은 5근에 25000원에 파니 사람이 약간 적을 것이라

는 기대를 안고 갔다. 8시 20분에 도착했는데 약70명 정도 줄을 서있었다.

충분히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마트수레를 2개나 끌고 와서 셋이 줄을 섰

다. 약 40분을 기다렸다. 앞에 선 부인들은 매우 명랑하고 정감 있게 인사

를 해왔는데 군포에서 왔다고 했다. 세상에! 마른고추를 사러 군포에서까

지 오다니 정말 놀라웠다. 알뜰살림을 위한 주부들의 노력이 눈물겨웠다.

한사람이 10근씩이면 30근을 사야되지만 아버지는 염치불구하고 고추를 사

고 난 뒤에 다시 한 번 돌아와 줄을 서서 또 사셨다. 안되는 일이지만 노인

이 하는 일을 어찌하랴 아마도 아버지는 일제 징병으로 2차 대전에 강제 참

전, 해방 후 6.25에 인민군 강제입대 후 부대 탈출, 다시 전선을 헤매이다

마지막에는 국군 HID요원으로 6.25 참전 등의 얼룩지고,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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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그가 온다

그가 온다

8월 22일 새벽 2시

인천국제공항으로

그가 온다.

그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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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10 km

7월 1일부터 몸만들기에 돌입하였다.

장학사 시험이라는 멍에 때문에 1년 이상 접어 두었던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세상에!

첫날 3킬로미터를 달리는데도 숨이 차다.

허리에 군살이 6kg이나 쪘으니 제대로 달릴 수가 없다.

빨래비누 한장이 600g 이라면 빨래비누 10장을 허리에 두르고 다니는 격이

니 내가 생각해도 스스로 참혹하다.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이 사헬존의

확대로 어린이들이 굶어죽는데 기름낀 배를 내밀고 다니는 내가 지식인이맞

는지 생각할 수록 한심하다.

며칠 동안 몸을 달래가며 천천히 주행거리를 늘렸다.

다리가 아파오고, 허리도 조금씩 통증이 느껴진다.

무리하면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적당한 스피드를 설정하고 달렸다.

드디어 7월 16일(토요일)에 마음먹고 10킬로를 달렸다. 기분이 상쾌하다.

시속 8.5km의 저조한 속력으로 달렸지만 하여튼 오래간만에 10km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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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멍에를 벗다

교육전문직 시험에 최종 합격하였다.

오랫동안 짊어졌던 멍에를 벗었다.

이제 나에게는 22년 동안의 교사 생활,

그리고 3년 동안의 교감 생활과는

전혀 다른 교육행정가로서의 길이 기다리고 있다.

무엇인가 변하고 싶었다.

스스로 변화하고 싶었다.

지나고 나니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것 같지 않은데 운이 좋았었나보다.

장학사의 역할을 잘 해낼지 걱정된다. 하면 되겠지……

7월부터 그 동안 소홀히 해왔던 운동을 시작했다.

몸 만들기에 돌입하였다.

8월25일경에 가족사진을 찍을 예정인데

그 때까지 살을 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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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얼마만인가!

어제 전문직 시험을 보았다. 장학사, 연구사로 전직하기 위한 시험이다. 나도 이제 나이를 먹었는지 공부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저녁마다 책상에 앉아 공부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졸음이 오고, 꾸벅 꾸벅 졸다보면 두어 시간이 그냥 흘렀다.

그러다가 마지막 한달이 왔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그럴 수만은 없다는 생각에 6월 한 달은 졸지 않고 공부한 것 같다. 마지막 한 달이 어려웠다. 특히 시험 며칠 전에는 무엇에 쫓기는 것처럼 허둥댔다. 나름대로 노력은 하였으나 스스로 만족할 만큼의 공부는 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백화점의 범위처럼 넓은 교육학 책을 모두 보았으나 시험이 임박해서는 시험에 나올만한 내용을 요약하여 외웠다.

외우고 또 외웠다. 교육철학, 교육사, 교육심리학, 교육공학, 교육과정, 교수-학습이론, 교육사회학, 교육행정학, 생활지도, 교육통계, 교육평가, 교육법규 교직실무 등을 공부하였다.

