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km 마라톤 도전기
경기일보에서 주최하는 10km 마라톤에 출전하였다. 아내와 함께 수원종합운동장에 갔다. 총성이 울리고 출발하였다.
출발 500m 후에 나는 내 마음 속으로 페이스메이커를 선정하였다. 나보다 10여세 젊은 사람이었다.저 사람 정도는 같이 뛸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마라톤에 처음 출전한 나로서는 무리는 금물이었다. 30년 전에 군대에서 뛰어보고 달리기를 해본 일이 없는 나로서는 만만한 상대를 골라야했다. 나보다 30m 정도 앞에 있는 사람이었는데 붉은 운동복을 입고 있어서 눈에 잘 보였기 때문에 놓쳐도 금방 찾을 수 있었다. 그의 등번호는 4320번이었다.
그런데 그는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자세히 보니 하체 근육이 잘 발달되어있는 사람이었다. 내가 상대를 잘못 골랐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언덕을 오르는 동안이나 내려가는 동안이나 속도가 아주 일정하였다. 따라서 언덕을 올라갈 때는 도저히 내가 따를 수 없었고, 내려갈 때는 내가 시속 15km 이상으로 속력을 내어 따돌렸다. 그러나 다시 언덕이 나오면 나는 금방 추월 당했다. 이런식으로 엎치락 뒷치락 하다가 마지막에는 결국 추월을 허용하고, 따라가는 것을 포기하였다.
한 참을 포기하고 달리던 중 결승점인 운동장의 조명탑이 눈에 들어왔고,전방 30미터에 4320번이 보였다. 그도 지쳤는지 속력이 떨어져 있었다. 여기서 추월하지 못하면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기서 라스트 스퍼트를 하였다. 4320번 선수도 라스트 스퍼트를 할 것이 틀림없었다. 왜냐하면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는 동안에 그도 내가 경쟁상대로 삼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있었다. 싸움을 걸은 것은 물론 나였다. 나는 미리 스퍼트를 해서 먼저 따돌릴 계획으로 길게 스퍼트하였다. 숨이 찼다.
드디어 경기장 안으로 들어갔다. 거의 50m미터 이상 따돌렸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는 사이 슬쩍 뒤를 보니 4320번도 스퍼트를 하여 나를 2미터 이내로 따라오고 있었다. 결승점 100미터 전이었다. 나는 여기서 다시 스퍼트하였고 4320번을 멀찌감치 따돌리면서 골인하였다. 골인하면서 아내에게 촬영을 부탁한 지점을 향해 내달렸으나 아내를 찾지 못하였다.
골인하면서 시계를 보았다. 나의 평상시 10km 주파속도는 80분이었는데 오늘 마라톤 대회에서 57분에 주파하였다. 4320번 때문에 23분이나 단축한 것이다. 기록에 만족한다. 지난 1월 3일부터 3개월 20일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매일 5km 이상 뛴 결과 내 나름대로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다. 경기 전 아내에게 평상시 내 기록을 말해주었더니 아내는 그 시간에 맞추어 경기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결국 골인장면은 촬영하지 못했다. 기록에 만족한다. 아래의 두 사진은 출발 전에 찍은 모습이고, 뒤의 두장은 경기일보에서 전송받은 사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