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요리 강습

<요리 강습>

나는 이번 겨울방학에 요리 강습을 받기로 하였다.

내가 요리 강습을 신청한 이유는

첫째

한적한 일요일날 가족을 위해서 아버지가 요리를 하는 것이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높다란 하얀 요리모자를 쓰고, 앞치마를 두르고 칼질을 하는 나의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겁다.

둘째로

내가 요리를 배우는 이유는 두 아들을 위해서이다.

가부장적인 우리 집 문화에서, 요리는 언제나 어머니와 아내의 몫이었다.

나는 아버지가 생선을 자르고 씻는 것은 보았어도 아버지가 음식을 직접 끓이거나 설거지를 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내가 결혼을 해서 분가했더라면 나의 모습이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가 부엌에서 설거지하는 것도 못마땅하게 여기신다.

그러나 오늘날 산업사회에서 남녀의 역할 구분은 없어졌다.

학교에서도 벌써 오래 전부터 남학생에게 바느질과 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젊은 부부의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역할 구분은 없어져 가고 있다.

나의 두 아들들이 지금처럼 자라다가는 아마도 훗날 부인들에게 구박을 당하기 십상이고, 쫏겨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나로 하여금 요리를 배우게 했다. 집안에서 아버지가 요리하는 문화를 몸으로 보여주기 위해서 내가 요리를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한식과 양식 모두를 배우게 되는데

처음부터 큰 욕심은 내지 않으려 한다. 아내도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다.

내가 요리사가 될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번 요리강습을 통해 두어가지 요리라도 확실하게 배워, 일요일에 가족들에게 시범적으로 요리를 제공할 것이고 또 그러한 경험이 쌓이면 언젠가는 정말로 요리를 잘 할 수 있는 날도 올 것이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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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한 해를 마감하면서……

<한 해를 마감하며>

다른 사람은 스무 살을 전후하여 철이 난다고 하는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생각해보면 30살 때도 철부지였다.

그런데 어느 날 자신이 변하고 있음을 느꼈다. 不惑을 맞으면서부터였다.

나는 나이 40이 되면서 스스로 철이 나고 있음을 느꼈다.

그리고 나이 40이 되면서 도덕적으로도 부끄러움 없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지난해에 나는 얼마나 성실하게 살았는가?

지난해에 나는 도덕적으로 완전하였는가?

도덕적 완전함의 한계에 대하여 말하기는 쉽지 않다.

도대체 어느 영역까지가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완전함의 단계이며,

神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나는 2002년에 스스로 평범한 인간으로서의 도덕적 의무는 지켰다고 느낀다.

시민으로서, 아버지로서, 교사로서, 크게 범주를 벗어났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새해에도 스스로 교만해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지난해의 도덕적 성과를 유지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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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시간이 간다.

함께 할 시간이 가고 있다.

12월 15일 아들이 집에 온 이후로 거의 모든 일정은 아들 위주로 돌아간다.

1월 6일 저녁 비행기로 출국하게되니 오늘까지 11일이 남은 셈이다.

아들의 일정은 날마다 계획되어 있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보인다.

아무리 효율적으로 시간을 쓴다고 해도 시간은 흘러갈 것이다. 흐르는 시간이 야속하고 아깝다. 1월 1일은 아들이 외갓집을 가기로 되어있고, 그러면 고모네 집은 또 언제가나?

가능하다면 가는 날까지 저녁은 밖에서 가족끼리 외식을 하기로 하였다. 아들도 친구들과 약속이 있을 것이니 가족끼리의 외식은 많아봐야 3∼4번 정도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또 오랜 시간이 흘러야 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1년 만에 집에 온 아들은 훨씬 어른스러워졌고, 모든 면에서 나에게 정중히 예의를 지킨다. 떠나기 전에는 나에게 반대의견도 제시하고 자신의 논리를 펴기도 했는데 이제는 거의 아버지의 말에 따른다. 어떻게 보면 다행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청년다운 기백이 없어진 것 같아서 아쉽기도 하다. 아들은 선천적으로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인하여 아버지에게 대항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프로이드의 말이 생각난다. 아들이 야망과 기백이 없다는 뜻이 아니다. 그는 젊은이다운 야망과 패기가 있다. 다만 아버지인 나에게 너무나 공손하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힘이 없어 보인다는 뜻이다. 아들을 위해 나는 무엇이든 포기할 수 있다는 생각을 요즈음 더욱 강하게 하게된다. 아들아 너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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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기도

아들을 위한 기도

저의 아들이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고

봉사하는 기쁨을 알게 하여 주시옵소서

돈은 세상을 힘들게 살지 않을 정도로 갖게 하여 주시고

돈보다 사랑과 자신의 명예를 존중하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자신의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세상의 많은 사람의 행복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그리고 이 모든 일보다

하나님을 믿는 기쁨을 아는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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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수원일요화가회 20주년 전시회

수원일요화가회 20주년 전시회

지난 12월20일부터 23일까지 나흘동안 수원미술관에서 수원일요화가회 20주년 전시회가 열렸다. 나는 유화 5점과 크로키 3점을 출품하였다. 20년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작품을 출품하였다. 금년에는 건강이 좋지 않아 그림을 열심히 그리지 못했다. 주변사람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우리 가족에게만 알렸다.