그리고 어제 시험을 보았다.

그 넓은 교육학 책을 공부하면서 나중에는 시험에 나올만하다고 판단되는 것을 집중적으로 공부하였다. 공부하다보니 나올만한 것은 모두 공부했다고 생각되는 시점에 와서는 나오지 않을 것 같은 깊이 있는 것 까지 공부하였다. 그런데 시험에는 바로 그런것이 출제되었다. 문제는 비교적 어려웠다 어려워서 출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된 곳에서 출제된 것이다.

아는 문제도 있었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도 출제되었다.

면접에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물었는데 대답하지 못했다.

고등학교 교육과정은 당연히 공부했어야했다.

그런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빠뜨렸다. 나의 실수다.

교육부에서 나온 “고등학교 교육과정편성에 관한 교육부고시”

그 책을 보았으면 대답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 점은 정말 아쉽다.

조금만 더 신경 썼으면,

조금만 더 열심히 한다고 생각했으면

고등학교 교육과정 편성에 대하여 공부했어야했다.

스스로 한심하고 아쉽다.

13일 날 발표 된다……

어제 저녁에 정말 오랜만에 술을 한잔 마시면서

오랫동안 나를 짓눌러온 멍에를 벗었다.

이제 다시는 시험에 응시하지 않겠다. 이것으로 끝이다.

나름대로 공부를 했으니 그것으로 자기 발전이 있었다고, 위안을 삼으련다.

얼마만인가!

오늘 퇴근하면서 조수미의 음악을 들었다.

그 동안에는 음악을 듣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으면서

몇 번이나 손이 테이프로 갔다가 다시 조수석의 노트를 들었다.

운전 중에 메모지를 보고 외우면서 운전 하였었다.

오늘 이은상작사 김동진작곡의 ‘가고파’를 들었는데 조수미는 아름다웠다.

맑고 청아한 목소리!

악기에서 나오는 음처럼 언어가 아닌 음절 마디가 없는 소리였다.

새소리처럼, 어떤 다른 동물의 소리처럼 걸리거나 벽에 긁히지 않고

통속에서 그대로 내보내어지는 자음과 모음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소리가 아닌

그냥 자연의 소리였다.

음악은 좋다.

마지막 소절이 끝나면 교향악 반주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소리가 나는데

맨 끝은 교향악의 전체악기가 아닌 분명하지는 않지만 오보에 같은 악기의 독주로 끝나는데 그것도 신비롭다. 내일 음악선생님에게 물어 보아야겠다 마지막 독주 악기는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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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사랑

정말 오래만에 음악회에 갔다.

효림이가 음악회 티켓을 오래 전에 두장 보내와서 저녁에 서울에 갔다가 왔

다. “오페라의 유령” 뮤지컬이다. VIP 석에서 보았다. 너무 호사스런 외출

이었다. 예술의 전당 음악당은 시설이 좋아서 뒤에서 보아도 듣는

것에 아무문제가 없다. 학생시절 F석에서 오현명의 독창회를

혼자서 본 생 각이 났다.

오현명씨가 손가락 만하게 보였지만 감기에 걸려서 죄송하다고 낮은 소

리로 말했는데 그 소리가 F석까지 잘 들렸다. 하여튼 효림이가 어떻게 그

런 선물을 할 생각을 했는지 정말 대단하다. “오페라의 유령”은 좋은 자리

일수록 살 수 없고 이미 여러달 전에 매진되었으며 암표도 거래되는 것으

로 들었다.

뮤지컬 연극은 연극을 주로 하다가 가끔 집단 안무와 함께 노래가 이어지는

데, 뮤지컬 음악은 조금 다르다. 오페라 같기도 하고 뮤지컬 요소도 있다.

“오페라의 유령”에 나오는 안무는 발레를 기본으로 하고 있었다.

발레를 하면서 노래를 하려니 힘들것같았다. 빙빙 도는 것도 힘든데 거기에

다가 고음의 발성으로 이어지는 격정적인 노래를 함께 불러야 한다.

