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의상 코디네이터

오늘은 평택에서 어머니 오빠의 손녀딸이 시집가는 날이다. 어머니를 모시고 아내와 함께 가기로 했다. 대충 차비를 차리고 아래층으로 내려오니 열려진 안방 문에서 어머니가 나를 부르신다. “어떤 옷을 입을까?” 어머니가 몇 가지 옷을 내놓으시고 어떤 것을 입을까 고르시고 있던 중에 내가 내려오니 자문을 구하신다.

어머니는 출타할 때면 평생을 나에게 의상을 골라달란다. 그럴 때마다 나는 건성으로 답하곤 했다. 또는 “아무거나 입으셔요” 라고 말한다. 73세나 되신 분이 아무 옷인들 어떠랴 하는 생각에서 무심하게 답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오늘에서야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는 작은 키에 살도 많이 찌셔서 사실 그 어떤 옷을 입어도 별 도움이 못된다고 생각해왔기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그래도 인텔리인 큰 아들에게 평생 의상 자문을 하고 싶어 하시는 것을 한번도 제대로 충고한 적이 없으니 잘못도 크게 잘못한 것이다. 돌아서려다가 다시 안방에 들어가 여러 가지 옷 중에서 희고 밝은 정장이 어울릴 것이라고 추천하였고, 차를 타고 가는 길에 뒷좌석을 보면서 의상이 잘 어울린다고 말씀드렸으며, 속에 받쳐 입은 연두색 티셔츠가 있어 더욱 좋다고 했더니 “서른네살 먹은 노처녀의 중매를 성사시키고 색시 어머니한테서 얻어 입은 옷이며, 연두색 티셔츠도 그 때 함께 받은 것”이라고 묻지 않은 것까지 신이 나서 말씀하신다.

역시 오늘의 의상 자문은 대 성공이었다. 조금만 신경 써서 말하면 그렇게 좋아하시는 것을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제대로 의상자문을 한 것이다. 그러니까 오늘이야 말로 ‘의상코디’역할을 제대로 한 것이 아닐까!! 거기에다가 한술 더 떠서 34살 먹은 노처녀의 결혼을 성사시킨 것이야 말로 어머니가 이웃을 위해 봉사하신 일이라고 추켜세웠더니 더욱 좋아하셨다.

평택에 있는 예식장은 쉽게 찾았으며 차를 주차시키기도 좋았고, 예식의 진행도 매끄러웠고 신랑도 인상이 좋았으며 신부는 날씬하고 아름다웠다. 20만원을 부조금으로 내 놓았다. 80세인 외숙은 나를 보자 너무 반갑다며 얼굴을 이그리고 우셨다. 지난해에 외숙모를 잃고 외로우셨을 것이다. 외숙에게도 용돈으로 10만원을 주머니에 넣어드렸다. 돌아오는 길도 막히지 않고 좋았다.

나는 훌륭한 어머니의 의상코디네이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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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먹고 싶다!

생선은 신선도가 생명이다.

1 살아있는 생선이냐

2 죽으려고 배를 드러내고 물에 떠있는 상태이냐

3 금방 숨이 끊어진 생선이냐

4 어제 죽은 생선이냐

5 원양어선에서 잡아 냉동시킨 생선이냐

위의 다섯 가지 생선의 맛이 모두 다르다.

물론 1번의 생선이 가장 맛이 좋다.

곡물도 역시 그러하다.

요즈음 우리나라에서 밀농사를 짓는 사람은 없다. 모두 외국에서 수입한 것이다.

그러니 맛이 좋을 리가 없다. 외국에서 추수하여 배를 타고 먼 나라까지 왔고, 또 유통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지났으니, 신선도가 떨어진다.

내가 어린 시절 우리 집에서는 밀농사를 지었고, 밀을 추수하면 방앗간에서 밀가루를 만들어 국수를 빼왔다. 금방 추수한 밀로 만든 국수는 정말 맛이 좋다. 색깔은 누런 빗을 띠며,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면발은, 요즈음 국수보다 훨씬 쫄깃쫄깃하다. 어머니가 국수를 삶아서 찬물에 건지면 나와 두 동생들은 앞을 다투어 맛있게 먹었다.