아내와

아산이

석영이

그리고 나

이렇게 넷이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나에게 가족은 소중하다.

아내와 자식을 사랑한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를 귀하게 길렀듯이

나도 자식을 사랑한다. 그들은 나의 전부이며

내가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술계의 여러분께서 오셔서 축하해주셨다.

그 분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전하지 못한 경우도 있다.

찾아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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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아들의 친구

아들의 친구

아들의 친구(이름: 박해준)가 대구에서 왔다.

안성에 있는 중앙대학교 영화과에 면접시험을 보러 오는 길에 우리 집에서 1박 하기 위해왔

다. 나는 아들의 친구가 아침 면접시간에 늦지 않도록 시외버스 터미널에 가서 사전 답사를

하였다. 그리고 그 결과를 컴퓨터 화면 옆에 붙여놓았다.

“아침 6시 20분부터 20분 간격으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안성행 버스가 있단다.

운전기사와 직접 면담한 결과 소요시간은 50분이며 혹, 교통체증이 발생한다면 60분 정도

걸릴 수도 있다. 아침 7시에 출발하는 차를 탄다면 충분할 것이며, 대학은 캠퍼스가 넓기 때

문에 정문에서 면접장까지 10분 정도 소요되는 시간까지 고려하였다. 버스를 타고 가다가

중앙대학교 정문 앞에서 내리면 된다. 수원시외버스터미널 7번 출구에서 승차하며, 버스는

용일여객이고 흰 바탕에 붉은 세로줄 무늬가 있다. 너는 아침 6시에 기상하고 집에서 버스

터미널까지 내가 승용차로 데려가 줄 것이다.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은 6시 35분이다.

아들의 친구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이나, 경희대학교 한의학과에 합격할 정도의 높은 수능

점수를 기록했으나 영화연출을 배우기 위해 중앙대학교에 진학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영

화발전을 위해 이런 학생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가 훌륭한 영화인이 되기를 기원

한다. “아들의 친구는 나에게 “배려해 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차에서 내렸다.

나는 그에게 20000원을 주면서 점심에 맛난 것을 사먹으라고 했다. 그리고 “나에게 아들이

소중하듯 아들의 친구도 소중하다”는 말로 작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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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아들이 온다!

내일 저녁에는 아들이 온다. 인천공항에 오후 5시 30분에 도착할 것이다.

오늘 오후 4시부터 새벽 2시까지 10시간 동안 쉬지 않고 청소하였다.

2층의 서재에서부터 청소를 시작하여, 컴퓨터가 있는 마루, 그리고 내 방, 또 아래층으로 내려가 큰 아이의 방과 아래층 거실을 쓸고 닦았다. 버릴 것은 버렸지만 가능한 떠나기 전과 비슷하게 물건을 배열했으며 피아노도 밀어내고 쓸었고, 장롱 위에도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냈다. 부엌은 아내가 청소하였다.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기쁘다. 빨리 보고싶다……

지난 여름 방학에 3학년 과정을 미리 듣기 위해 귀국하지 않아 이번에는 꼭 1년 만에 얼굴을 보게된다.

어머니는 벌써 며칠 전에 이불을 새로 시치셨고,

어제는 배추 겉절이를 맛나게 무치셨다.

모두 아산이를 위해서다.

아내도 마음이 들떠있기는 마찬가지다.

참으로 신통한 녀석이다 친척 한 명 없는 낯선 나라에 가서 잘 견딜 뿐만 아니라

학업성적도 아주 뛰어나다.

하숙집 아주머니와 통화했더니

“In Young is a good boy.

He study very hard.

You are lucky” 라고 두 번이나 반복하여 말하였다.

내일 3시에 집에서 출발할 것이다.

아침에 일찍 가스를 배달시켜야겠다. 2층 거실에 난로를 피우기 위해서다.

아무래도 우리나라가 더 추울 것이다. 그곳은 아마도 지중해성 기후에 가까울 것이니 겨울에도 온난하여 갑자기 추운 한국날씨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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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천재 저 세상으로 가다

<천재 저 세상으로 가다>

내가 27살 젊은 시절에 옆자리에 함께 근무한 수학선생님이 계셨다.

3년을 같이 근무했는데 하숙집도 같아서 밤낮으로 만났다.

오병은 선생님! 그는 천재였다.

