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경의 [경주산책]을 읽었다.


사진 : < 작가 강석경>은 원래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사람인데 소설가가 되었다.
몇년 전 그의 소설 내안의 깊은 계단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우리집에 그 책이 없는 것을 보면 아마도 누구에게 주었나 보다. 그는 경주를 사랑하는 소설가다.
내안에 깊은 계단도 소설의 무대가 경주인데 경주산책을 통째로 경주다.
나도 경주가 좋다. 본문 중에서 좋은 부분을 적어본다.
# 입에 밥이 들었으면 밥을 뱉어내고 대답해야 할 정도로 엄한 것만 배워준 친정 어머니가 식견은 있었다. 두 딸을 학교에 입학시킨 것이다.
# 박물관에서 부장품을 보면서 내가 만약 무덤에 부장품을 넣는다면 무엇을 가져갈까? 자문한 적이 있다. 나는 소중한 것들을 나열해 보았다. 전봇대와 달이 있는 유화소품, 주칠이 된 작은 골동상자. 토만스만의 소설과 한 권의 시집…..
# 나 맹기호는 부장품으로 무엇을 넣을까? 나는 유화를 주종으로 하는데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내 방에 걸려있는 바닷가 풍경을 그린 작은 수채화 한 점, 그리고……내가 변천해온 것을 알 수 있는 어릴 때 부터의 내 인물 사진 몇 장,
# 내가 그릇을 좋아하는 이유는 비어있기 때문이다. 담겨야 제 구실을 하지만 나는 비어있는 것으 바랍보는 것이 더 좋다. 무엇이든 담을 용의를 지니고 겸손하게 비어있는 모양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 비어있음은 빈곤이 아니라 풍요이며 근원에 다가가는 계단이다. 그릇처럼 비우라. 칩착도 분도도 비우고 새로태어나듯 공으로 돌아가라. 인연도 비우고 겸허하게 기다리라. 잎을 떨구고 늦가을 숲처럼 한가운데로 들어가기 위해…..
# 들판에서 벼가 익어간다. 가을은 식물이 해산하는 계절이다.
# 추사 김정희는 180여년전 경주에 들러 신라왕릉연구 보고서라 할 진흥왕릉고를 남겼는데 고독과 고난은 범인에게는 독이 되나 독수리처럼 높이 오르는 영혼에겐 시금석이 된다는 것을 완당평전(유홍준저)를 읽으면서 다시 확인했다.
# 경주 고분을 걸어가니 부드러운 능선이 가슴을 열게한다. 여름의 대지에 엎드리고 싶다.
# 고분의 그늘 아래 걸어가니 몸도 마음도 허허롭다.
# 어느새 가을 나무들은 잎을 떨어트려 대지를 덮어주고 본질로 서있다. 생명들을 본연의 자리로 돌려보내고 휴식하는 빈 대지, 건초 냄새를 날리며 겨울 꿈을 꾸는 황금빛 능! 아! 환상적이다.
# 추수가 끝난 논 군데군데 누런 짚단이 쌓여있고 보성사 기와 위로 늦가을 햇살이 졸 듯 내려 앉아 있다.
# 강석경은 책에서 누비장 김혜자 선생(중요무형문화재 107호)이 만든 누비외투를 극찬하고 있는데 맹기호도 한 벌 사서 입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