주인공은 가면을 쓰고 나오는데 저음의 경우에 갈라지는것 같기도 하고, 약

간 엘로우보이스 였다. 정통 성악발성음이 아닌 그러니까, 하여튼 저음발성

에서는 뒤집어 지는 소리가 났다. 신문에서는 주인공이 잘 한다고 평이 났

다고 아내는 말했다. 내가 음악전문가가 아니니 신문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

하였다.

무대장치가 화려하였다. 그리고 무대의 전환이 자주 이루어졌으며 무대전환

이 순간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과거에 무대장치를 바꾸려면 커튼을

닫고 망치소리가 탕탕 나고, 한참을 청중이 기다리던 시절과는 아주 딴판이

었다.

주제음은 어디서 많이 듣던 리듬이다. 주제음악은 영어가사가 있다면 한번

쯤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케스트라 박스가 낮아서 연주하는 것

을 볼 수 없었다. 지휘자는 여자였다.

합창은 내가 좋아하는 라트라비아타에 비하면 조금 소리가 작고 인원도 적

었다.

주제는 사랑이었다.

소설, 시, 오페라 하여튼 모든 분야의 예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것은 사랑

이 아니겠는가! 성공하고 싶은 예술가들은 모두 사랑을 모티브로 삼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였다. 시외버스를 타고 다녀왔는데 아주 편리했다.

조카덕에 오늘 호사스러운 나들이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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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뜻대로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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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대로 하소서

님의

뜻대로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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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07:15-10:00

<07:17-10:00>

07:15-07:20

아침 7시 15분에 집을 나섰다.

조수석에 둘째 아들을 태우고 수원고등학교 정문까지 가는 길은 바빴다. 7시 10분에 집에서 나와야 늦지 않는데, 아침 길은 늘 마음이 바쁘다. 한번쯤 중앙선을 넘어 교통 법규를 위반하면서 수원고 앞에서 좌회전을 준비한다.

07:20-07:45

수원고등학교에서부터 내가 근무하는 망포중학교까지 운전하여 학교에 도착한다.

07:45-08:00

교무실 문을 열고, 먼저 출근한 변성연, 강미현, 안윤희선생님, 그리고 가끔은 교감보다 먼저 나오는 교무부장과 인사한다. 인사하고 자리에 앉을무렵 이진희, 구종서 선생님이 들어온다. 자리에 앉으면 나는 책상위에 노트북을 설치하고 인터넷을 연결한다. 그리고 받은 메신져를 확인하고 오늘 선생님들에게 전달할 메신져 내용을 타자한다.

08:00-08:20

교무실 문을 열고 나와 5층으로 올라간다. 3학년 교무실 문을 열면 제일 부지런한 곽니라 선생님이 벌써 나와 있다. 전교에서 아침 독서시간을 제일 먼저 시작하는 감사한 분이다. 대개의 경우 3학년 부장도 함께 앉아있다.

3학년 교무실로 향하는 도중, 지난 월요일에 교수-학습방법에 이의를 제기한 학부모에게 핸드폰을 걸었다. 교무실에서는 할 수 없는 전화내용이다. 영어 선생님이 특정한 학생에게 읽기를 여러 번 시킨 것은 그 학생이 5년이나 외국에서 살다온 경험이 있어서 발음이 원어민 수준이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좋은 발음을 들려주기 위해서 였지 절대 편애한 것이 아니라는 내용으로 답변을 주었다.

5층에서 4층, 3층, 2층, 1층으로 교실을 순회하고 그 때마다 각 층의 교무실에도 들렸다. 2학년 교무실에 들렸고, 2학년부장에게 낙산사 화재로 수학여행 코스를 변경할 것을 지시하였다. 2학년의 박수경선생님에게 분리수거장에 바람이 많이 불어 쓰레기가 날리니 지금 학생들을 시켜 비로 쓸도록 하였다. 다시 1학년 교무실에 들러서 선생님들과 인사하고, 교장실에 들러 아침 인사를 드렸다.

08:20-08:50

전교생이 책을 읽는 아침 독서시간이다. 모든 선생님이 교실에 입실하였고, 학생들이 책을 읽는 아주 아름다운 시간이다. 전교생이 쥐죽은 듯 조용하다.

나는 복도를 순회한다. 조용한 복도를 순회하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다. 순회하면서도 즐겁다. 우리학교가 자신 있게 자랑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독서시간이다. 인생에서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가! 선생님들의 수고에 감사한다.