큐빅을 맞추는 설명서가 잘못되었다면서 그것을 나름대로 고쳐서 더 빠른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고, 사냥을 좋아하셨는데 사냥감의 거리에 따른 조준점을 설정하기 위해 하숙방 벽에 거리에 따라 달라지는 공기총 탄알이 날아가는 포물선을 전지 그래프용지에 그려놓아 나를 놀라게 했다.

어느 맑은 날 밤 하숙집 마당에서 별을 보고 모든 별자리를 다 외워서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느냐고 물었더니 “맹선생님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우지 않으셨나요” 라고 대답하였다.

수학교사였지만 과학에 아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었다. 원래 물리학을 공부하고 싶었으나 색약인 관계로 서울대 수학과에 진학하였다. 나중에는 색약도 할 수 있는 원자물리를 공부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였다.

음악에도 재능이 있어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켜셨다. 아주 좋은 솜씨는 아니었지만 놀라웠다. 어떻게 배웠느냐고 물었더니 정식으로 레슨을 받은 적은 없고 교회에서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을 보고 옆에서 배웠으며, 집에 와서 종이에 피아노 건반을 그려놓고 연습했다고 했다.

그러나 음악을 깊이 있게 즐기는 것은 아니었다. 클래식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도 아니었다. 연주를 무슨 기능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참으로 이상한 것은 그 분이 과학과 수학에만 능통하셨고 인문사회학에는 아주 문외한이었으며 관심조차 없으셨다. 어느 날 내가 “아랑드롱이 무언지 아십니까?”라고 물었더니 그게 먹는 것입니까? 라고 대답하여 놀랐다. 그런데 또 이상한 것은 과학적 논리에 충실한 오선생님이 2500년전 주나라 때 만들어진 주역을 신봉하며 해박한 한문실력으로 상대방의 사주를 보아주기를 좋아했다. 내 사주는 아주 외우고 다니셨다.

교무관계 서류를 철하는 방법을 놓고 윗사람과 크게 다툰 적이 있었는데 오선생님이 말씀하시는 방법이 사실 옳았다. 다만 그분의 방법대로 하면 일이 매우 불편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교사들은 편한 방법대로 하는 것이 관례였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누구의 말도 듣지 않으셨다.

내가 말렸지만 친구의 소개로 두 배의 봉급을 준다는 서울의 유명한 학원강사로 스카웃 되셨다. 학원이 얼마나 치열한 프로무대인가! 평생을 류마치스관절염으로 고생한 그 분의 체력으로 견딜 수가 없었다. 너무 힘이 들어 한 달만에 그만두셨다. 그것이 직장생활의 끝이었다.

40대 중반에 직장을 잃었으니 갈곳이 없었고 입시학원을 해보려 했으나 입시학원은 면적이 커야 허가를 낼 수 있었다. 할 수 없이 속셈학원을 10 여년 운영했지만 이미 늙었고 실력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었다.

학원 운영은 적자였다. 실패의 연속이었고…….속셈학원 운영에 너무나 고민한 나머지 1996년에 뇌출혈로 쓰러지셨다. 다행이 깨어났으나 기억을 상실하였다. 한글은 물론이고 숫자도 잊으셨다. 번호를 읽지 못하니 시내버스를 타지도 못하였다.

그런데 또 이상한것은 모든 기억을 잃었는데 음악에 대한 기억은 정확하게 남아있었다. 정확한 음계를 알고 있었고, 피아노도 잊지 않았다. 그분은 피리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처음에는 낚시대로 구멍을 뚤어서 만들다가 수도파이프, 플라스틱 파이프, 등 구멍이 있는 것은 모두 피리로 만들었다. 파이프의 지름에 따라서 소리가 굵고 감미롭다면서 여러가지 피리를 불어주셨다. 나를 만날 때마다 피리 악단을 조직해달라고 조르셨다. 요즈음에 손으로 볼품없이 만든 피리악단에 몰려올 아이들이 어디있겠는가?

근자에는 동사무소에 실업자로 신고하여 새마을 취로사업에도 나가고 길거리에서 담배꽁초나 휴지를 줍는 일을 하셨다. 많이 회복되어 아파트 경비로 잠시 취업을 하기도 했었다. 지난 11월 13일은 둘째딸 결혼이 있다고 하여 갔었는데 얼굴빛이 좋아보였고 교회에 나가서 하나님 사업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하면서 쾌활하게 웃으셨다. 한글도 다시배웠고 성경 한쪽을 읽는데 30분이 걸린다고 하셨다. 모든 기억을 잊은 상태에서 글공부도 다시 시작하고,하나님도 새롭게 알게되어 기쁘다고 하시며 좋아하셨다. 결혼식장에서 원주율(파이)를 3.14…………….20자리 이상 기억하시며 읊어서 놀라웠다. 어떻게 그것은 잊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다.

