숯불

 

맹기호

 

어이 가셨나요

붙잡지 못한 옷자락 눈물로 감기는데

정든 님 가고 없는 빈 뜨락에는

지워지지 않는 실루엣만 시리도록 푸릅니다.

 

이별은 가슴에 깊은 각자(刻字)를 남겨

그날의 온기는 꺼지지 않는 불씨가 되었습니다

당신을 사랑했던 그 찬란한 기억은

슬픔의 재가 아니라  나를 데우는 숨결입니다

 

모진 바람 몰아치는 세상의 길목마다

내 안의 그대라는 고요한 동력이 있어

가신 님은 그리움으로 사무칠지라도

그 등불 안고 나는 다시 슬픔으로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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