08:50-09:00

순회를 마치고 교무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바로 msn메신져로 캐나다에 가 있는 큰 아들과 대화하였다. 물론 문자로 하였다. 그곳은 오후 6:30분이었다. 저녁을 먹었다고 했고, 시험기간이라 늦은 시간까지 공부해야한다고 하였다. 자랑스러운 나의 아들이라고 격려하였다. 그는 180명 중에서 14등을 하였다. 그러면서 10등 이내에 드는 아이들은 정말 천재라고 하였다. 180명이 입학을 했는데 졸업은 100명 정도 시키고 나머지는 성적미달로 퇴교시킨다니 정말 무섭게 공부시키는 대학이다.

09:00-09:10

1교시 수업종이 울리면 다시 5층 전체를 순회한다. 수업이 제대로 시작되었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혹, 늦게 들어가는 선생님은 없는지도 점검한다. 오늘 갑자기 안윤희 선생님이 병가를 냈는데 수업교환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도 순회하면서 점검한다.

09:10-09:40

교장실에서 교장선생님, 교감, 행정실장 이렇게 세명이 회의를 한다.

나는 오늘 일에 대하여 보고하였다.

1. 오늘은 수요일, 현직연수의 날입니다. 오후 3시 40분에 제1교무실에서 금년도 교육계획서 현직연수가 있습니다.

2. 14:00에 장학협의회실에서 학부모봉사단 연간계획협의가 있고 학부모 20명정도가 참석합니다.

3. 낙산사 화재로 수학여행 코스 변경해야합니다.

4. 09:30부터 학부모 평생교육으로 요가교육 있습니다.

5. 경찰서에 수학여행 버스 콘보이 협조에 관한 공문 발송하겠습니다.

6. 교수-학습에 대하여 학부모들의 건의가 있었는데 그 의견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 중에서 받아들여야 할 점에 대해서는 담당교사와 협의하겠습니다.

7. 이순례선생님은 국가대표 체조선수와 감독출신인데 내일 모레 이틀간 경기도체육대회 심판으로 출장갑니다.

8. 임신한 안윤희 선생님 오늘 몸이 아파서 병가를 낸다고 연락받았습니다.

09:40-09:50

급식실에 가서 위생가운을 입고 위생 신발을 신고 급식소를 점검하였다. 영양사에게 배수공사 이후 불만이 없냐고 물었더니 아주 만족한다는 답을 들었다. 조리 과정을 살펴보고 위생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하였다. 오늘 메뉴를 점검하였다.

급식소는 아침부터 전쟁을 방불케하였다. 아주머니 한분이 큰 그릇에 담긴 반찬을 들고 이동 중 미끄러져서 넘어졌다. 다행이 다치지 않았고 반찬도 많이 엎지르지 않았다. 걱정이 되어 물었더니 괜찮다고 한다. 현장을 목격한 나로서는 그 아주머니가 분명히 타박상을 입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음…..돈 벌기 힘들고 먹고살기 힘들다.

급식소를 나오는데 벌써 급식수레에 반찬을 탑재하는 것을 보았다. 세상에! 지금 9시 50분인데 벌써 반찬을 탑재합니까? 김치볶음이고 보온통이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답변하였으나 너무 일찍 반찬을 만들면 변질의 염려도 있고, 보온도 떨어지며 맛도 떨어진다고 설명하였다. 가장 맛있는 학생들의 식사를 위해 반찬을 너무 일찍 만들면 안된다고 말해주었다. 오늘은 닭고기 요리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려 김치볶음을 미리 만들었다고 말했지만 이유가 될 수 없으며 시정하라고 지시하였다.

09:50-10:00

급식실에서 이미 1교시 수업이 끝나는 종소리를 듣고 내 방으로 발길을 옮겼다. 내가 책상에 앉자마자 장예라 선생님이 결재판을 들고 온다. 모레 수업연구가 있는데 그 지도안을 결재하는 것이다. 두고 가라고 했다. 시간을 갖고 살펴보아야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몇 건의 결재를 하였다. 이렇게 10시가 되었다. 음……10시가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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