그런데…..결혼식 다음 날 쓰러지셨다. 식물인간처럼 한달여를 지내시다가 돌아가셨다. 어제 장례식에 다녀왔는데 문상객도 없었다. 20여년간 교직생활을 했는데….사모님에게 물으니 서울대학 동창 한분이 오셨고, 문상객 중에서 교사는 나와 박명옥선생님 뿐이었다. 그리고 3시간이나 앉아있었는데 가족외에 문상객은 없었다. 너무나 쓸쓸한 생각이 들어서 같이 하숙을 했던 전병혜선생님에게 전화로 알렸다.

세상을 잘못 만난 천재 오병은 선생님은 그렇게 가셨다. 참으로 쓸쓸하고 서글프다. 다음 세상에 그 분의 천재성을 발휘할 날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제 오병은 선생님과의 인연도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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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Verdi의 Requiem

< 베르디의 레퀴엠 >

20살 때 論語를 읽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다.

“興於詩 立於禮 成於樂(흥어시 입어예 성어악)” 이라는 구절 때문이었다.

뜻인즉 “시로써 감흥을 얻고 예로써 자신을 세운 다음에 음악으로 이룬다” 는 것이다.

나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오! 공자님!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나는 공자는 점잔만 빼고 음악같은 것은 싫어하는 사람으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다. 공자는 음악을 너무나 좋아했고 ‘樂經’이라는 책을 쓰기도 했는데 불행하게도 전하지 않는다.

당시 나는 논어를 읽기 직전에 헤르만 헤세가 쓴 ‘별에서 온 이상한 소식’을 읽었는데

헤세의 책을 읽으면서 음악에 대한 내 평소의 생각과 헤세의 생각이 정확하게 일치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헤세는 모든 예술의 종착역은 음악이라고 설명하고 있었다. 그러나 논어를 읽고 보니 그것은 위에 말한 공자의 말 한마디면 헤세의 책 한 권의 설명이 끝나는 내용이었다. 헤세는 20세기 인물이고, 공자는 춘추시대 사람이니 공자는 헤세보다 약 2500년 전에 그 이치를 깨달은 것이다.

맹기호의 생각:

詩에는 운율이 있다. 운율은 곧 음악이다. 그림에도 음악이 있다. 나의 독단일 수도 있겠으나 화폭에서의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은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건축에도 음악은 있을 수 있다. 무용은 음악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니 모든 예술의 근본 바탕이며 종착역은 음악이라 생각한다.

오늘 베르디의 레퀴엠 공연을 보았다. 저녁시간에 아내와 함께 경기도문화예술회관에 가서 공연을 보았는데 오랜만에 맛보는 음악회인지라 좋은 시간을 보냈고 아내도 좋아하였다.

내가 20살 때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공연에 합창단으로(나는 세컨 베이스)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6개월 간 연습하였고, 주연 성악가들이 노래 연습하는 것을 구경하고 있다가 합창차례가 되면 나가서 노래를 불렀다. 여러 달을 듣다보니 합창은 물론이요 알프레도, 비올레타, 제르몽의 아리아 , 나중에는 오페라 전체를 이태리 말로 저절로 외우게 되었다. 28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다 외운다. 국립극장에서 공연했는데 그 때의 경험이 평생에 걸쳐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한다. 정말 공자의 말처럼, 그리고 헤세의 말처럼 음악보다 더 한 예술은 없다.

레퀴엠 공연은 좋았다.

제 1곡 Requiem의 도입 부분이 잔잔하고 아름다웠으며 제2곡과 6곡의 합창은 너무 좋았다. 특히 제 2곡 Dies Irae는 베르디 음악다운 느낌이 들었다. 성악가 중에서는 소프라노 이명희씨가 좋았는데 목소리가 아주 아름다웠다.

<베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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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쉬고 싶다

아주 오랫동안 일기를 쓰지 못하였다.

11월 12일- 13일 양일 간 학교 평가가 있었다. 외부 인사 5분이 우리 학교를 방문하여 전반

적인 교육활동을 점검하는 일이다. 약 2개월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학교 평가를 준비했는데

매우 힘들었다. 우리 학교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평가단들에게 어떻게 하면 학교 교육

과정을 이해시키느냐가 관건이었다. 하여튼 최선을 다하여 준비하였고 평가는 무사히 끝났

다.

우리가 준비한 것에 비하여 평가단이 제대로 보아주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학

교 평가를 마치고 나서 생각해보니 준비하느라고 힘들기는 했지만 스스로의 근무자세를 바

로 잡고 나태해지지 않도록 하며 2세 교육을 위하여 더욱 노력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8개 학교를 대상으로 평가를 하고 그 중에서 등위를 가리는 일이기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 며칠 지나면 발표가 나겠지! 하여튼 후련하다. 좀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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