요즈음 다시 우리 밀을 심는 사람이 생겨나고, 내가 우리밀 국수를 사보기도 했지만, 옛날 그 맛이 아니다. 이미 유통과정에서 신선도가 떨어진 것이다. 내가 먹던 국수는 살아있는 생선을 요리한 것처럼 금방 추수한 밀로 만든 국수였다. 이 나이에도 그 국수가 그립고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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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일상일기

조용한 일요일 아침 7시

늙으신 아버지, 어머니 나 이렇게 셋이서

아버지가 어제 비를 맞고 자전거를 타고

홈플러스에 가서 사왔다는 조기를 구어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어제 사무실에서 있었던

일을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형제들이 모두 빼어난 두뇌여서

미국에서 교수로 활동중인 유도형 교장선생님 형제들에 관하여

교무행정 능력이 뛰어난 교무부장님, 재벌로 성장한 남동생, 의사부부인 여동생, 그리고 치과대학에 다니는 딸에 대하여

사랑받는 아내로 살고 있으며(사랑받는 현장을 목격하고 감동받은적 있음)

거기에다 지난 주에 10킬로 단축마라톤에서 57분대의 기록을 세우고

남자 참가자들을 멀리 따돌렸다는, 멋쟁이 곽니라(郭尼羅) 선생님에 대하여

신호등이 걸린 신영통 사거리에서

운전석 시트에 사선으로 기대서

낭만적인 모습으로 석양을 받으며 상념에 젖어있던(옆차선에서 목격함, 그렇게 진지하게 사유에 빠진 모습은 처음봄), 늘 좋은 사무실 분위기를 연출하는 서순원선생님

늦동이 때문에 온 집안에 사랑이 넘친다는

컴퓨터 전문가인 교수님과 사는 양희영 선생님에 대하여

(실제로 건형이를 본적이 있는데 정말 대단한 아이였다)

아내와 아이들은 아직도 잠을 자고……

나는 커피와 함께 컴에 있다.

늦잠자는 아내를 탓할 수는 없다. 따지면 늦잠도 아니다.

어제 밤에도 퇴근 후 빨래와 부엌일, 그리고 특유의 느림으로(후후)

1시 40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을 보았으니 잠을 자도록 내버려둔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여자가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나는 어제밤에 저녁을 먹고 7시부터 잠을 잤으니….입이 열이어도 할말이 없다.

휴일 아침 늦잠을 자는 것은 아내의 유일한 휴식이다.

일요일 교회에 가는 시간에도, 스스로 일어나기 전에는 아내를 깨우지 않는다. 그런데도 매주 나에게 부탁을 한다. 일요일 아침에 교회갈 시간에 깨워달라고……나는 한번도 부탁을 들어준 적이 없다. 나는 안깨운다.

아랫층에서는 늙으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정겨운 대화를 나누신다

영통에 사는 조카딸이 아직도 15평 아파트에서 산다는 이야기

어머니가 친구분들 중에서 제일 검버섯이 없이 피부가 좋다는 이야기

내일은 마당에 심은 고추를 따서 말려야 겠다는 이야기

10, 11, 12, 13, 14, 닷새동안의 연휴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편안하게 빈둥거리면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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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개망초꽃

월간문학 8월호를 보다가 수백편의 시 중에서 마음에 드는 시 한수를 건졌다.

스무번도 더 읽었다.

개망초!

요즈음 들판에서 제일 흔한 잡초라고 해도 별 문제가 없는 풀이다. 나는

꽃이라고도 할 수 없는 이 풀을 항상 업수이여기는 편이었다. 그도 그럴것

이 너무 흔하기도 하거니와 볼품도 없고,밭에도 많이 나서 농사 짓는데 방

해가 되는 아주 골치아픈 잡초이기 때문에 시골에서 자란 나는 개망초를

아주 형편없는 녀석으로 취급해왔다. 멀리서 보면 들국화로 착각을 하기

도 하여 신뢰할 수 없는 영원한 적으로 생각했으며 가까이 가서 냄새를 맡

으면 들국화하고는 같은 반열에 설 수도 없는 이상한 냄새까지 풍긴다. 이

름 또한 망초이다 못해 개망초가 아닌가!! 그런데 이 시를 읽고 개망초를

다시 보기로 했다.

