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잠이 깼다. 일요일 아침으로는 이른 5시였다. 할일은 많았지만, 나는 메일을 검색하였다. 멀리 떠난 큰아이에게서 소식이 왔다. 오락만 하면 어쩌나 하고 걱정이 될 정도로 게임을 많이 하지만, 나름대로 제 인생의 목표가 뚜렷한 놈이다. 역시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모든 과목이 A학점이고, 한 과목만 B학점이었다.
녀석이 어릴 때 체계적으로 독서교육을 시켰다. 도서관에도 데리고 다녔다. 녀석은 무서울 정도로 책을 읽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읽은 책 중에서 그림이 없는 200쪽 이상의 것만 목록을 쓰게 했는데 1년에 286권을 읽어서 나를 놀라게 했다. 녀석은 동서양의 웬만한 고전은 대충 읽었다. 녀석이 보고 싶다. 7시에 아침을 먹고, 마루에 나와 월간 문학 11월호를 읽었다. 김창직 시인의 시는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 분은 나의 등단을 허락한 분이기도 하다. 10시까지 책을 읽다 아내를 깨워 과일을 주고 교회에 갔다.
교회에 앉으면 나는 누구하고도 교감하지 않는다. 아내가 옆에 있지만 교회에서는 완전히 나 혼자다. 나는 이 시간이 넘 좋다. 교회의 층계를 오르면서 나는 잠시 후 갖게 될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기대로 들떠있다. 사실 아무런 방해 없이 혼자 있을 기회는 여기 말고는 없다.
요한복음 14장 “나를 믿는 자는 모든 것을 이루리라” 이 말이 오늘 설교의 주제였다. 구하는 자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고 싶다. 청마 유치환의 시집 서문에 보면 “신을 믿은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나는 신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불행하다” 라는 말이 있는데 얼마나 실감나는 말인가!! 청마의 마음을 충분히 알겠다.
요즘 부쩍 늙으신 아버지, 감기로 차안에서 죽을것 처럼 아프셨다는 정무학 교장님, 잘 먹지 않는다는 변난훈 교감님 손자, 멀리 가있는 나의 아들, 대학원 문제로 생각이 많은 임숙미 선생님을 위하여 기도하였다. 나오는 길에 불에탄 개척교회를 위한 모금함에 만원을 넣었다.
교회에서 국수를 먹고 집에 와서 일주일 동안 가르칠 교재 내용을 정리하였다. 중국 고대사 부분인데 오랜세월을 가르쳐도 나는 왜 자꾸 까먹는지 모르겠다. 춘추전국-진-한-위촉오-진-남북조-수-당까지 정리하고 찾아보았다.
그리고 시범학교 일로 11개 학교와 경기도교육청, 경기교육정보연구원에 공문을 발송하였다.
그리고 오늘 낙엽을 한장 먹었다.
그리고 오늘 낙엽을 한장 먹었다.
참 오랜만에 일기를 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