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전국중등학교 교장 세미나가 있어서 참석하였다. 그리고 해가 남아서 덕수궁 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한국근대회화100선전을 다녀왔다. 오후 3시에 박찬일교장부부를 만나서 함께 구경하였다. 이번 전시회는 소장가들을 설득하여 조선일보 주최로 열렸다. 교과서에서 보던 유명한 그림들이 나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역대 100점을 전시하였는데 신문에 보도된 여론조사 결과 선호도 1위는 이중섭의 ‘소’였다. 그러나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이었다. 박수근은 정식 미술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었다. 고졸학력이 전부였던 그는 다른 화가들이 일본에 유학한 뒤에 풍경, 누드화 등을 그릴 때 그는 한국적인 그림을 생각하였다. 가장 한국적인 그림을 그리기 위해 우선 바탕(마띠에르)을 여러가지 물감을 섞어 투박한 화강암 질감을 냈고 그위에 검은색으로 간단하게 스케치를 하고 모티브로 등장한 인체나 사물에 약간의 색을 덧칠하였다. 박수근의 그림을 제대로 알려면 그의 ‘나무’ ‘빨래하는여인’등을 보고 말하면 안된다. 그런 그림은 그의 혼이 전달되지 않는다. 그의 그림이 투박하고 한국적인 바탕위에 그렸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절구질하는 여인’을 보고 정말 놀랐다. 전시된 다른 박수근의 그림은 작은 소품이었는데 절구질하는 여인은 우선 크기가 1m가 넘는 대작이었다. 박수근은 우연히 단순한 한국적 바탕을 만들고 그 위에 그림을 그린것이 아니었다. ‘절구질하는 여인 그림을 원화로 보고나서 나는 그의 바탕작업이 단순한 작업이 아닌 한국적 민족 혼을 그림에 실으려 했던 그의 생각을 알게되었다. ‘절구질하는 여인’의 바탕처리는 아주 두텁고(석고나 기타 다른 부자재를 물감에 섞어 짖이겨 두텁게 발랐다) 실제로 눈으로 보니 다른 작품과 다르게 검은색 계통으로 칠해져 절구질 하는 여인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인데 그렇기 때문에 한민족의 질박한 삶의 방식이 보는이의 가슴에 깊고 두텁게 전해온다. 100작품 중에 나에게 가장 큰 감동을 전해주었다. 서양그림만 흉내내던 그 시절에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한국적인 그림을 그리려했던 박수근! 그는 진정 천재이다. 이런 천재가 있어 세상을 기쁘게 한다. 훗날 나같은 민초가 자신의 그림 ‘절구질하는 아내’를 보면서 이 토록 진한 감동을 느낄것을 짐작이나 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