<개망초꽃>

구 자월

그대가 그립습니다

그대가 눈물로 그리워서

오솔길 너머까지 기웃거리다가

질펀한 벌판 멀리 가물가물

눈물 뿌연 그리움을 피웠습니다

그대

꿈속에 희미하고

쉬이 잠못들어

두 눈 말갛게 떠

뻣뻣이 서서 기다립니다.

때로

희미한 달빛이 서러워

새하얀 울음을 삼켜

지나가는 바람에 고개를 돌려 감췄습니다

반짝이는 밤별이 시샘나서

별보다 많은 꽃을 피웠습니다

비틀거리는 세월이 산모퉁이를 돌며

지난날의 발자욱을 묻고자

바람길에 하얀 눈꽃을 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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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Dark age 2……

내가 스물한살의 아름다운 나이에 소속되었던 곳은 군대였다.

수용연대의 칼잠(?) 잊을 수 없다.

훈련을 받던 시절, 소위 훈련병시절도 잊을 수 없다.

구보, 사격술, 소총의 분해와 결합, 각개전투, 수류탄 투척, 태권도 훈련, 총검술, 유격훈련 등이 기억난다.

그런데 군대생활에서 제일 힘들었던 것은 고된 훈련이 아니고 보초를 서는 일이었다. 보통 3시간 정도를 혼자서 초소를 지키는 일이었다.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여러시간을 서있다 보면 참으로 심심하였다. 학교에서 배운 노래도 30곡 정도 부르면 더 이상 부를 노래가 없었다.

과꽃

바우고개

나무잎배

푸른하늘 은하수

봉선화

思友

아베마리아

돌아오라 소렌토로

홍하의 골짜기

트윈폴리오의 노래들

You mean everything to me……등이었다.

또 괴테, 김소월, 노천명의 시를 소리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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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Dark age……

1970년 1월 18일 아침

나는 충청남도 아산에서 경기도 수원으로 이사왔다. 그 일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가지 않았다.

당시 천안고등학교에 입학하기로 했으나 이사오는 연유로 인하여 등록금을 내지 않고 입학을 포기하였다.

바로 밑의 여동생은 천안여중을 다니고 있었는데 학교 근처에 사는 어머니 친정으로 인연이 있는 과수댁의 집에 맡기고 학교를 계속 다니게 했고, 막내인 남동생은 수원세류초등학교 5학년으로 전학시켰다.

경기도 수원으로 이사온 아버지는 도시 생활에 여러가지로 걱정이 많으셔서 나를 챙기실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시골에 토지를 거의 그대로 두고왔기 때문에 도시 생활에 실패하면 다시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셨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잘못인지도 몰랐다. 모든 가산을 정리했다면 도시생활을 더 풍요롭게 할 수도 있었으며 과감한 투자를 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밑을 것이 땅밖에 없었던 아버지로서는 그렇게 하실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는 학교를 다니지 않고, 16살의 어린 나이에 수원의 역전시장으로 이사오신 아버지를 따라 장사를 시작하였다. 업종을 결정하는데도 아버지는 나와 깊이 상의했으며, 거의 모든 일을 함께 하였다. 낮에는 주로 자전거를 타고 물건을 배달하였다.

그 시절에 사귄 친구는 철물가게인 개풍상회에서 배달하는 아이,

쌀가게인 이천상회에서 쌀배달하는 아이 등 주로 시장바닥에서 남의 집 종업원을 하는 아이들이였다. 지금은 모두 철물가게, 쌀가게 주인이 되었다.

당시에 나는 우리집 가게부를 썼다.

어느 날의 가게부이다.

콩나물 10원,

꽁치 두마리 30원…..

하루 총지출 120원

월세를 내고 장사를 하던 그 가게가 우리 소유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고, 그 집을 사기 위해 열심히 돈을 벌어야 겠다고 생각하였다. 모든 관심사는 돈을 버는것이었고, 앉아서 오는 손님을 기다리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혼자서 궁리한 끝에 온양에서 생산하는 종이끈을 사다가 자전거에 가득 실고 수원시내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팔았다. 그 때만해도 폴이에칠렌(비닐)끈이 흔하지 않은 시절이어서 포장용 끈으로 종이실을 썼다. 장사는 신통치 않았으며 비가 오늘 날에는 물건을 버리기도 했다.

