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여튼 나는 클래식에 관한한 문외한이다.
왜 이렇게 되었는지 그 연유를 따지기도 힘들다.
어떻하다가 이런 인생을 살게 되었은지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아마도 절대음감이 절대적으로(?) 없었기 때문이었나?
음악이 인생에 얼마나 중요한지 늘 강조하고 다니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클래식 음악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다.
곰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내가 음악에 바보임을 위장하는 방법은
베르디의 오페라 ‘라트라비아타’를
이태리어로 2시간 짜리를 다 외운다는 사실이다.
아리아는 물론이고 합창곡도 다 외운다.
물론 가끔 부르기도 한다. 이것으로 무식을 면하기도 하고
회식자리에서는 가물에 콩나듯 아리아를 불러서
다른 사람에게 내가 클래식을 듣는 사람처럼 위장(?)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어찌 인생을 위장한단 말인가?
그것도 한 순간도 아니고 음악인생 전체를 위장한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격이다.
음악적 빈곤은 어떤 현란한 어휘의 방패로도 가려질 수 없다.
무엇보다도 속마음 자체가 허허로운 정신적 공황의 상태는 어떠한 물질적 충족으로도 극복 불가능한 것이다.
재작년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으로 떠들썩 했을 때
자동차 운전중에 매일 모차르트를 들었으나 그것으로 내 음악의 빈곤을 메우기는 어려웠다.
결국 클래식에 대한 허허바다같은 목마름을
학교다닐 때 배운 이태리 가곡 몇곡과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인 고향을 그리는 노래와 비목, 장안사, 이은상의 시에 곡을 붙인 내고향 남쪽바다, 가을에 서정성 짙은 고향의 노래, 높은음에 무리하게 도전해보는 그리운 금강산 등의 우리가곡 몇곡을 불러보는 것으로 대신해왔다, 평생 그렇게 살아왔다. 거기에 더하여 내가 최고로 타락하면 가는 노래방에서 부르는 패티김, 조영남, 양희은, 김광석 등의 유행가 몇곡이 내 음악 속 밑천의 전부이다.
이렇게 살 수 많은 없지 않은가!
이것이 어떻게 맹기호 음악의 전부일 수 있단 말인가?
그렇다면 스스로 지식인이라 말하는 내 자신의 인생이 너무 초라하지 않은가?
얼마전 피아노를 전공한 어느 대학원생이 들어보라던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서혜경의 연주로 오늘 들어보았다.
들어보니 평소에 많이 듣던 곡이다.
그런데 대강 듣지 않고 정신을 모으고
선율에 몸을 부드럽게 맡기며 들어보니
정말 좋다.
쇼팽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아! 정말 감미롭다.
음……피아노의 시인이라고…..
< 자료 수집>
피아노의 시인’ 이라 불리는 쇼팽은 39년의 짧은 인생 동안 그는 오로지 작곡과 연주회에
전념한 정열의 음악가이다. 그는 러시아가 폴란드를 침공한 후에는 파리로 건너가 연주회로 번 돈을 모두 조국을 위해 싸우는 독립운동가들의 지하 자금으로 송금한 위대한 애국자이기도 하다. 이처럼 폴란드를 사랑했던 쇼팽은 파리로 떠나올 때 조국의 흙 한 줌을 소중히 싸가지고 왔다. 쇼팽이 숨을 거두자 조국의 한줌 흙은 그의 시신 위아래에 뿌려졌고, 그의 묘비에는 “여기 파리 하늘 아래 그대가 잠들고 있으나, 그대는 영원히 조국 폴란드의 땅 위에서 잠들어 있노라.“라는 비문이 새겨졌다. 이 비문을 읽다보면 쇼팽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쇼팽의 <즉흥 환상곡>은 쇼팽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데, 유작으로 알려져 있다. 쇼팽이 죽을 때까지 출판을 허락하지 않고 자신이 항상 악보를 가지고 다닐 정도로 아꼈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즉흥 환상곡>은 쇼팽의 사후 출판되었고, 유작으로 이름 붙여진 것이다. 아마도 조국에서 가져 온 한 줌의 흙만큼, <즉흥 환상곡>은 그에게 마지막까지 간직하고 싶었던 귀한 작품이 아니었을까.
<즉흥 환상곡>은 오른손과 왼손의 비율이 4:3으로 이루어지는 강렬한 연주로 시작된다. 과학적인 감각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맞춰질 수 없는 복잡함이 오히려 신선함을 주는 이 곡 또한 피아노를 치는 학생이라면 꼭 한번 쳐보고 싶은 곡이다. <즉흥 환상곡>은 세도막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A-B-A’ 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세도막 형식이란 처음과 끝부분은 거의 비슷하고 중간 부분에 새로운 느낌의 신선함이나 장중함을 부여하는 형식을 말한다. <즉흥 환상곡>에서 나오는 세도막 형식의 중간 부분은 학창시절에 가사를 붙여 노래로 불렀을 만큼 매우 감미롭고 매력적이다. 곡이 끝날 무렵에는 스러지는 바람처럼 아득히 멀어진다. 음악은 눈에 보이지도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청각을 통해 가슴 속에 촬영되어 영원한 잔상을 남기는 예술이다. 쇼팽의 <즉흥 환상곡>도 이처럼 우리 가슴에 영원히 남아 심금을 울리고 있다.
즉흥곡이란 오랜 구상을 통하여 깊이 생각하여 만드는 것이 아니라 즉석에서 그 때의 기분을 일시적으로 써내려가는 곡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잘 정돈되지 않을 수 있으나 쇼팽의 즉흥곡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잘 정리된 형식을 취하여 그의 천재성을 나타낸다. 곡은 3부 형식으로 구성되어 주부는 처음 네 마디의 서주 다음에 왼손의 여섯 잇단음표에 대해 바른손 즉 고음부의 16분음표의 음상으로 조화되는 화려한 악장으로 시작된다. 리듬이 서로 다른 바른손과 왼손의 음형이 교차하는 가운데 생기는 일종의 환각이 주부의 주상이다. 이주부는 알레그로 아지타토의 2분의 2박자이지만 중간부는 D플랫장조의 4분의 4박작자로 모데라토 칸타빌레라고 표시되어있다. 중간부는 극히 감상적이며 아름답고 애수적인 선율이 여러차례 되풀이 되어 듣는 사람에게 깊은 감명을 준다. 이 중간부가 끝나면 다시 처음의 주부가 복귀되어 재현된다. 코오다는 중간부의 선율이 저음부에 회상되어 여운이 오래 오래 남는 인상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