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즈음 슬럼프에 빠졌다. 뚜렷한 대상이 없는 저항감이 가슴에 자리하고 있고, 늘 우울하다. 이런 것이 우울증인가……매사에 의욕이 없다. 아내도 걱정하는 눈치다. 도무지 기운이 나지 않는다. 웃음이 사라진지 꽤 되었다. 허리 잘린 겨울나무 같다.
붕우(朋友) 남기완 교수가 보낸 글이 마음에 와 닿는다. “20 대는 머리 좋은 사람이 최고이고, 30, 40대는 노력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 없으며, 50대는 운 좋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다”고 했다. 50대를 결정하는 요인이 운이라고 하는 것에 선뜻 수긍이 가지 않는데, 여기서 운이라 함은 행운을 말함이 아니라, 개인이 평생 동안 쌓아온 인간관계를 말한다.
나의 50대는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차적인 책임은 물론 나에게 있다. 누구를 탓 할수 있으랴! 교만한 마음, 정돈되지 않은 생활, 봉사하지 않는 생활, 정진하지 않는 신앙생활, 학문에 게으른 생활 태도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요즈음의 우울한 생활에 그나마 기쁨을 주는 것은 아들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일이다. 아들이 운전을 가르쳐 달라고 말했을 때 아주 기뻤다. 아들이 어른이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이제 아들이 면허를 따면 나도 뒷 자석에 앉아서 호강을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어떤 이는 가족은 신경질이 나서 운전을 가르칠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달랐다. 마냥 즐겁기만하다! 더구나 녀석이 처음 운전대를 잡을 때부터 감각을 타고난 사람처럼 마치 물 만난 고기처럼 운전을 잘했다. 아마도 캐다나는 넓은 나라이고 대부분의 학생들이 운전을 하기 때문에 면허가 없는 아들은 소외감을 느꼈으리라. 아들은 이번 방학에 운전면허를 따려고 작심을 한 것 같다. 저녁마다 퇴근 후에 아들 옆에 타서 시내운전연수를 하는데 나로서는 정말 아름다운 시간이다. 아들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아버지의 기분! 너무나 좋다. 아들은 어제 주행시험까지 합격하였다. 축하해주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도 기뻐하셨다. 음……그런데 오늘부터는 아들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기쁨은 없게 되었구나! 그나저나 이제는 몸을 추스르고 일어나야 하는데…… 이렇게 연일 술만 먹으면 어떻게 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