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추

여주 우거에 딸린 밭에 비닐하우스가 두 동 있는데 하나는 창고로 쓰고 나머지 하나는 방치되어 있던 것을 정비하여 상추와 부추를 심었다.

오랫동안 작물을 심지 않는 탓에 비닐하우스 안에 잡풀이 많이 자랐다. 삽으로 땅을 제껴 보니 잡풀의 뿌리가 깊이 박혔다. 뿌리를 캐냈는데 모두 걸러내기는 어려웠다. 잡풀의 생명력은 대단하다. 씨앗이 숨죽이고 있다가 조건이 좋으면 발아 하는데 60년 동안 죽은 듯이 있다가 발아하기도 한다고 하니 그 생명력이 정말 대단하다. 잡초는 벌래도 끼지 않는다.  야생은 오랜 시간 살아오면서 모든 병충해를 견디는 면역이 길러진 것이다.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 까지 점심 1시간을 제외하고 7시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삽으로 전체 흙을 뒤집고, 잡초의 뿌리를 제거한 다음, 거름을 뿌리고 쇠스랑으로 거름을 골고루 피고,  다시 삽으로 땅을 골고루 파서 거름을 뒤 섞었다.

검은 비닐을 깔고 적당히 가장자리에 흙으로 덮은 다음, 비닐에 구멍을 뚫고 상추와 부추를 심었다. 마지막으로 물을 주고 끝냈다. 힘든 하루였지만 일하는 동안 즐거웠다.  이웃이 와서 보고 상추를 너무 많이 심었다고 했다. 내가 상추는 심지 말고 쑥갓만 심을 것을 제안하였다. 두 집이 서로 상부상조하면서 같이 뜯어먹자고 하였다. 감사한 하루였다.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

미나리

사전을 찾아보니 돌미나리는 논이나 개천 등의 습지에 저절로 나는 미나리를 말한다. 그런데 내가 찾는 것은 돌미나리 중에서도 이른 봄에 잎이 아주 조금 올라왔을 때 뿌리를 중심으로 먹은 야생 미나리를 말한다. 이건 돌미나리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 그냥 돌미나리로 부르기에는 대접이 소홀하다. 격에 어울리지 않는다. 무언가 다른 이름이 있을 것이다만 딱히 정한 언어가 없다. 나도 그냥 미나리라고 부르고  미정으로 남긴다.

사람은 어릴 때 먹던 것을 찾는다고 하던가! 어린 시절 아버지는 이른 봄이면 들에 나가 미나리를 캐오셨다. 잎이 거의 없는 뿌리 중심의 미나리를 캐오시는데 그 식감, 그 향이 기가 막히게 맛있다. 나는 그 향과 식감을 알고 있다. 여주 우거에 그 미나리가 있다. 잎이 손가락 한 마디 정도 나왔는데 캐보니 역시 뿌리가 풍성한 것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어머니에게 맛을 보여드릴 양으로 캐어 집에 와서 열심히 흙을 털고 씻었다. 혹시 흙냄새가 날까하여 무를 정도로 씻어 참기름, 고추장으로 무쳤는데 식감은 맞는데 향이 양념에 묻혀 제맛이 감춰졌다. 어머니 상에 올렸더니 치매에 걸린 어머니는  이른 봄 미나리 맛을 잊으셨다.  다시 한 번 여주에 가서 부드럽게 씻어 향을 살린채로 어머니 상에 올려야겠다.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

정조대왕

수원화성박물관장에게 책을 전해주기 위해 들렸다. 집사람과 함께 들렸는데 마침 시간이 남아  전시관에 들렸다.  놀랍게도 정조대왕의 그림이 전시되어있었는데  보물이었다.  파초를 그린 그림은 보물742호 였고 국화를 그린 그림은 보물 744호 였다.  정조의 호 홍재 낙관 이 찍힌 것이 보인다.  세상에 정조가 이렇게 그림을 잘 그렸다니 정말 놀랍다. 그걸 여태 모르고 살았다는 나에 대해서도 놀랐다.

정조는 학문에도 능한 사람이었다. 조선의 27명의 임금 중 경연을 제일 많이 열은  왕이었고 유일하게 개인 저서를 남긴 왕이다.  그 책이 바로 홍재전서!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

농자천하지대본

여주 나의 우거에 접한 농토에 봄이 왔다. 바야흐로 일철이 나선 것이다. 우리 고향에선 봄을 일철이라고 불렀다. 동네 트랙터를 가진 양반에게 밭을 갈아달라고 부탁하였더니 거친 땅을 마치 떡고물처럼 부드러운 가루로 만들어 주었다. 흙이 솜털처럼 부드럽다. 손가락으로 찌르면 30cm 이상 깊이 들어간다.

삽으로 밭 두덕을 만들고 그 위에 검은 비닐을 깔았다. 풀이 자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혼자서 여러 시간 동안 일을 했다. 안 하던 일을 하니 힘이 들었다. 집에 돌아오니 온몸을 몽둥이로 두들겨 맞은 것처럼 쑤신다.  그래도 농사는 아주 보람 된 일이다. 지난 해 옥수수를 한꺼번에 심었더니 수확도 한꺼번에 이루어져 짧은 시간에 먹기가 어려웠다. 올해는 2주일 간격으로 심으려 한다.  작년보다 훨씬 더 많은 면적을 준비하였다.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

경기문학인협회 시상식

경기문학인 협회 문학상 시상식이 있었다.