지금도 나는 오토바이는 물론 자전거를 아주 잘탄다.

짐을 실는 커다란 자전거에 비닐장판 6자 원단 50m를 북문 화물운송회사에서 역전시장까지 실어나르곤 하였다. 한번 넘어지면 혼자서는 자전거를 세울 수도 없는 무게였다. 당시에는 도로에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아서 다닐 수 있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일이다. 6자 원단을 세로로 자전거에 실으면 그 넓이가 자동차 넓이보다 훨씬 길으니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무게또한 60킬로그램이 훨씬 넘는 것이었다.

얼마전에 책꼿이를 정리하다가

오래된 괴퇴의 시집이 눈에 띄었다.

책 뒷장에 젊은 남여가 노래를 부르면서 걸어가는 그림을 그렸고

그림 배경으로 전봇대가 서있었으며, 낙엽하나가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그 밑에

수원시 매산로 1가 57번지 동신비니루상사 맹기호

1970년 8월 26일 이렇게 써있었다.

그 암울했던 시절, 아니 암울한 것이 무엇인지도 물랐던 그 시절

학교도 다니지 못하고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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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측은지심……

나의 어머니는 마음이 참으로 고우신 분이다.

내가 오늘날 비교적 모질지 못하고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게 된것은 모두 어머니의 성품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려서 닭과 토끼를 많이 길렀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는 닭100마리, 토끼 30마리를 기른적도 있다. 아버지는 가끔 그 토끼와 닭을 잡으셨는데

내가 기르던 가축을 나는 먹지 못했다. 닭을 길러본 사람은 닭이 사람을 졸졸 따라다니는 것을 알것이다. 이렇게 모든 살아았는 생명에 대한 외경심을 갖고 있는 것도 모두 어머니의 영향이라 생각한다.

나는 살아있는 것은 모두 신경이 쓰인다.

동물은 물론이고, 식물에게도 신경이 쓰인다. 남의 사무실에 갔다가 바짝 말라있는 화분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꼭 물을 준다.

내 책상에 있는 동양란에 물을 주지 않고 퇴근한것이 어제 저녁부터 마음에 걸린다. 이것도 모두 어머니의 영향이다.

그 어머니의 남동생되는 분이 몸이 아프시다.

당뇨로 오랜동안 고생하시고 있다.

그 외숙은 10년 전만해도 우리와는 비교도 되지않는 큰 부자였다.

당신 재산도 많았고, 그 아들은 주유소를 25개나 운영했으며, 부동산도 많이 가지고 있었으나 큰 아들이 사업을 하다가 엄청난 빚을 지고 미국으로 도주하였다. 우리도 외숙에게 많은 돈을 빌려주었다가 받지 못했다.

지금 외숙은 아주 어렵다.

외숙이 너무나 불쌍하다.

차라리 옛날에 못살은 집이라면 그려려니 하고 사실텐데

잘산던 사람이 망했으니 더 충격이 크시다. 거기다가 몸도 병들고……

어머니는 어려서 가장 많은 정을 주고 받으며 자랐다는

바로 밑의 남동생이 걱정되는 것이다. 오늘 모시고 간다.

내가 길을 잘 몰라서 대중교통을 타고, 서울까지 갔다가, 그 다음은 택시를 타고 갈것이다.

오늘 외숙에게 용채라도 좀 드려야겠다.

나는 주변에 내가 도움을 주어야 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음……그나마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수 있는 상황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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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그가 온다.

그가 온다

8월 15일에 그가 온다.

광복절에 그가 온다.

나의 결혼 20주년 기념일인 8월 15일에 그가 온다.

사랑하는 나의 아들 아산이가 온다.

지난 1년간 그는 열심히 공부하였다.

거의 모든 교과에서 최고의 성적을 얻었으며, 학교에서 Top student 였다.

이번 9월에 대학에 입학하며, 그 전에 여러 나라를 여행하고 있다.

