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 낮에 전화 드렸던 성안중학교 제자 은솜이예요.
정말 너무 오랜만에 선생님 목소리를 들으니 너무 기뻤습니다.
그 느낌을 기쁘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기쁘면서도 가슴이 뭉클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같다고 해야하나요…
하하, 제가 언어표현이 많이 부족한 것을 새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목소리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았습니다.
저도 어느덧 고등학생입니다.
정말 시간이 빠르게 갑니다. 어느새 일주일 가고 그러다 한달이 가고 그러다 시험 한번씩보면 벌써 몇달이 지나있고…
이러다 금방 고3이 된다고 합니다. 한국의 고등학생인지라 벌써 부터 입시의 압박이 밀려오곤 합니다. 어떤 때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내가 왜 한국이란 나라에 태어났는지가 원망스럽기도 하였지만 제가 처해진 현실을 받아드리고 그 상황에서 최대한 노력하는 것이 백번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서두가 너무 길어지긴 했지만 너무 오랜만에 선생님과 대화하니까 쓸말이 길어지기만 합니다.
선생님, 제가 몇가지 질문을 드릴께요, 꼭 좀 대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질문을 드리는 이유는 , 다른게 아니라 학교 도덕시간에 요즘 ‘자아정체성’ 에 대해 배우는데 도덕선생님께서 이 시기에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셨습니다.
만약 그 과정이 힘들면 평소에 존경하던 어른이나 은사님께 도움을 요청해보라고 하셨습니다.그래서, 선생님께 질문을 드리고 싶어졌습니다.
————— 질문입니다.—————-
1. 지금의 청소년들이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으시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2. 선생님께서 이때까지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가장 가치있었다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3. 그림이나, 시같은 예술을 즐기시는데요, 이렇게 바쁘고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마음에 안정을 취하시는 것과 관련이 있나요?
4.제가 선생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책’인데요,
책을 통해 얻을 수있는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일까요?
5.*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저는 앞으로 훨씬 더 긴 인생을 살아갈텐데요
그 과정에서 제가 고난을 겪으면서도 마음 속에 품고 있으면 좋을 말씀 한 마디만 해주세요.
————————————————
갑자기 이런 추상적이기만 한 질문을 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일요일날(5/30)에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월요일날 도덕 수업이 들었는데 제가 자진해서 발표하겠다고 했거든요.
아이들에게도 한편으로는 자랑하고 싶기도 해요.
이런 질문을 드릴 수 있는 은사님이 계셔서…
뜬금없이 드리는 질문에 답해주시겠다고 해주신것 너무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핸드폰 번호 알았으니까 이제 문자메시지도 보낼께요. (컴퓨터는 거의 하지 않아서 홈페이지 들어가기가 힘들어서요.)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선생님 사랑해요♡
< 맹샘의 답변 >
사랑하는 나의 제자 은솜아!
정말로 보고싶구나. 그러나 이렇게 메일을 보낸것으로도 충분하다
은솜아 어느 하늘 아래 살든지 더욱 예쁘고 건강하게 자라거라 안녕!
1. 지금의 청소년들이 가슴에 품고 살아가야한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있으시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의 자아 정체성(self)을 확립하는 것입니다.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인간은 무엇때문에 사는가?를 고민하였습니다.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사유(생각)는 깊어졌지요. 나는 누구이며,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무엇때문에 사는가? 신은 과연 존재하는가?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는 무엇을 해야할 것인가? 를 고민하였습니다. 그러한 고민은 20살이 되었을 때 독서를 통해서 나름대로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다만 내가 얻은 깨달음을 여기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개인의 깨달음이 보편성를 갖는다고 말 할 수 없으며 깨달음은 개인 스스로 노력해서 알아야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2. 선생님께서 이때까지 인생을 살아오시면서 가장 가치있었다거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것을 지금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찾아보면 어떨까요?
그러나 다음에 이 질문을 다시 한번 한다면 그 때는 대답하겠습니다.
3. 그림이나, 시같은 예술을 즐기시는데요, 이렇게 바쁘고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마음에 안정을 취하시는 것과 관련이 있나요?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내가 남과 조금 다르게 그림에 관심과 소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시를 쓰는 것은 인간 본성에서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한번도 일부러 시를 쓰기 위해 쓴적이 없고, 쓰고 싶은 욕구가 자연히 마음속에서 솟아올라 어쩔 수 없이 글을 씁니다. 내 마음의 아름다운 정서를 글로 나타내고 싶은 욕구는 인간 본성에서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나는 시인이 되고자 처음부터 마음 먹은 것도 아닙니다. 그냥 글을 쓰다 보니 어느 날 시인이 되었습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림이나 시를 인간의 정서를 표현한다는 예술적 차원에서 보면 본질적으로 유사한 성질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림과 시에는 기본적으로 정서, 리듬, 조화 등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그림과 시를 즐기느냐고, 또 마음의 안정과 관련이 있느냐 물었는데 글쎄요 즐기는 측면도 약간 있기는 하지만 즐긴다기 보다는 나에게 있어서는 생활의 일부분이며 인생 자체라는 의미가 더 강합니다. 물론 정서적으로 그림과 시는 중요합니다. 생활에서 아름다운 서정을 느끼고 그것을 표현하는 것이니까요
4.제가 선생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책’인데요,
책을 통해 얻을 수있는 가장 값진 것은 무엇일까요?
내가 은솜이에게 책을 읽힌 것 때문에
나를 생각하면 책이 떠오른다고 했구나
은솜아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나 개인적으로도 그러하고 대부분의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모든것을 책에서 얻게 됩니다.
책이 시청각 매체와 다른 점은 시청각 매체는 보는 것으로 끝나지만 책은 읽는 동안에 머리속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되고 그 생각이 구조화 되어 자신을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높은 식견으로 발전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학교를 다니는 목적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인격을 완성하는 일인데 인격은 광범위한 인문적 교양을 통해서 달성되고 인문적 교양은 독서를 통해서 얻어집니다.
5.저는 앞으로 훨씬 더 긴 인생을 살아갈텐데요
그 과정에서 제가 고난을 겪으면서도 마음 속에 품고 있으면 좋을 말씀 한 마디만 해주세요.
지금 이 순간에 너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는 가를 스스로 알아내는 일이다.
장차 네가 성인으로서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야한다.
그러는 가운데 너의 진로 방향을 결정할 수 있게된다. 고등학생은 인생에서 진로를 준비하는 중요한 단계이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아라 네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
그리고 고난을 겪으면서도 마음속에 품고 있으면 좋은 말씀을 해달라고 했는데
청마 유치환 시인의 짧은 말로 대신하마
“신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러나 나는 신을 믿지 못한다 그래서 나는 불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