축사를 하게 되었는데 시대와 사회가 어려울수록 더욱 정직한 글을 쓰자고 말하였다.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드린다. 감사한 일이다.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

감사

여주 나의 우거에 붕우 남기완교수 부부가 찾아왔다. 대전에서 먼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주었으니 그저 감사한 마음 뿐이다.  구둘방에 군불을 때고 거실 벽난로에도 불을 지폈다. 기름보일러로 바닥 난방도 돌렸다.

사실 세컨하우스를 관리한다는 것은 여러가지 할 일이 많고 어렵다.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았다면 나는 오랜 속앓이를 했을 것이다. 이건 내가 원하던 바였다. 이런 것을 마련해서 친구가 놀러왔다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먼길에 남교수 부부 모두 피곤했을 것이다.  보리굴비로 점심을 먹었고 수원으로 돌아와 기차역에서 열차를 타고 대전으로 떠났다. 감사한 하루였다. Thanks!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

나르시시즘(narcissism)

지난 겨울 그러니까 12월 15일 언 땅에서 수선화의 파란 싹이 손톱만한 크기로 싹을 내밀었다. 하도 신기해서 송곳으로 땅을 찔러보니 들어가지 않았다. 그야말로 동토였다.  그리고는 겨울 내니 아주 천천히 잎을  두뼘 높이까지 올리더니 3월 초에 꽃을 피웠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수선화의 꽃말은 자기애이다.  자기를 스스로 사랑하니 이런 추위에 꽃대를 올리는 것이다.30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아래 사진은 모나미볼펜 보다 조금 더 큰 아주 작은 아기수선화라고 불리는 꽃이다.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

봄봄봄

나의 여주 우거에도 봄이 왔다.

봄이 되면 여러가지 작물을 심어야 하기 때문에 준비할 것이 많이 있다. 비닐하우스에도 채소를 심기 위해 지난 해 자취를 정리해야 한다.  하우스 안에 땔감을 쌓아놓았던 것을 수레로 날랐다.  외발 수레를 샀는데 중심 잡기가 어려웠다. 일이 끝날 때 쯤 어느정도 숙달되었다.

밤에 군불을 때고 자는데 실내 온도가  30도까지 올라가 매우 더웠다. 아직도 얼마 쯤 때야 적당한지 맞추지 못하고 있다. 오늘 여러가지 일을 많이 했더니 온몸이 뻐근하다. 내일 아침 부지런히 일을 조금 더 하고 수원으로 올라가야 겠다.  20일에는 붕우가 방문한다 하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야경을 찍었다. 낮에 보는 것과 다르다. 다음에는 하늘을 더 많이 넣고 찍어야겠다.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

Spring has come.

여주 나의 우거에도 봄이 왔다. 냉이가 지천이다. 호미를 들고 나섰다. 잠간 동안 한 바구니를 캤다. 오늘 저녁에 어머니에게 냉이된장국을  드릴 양으로 흙이 범벅인 냉이를  여러 번 씻었다.  (씻이 맞는지 씼이 맞는지 혼동된다.  찾아보니 씻이 맞는다)

쌀뜨물을 넣고 멸치로 국물을 냈다. 언젠가 인터넷을 보니 멸치 똥이 사람에게 그렇게 좋다고 한 것이 생각나서 똥을 빼지 않고 그냥 넣었다.  된장, 양파, 마을 깨소금, 참기름, 대파를 넣었다.  매실청을 넣으려다 잘못하면 들큰해져서 냉이 향이 감춰질까 봐 매실청을 넣지 않았다.

냉동실에서 얼린 두부를 꺼내 냉이국에 넣었다. 얼린 두부는 구멍이 숭숭 뚫려 보기에 조금 이상하지만 식감이 더 쫄깃해서 좋다. 나는 종종 두부를 얼렸다가 해동해 먹는다.  모든 재료를 투입하고 끓인 다음 마지막으로 냉이를 넣는다. 그래야 푸른 색감을 유지할 수 있다.

어머니가 아주 잘 드셨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맛있다. 내가 요리한 것이 이렇게 맛일 좋을 수 가 있나!  오늘 냉이된장국! 베리 굳이다.  내일 돌아오는 아내를 위해 씻은 냉이 반을 남겼다.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

효율

< 세면기 위에 올려진 커피>

밥을 먹기 위해 요리는 하는데 후에 설거지는 정말 귀찮다.  설거지만 안하면 좋겠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내가 딱 그렇다. 그래도 해야 한다. 아침 먹고 나서 설거지를 위해 싱크대 위에 섰다.  어머니와 나 이렇게 두 사람의 식사니 씻을 그릇이 많지 않다.

뜨거운 것을 멀리하기로 결심한 나는 설거지 전에 커피를 타서 싱크대 위에 올려놓았다. 뜨거운 음식을 좋아하시던 외조부님은 식도암으로 돌아가셨다.

빠른 동작으로 설거지를 끝내고,  마당에 나가 창고에서 사료를 퍼 개밥을 주었다. 다시 부엌으로 와 타 놓았던 커피잔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간다. 역시 빠른 동작으로 2층 화장실에 들어간 다음   변기 앞 세면기에  커피잔을 올려놓는다. 커피를 쳐다보며 볼일을 본다(참고로 난 야채샐러드, 다량의 물 섭취 이후 변비가 없다)

다시 커피잔을 들고 내 방에 들어와 책상에서 커피를 마신다. 세상에! 아직 식지 않았다. 마시기 적당한 온도다.  관우가 술이 식기 전에 적장의 목을 벤 다음 다시 술을 마셨다던가!     그래 바로 이 맛이야! 아침에는 역시 믹스커피가 최고지!!!good!

카테고리: 일상일기(워드프레스) |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