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주례를 부탁받았을 때 내가 자격이 있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주례를 설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나는 신랑의 증조부를 보았다.
나는 신랑의 증조모가 해주는 밥을 얻어먹었다.
나는 신랑의 할머니가 해주시는 밥은 부지기수로 먹었다.
나는 신랑 아버지의 함을 등에 멨다. 음….이만하면 자격이 있지 않나? ㅎㅎㅎ~
사실 전통 혼례에는 주례사가 없다. 집례만 있을 뿐이다. 집례자는 결혼식의 진행을 주관하는 것이지 특별한 덕담은 하지 않는다.
그러던 것이 1800년대 말 선교사들이 들어오면서 결혼식을 주관하는 가운데 성경말씀을 하게되고
시골마당에서 하던 결혼식이 도시화되면서 도시에 결혼식을 치를 만한 마당이 없자 결혼을 전문으로 하는 예식장이 생겨나고
목회자들이 주관하는 결혼식에서 행하던 성경말씀 대신 일반인이 서는 주례에서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당부하는 주례사를 하게 된것이다
그런데 요즈음 결혼식을 보면 주례사라고 하는 것이 대부분 유림이 환생한 것 처럼 효도하라! 부모를 공경하라는 등의 말이 주류를 이룬다. 너무 식상하다.
하여 나는 신랑 신부에게 장황한 주례사를 생략하고
마이크를 건네면서 둘이 앞으로 어떻게 사랑할 것인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관하여 발표하라고 하였다.
신랑 신부는 신세대 답게 아주 씩씩하고 사랑스럽게 발표하여 청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나는 마지막으로 노란장미와 분홍장미 중에서 어떤것이 아름다운가? 밀레의 만종과 고흐의 해바라기 중에서 어느 그림이 더 아름다운가? 물었다.
정답은 없다 왜냐하면 세상의 모든 사물은 그 자체로 아름다우며 절대적 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즉 모든 것은 개성이 있으며 그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때 아름다움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람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이제 진정한 성인이 된 부부에게 자신들만의 개성있는 아름다운 생을 꾸려갈 것을 당부하였다.
그리고 백년도 못사는 세상에서 다투고 싸울 시간도 없으니 매순간 열심히 사랑하라고 간단히 당부하고 맺었다. 밑에서 듣고 있던 아내는 짧아서 좋다고 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