엊그제 보내온 사진을 보니, 일본 교토 시내 공중전화박스 앞에서 텐트를

치고 있어서 놀랐다. 그런 용기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일본, 타일랜드, 캄보디아 등지를 여행하고, 이제 네 밤만 자면 그가 온다.

네 밤만 자면 그가 온다……

인천공항에 마중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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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감사의 편지

플로피 디스켓을 뒤적이다가 몇년전 큰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담임선생님에게 보낸 편지가 남아있었다. 다시 찾거나 쓰기는 어려운 일일것이다. 그 담임선생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여기 올린다.

할렐루야!!!

조동연 선생님께……

안녕하십니까? 맹인영의 아버지입니다.

어제 선생님의 답장을 받았습니다. 자식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으니, 너무나 영광스러운 마음에 오직 감격할 따름입니다. 더구나 제가 실례를 무릅쓰고 편지로 부탁드린 제 자식 놈에 대한 여러 가지 일에 대하여 마음써주신 것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선생님의 편지를 읽는 동안 그 배려 깊으신 성품에 놀라고, 물 흐르듯 유려한 문체에 다시 놀랐습니다. 아마도 조동연 선생님은 聖者처럼 愼獨한 분이시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런 훌륭한 선생님에게 제 자식을 맡기게 되어 감사한 마음 끝간데가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제 자식 놈이 아직 천지를 구분하지 못하고, 위와 아래를 모르니, 선생님의 기대에 못 미치고 ,속을 썩이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입니다. 원컨데 그러한 경우 엄히 꾸짖고, 매로 다스려 주시면 큰 은혜로 삼을 것이옵니다.

또한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얻었다니 기쁘기는 하지만, 본시 제 자식 놈이 공부를 잘한 적이 없고, 둔재인 터라 소의 발에 옆에 있던 새가 밟히듯 운이 좋았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며, 어문계열과 논리적 사고를 제외하고는 수리력과 체력이 뒤떨어지는 학생이오니 혹, 앞으로 성적이 내려가도 놀라시지 말것을 당부드립니다.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을 어찌 필설로 다하겠습니까만, 이렇게 편지로 감사를 대신하는 것을 널리 海恕하시기 바라오며 선생님의 가정에 평화와 건강이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2000. 4. 12.

맹인영 父 맹기호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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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아! 아사달이여!

3박4일동안 아내와 함께 신라문화권을 답사하고 왔다.

정확하게 말하면 경주일대를 답사한 것이다.

주로 삼국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까지의 탑을 구경했는데

이번 답사여행으로 탑에 대해 어느정도 미술사적 안목을 갖게 되었다.

그러니까……

백제의 미륵사지 석탑 등에서 시작된 목축양식을 본뜬 석탑에서 시작하여 (시원기)

감은사지 석탑에서 삼층석탑의 전형이 만들어지고(전형기)

불국사의 석가탑에서 최고도로 발전하여 탑이 정형화 되었으며(정형기)

그 다음에는 붕어빵을 찍듯이 모두 석가탑을 모방한 탑들이 만들어졌다는 미술사적 안목을 갖게 되었다.

그동안 많은 미술사학자들이 석가탑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훌륭한 탑의 하나라고 말하면 나는 그 뜻을 잘 이해하지 못하였다. 석가탑은 아무리 보아도 밋밋하고 선이 단순하며 다보탑같은 아름다움은 느낄 수 없었다. 왜 학자들이 석가탑을 최고의 탑이라고 말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런데 몇 년에 걸쳐서 우리나라 탑들을 열심히 보다보니 나름대로의 안목이 생겼다.

익산의 미륵사지 석탑

부여의 정림사지 오층석탑

경주의 분황사 모전석탑

경주의 고선사지 3층석탑

경주의 감은사지 3층석탑

경주 불국사의 석가탑

위의 탑들을 몇 번씩 답사하고 나서……

아!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저 석가탑 하나를 만들기 위해 그렇게 공을 들였구나!

아! 석가탑! 석가탑!

며칠전에 큰아들이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사원을 여행중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7-8년 전에 아들과 함께 경주를 답사할 때, 석굴암과 불국사는 앙코르와트보다 5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서 문화재적 가치로 보면 앙코르와트보다 훨씬 훌륭한 것이라고 설명하였는데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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