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일요일 아침 7시
늙으신 아버지, 어머니 나 이렇게 셋이서
아버지가 어제 비를 맞고 자전거를 타고
홈플러스에 가서 사왔다는 조기를 구어 아침을 먹었다.
아침을 먹으면서 어제 사무실에서 있었던
일을 주제로 이야기를 했다.
형제들이 모두 빼어난 두뇌여서
미국에서 교수로 활동중인 유도형 교장선생님 형제들에 관하여
교무행정 능력이 뛰어난 교무부장님, 재벌로 성장한 남동생, 의사부부인 여동생, 그리고 치과대학에 다니는 딸에 대하여
사랑받는 아내로 살고 있으며(사랑받는 현장을 목격하고 감동받은적 있음)
거기에다 지난 주에 10킬로 단축마라톤에서 57분대의 기록을 세우고
남자 참가자들을 멀리 따돌렸다는, 멋쟁이 곽니라(郭尼羅) 선생님에 대하여
신호등이 걸린 신영통 사거리에서
운전석 시트에 사선으로 기대서
낭만적인 모습으로 석양을 받으며 상념에 젖어있던(옆차선에서 목격함, 그렇게 진지하게 사유에 빠진 모습은 처음봄), 늘 좋은 사무실 분위기를 연출하는 서순원선생님
늦동이 때문에 온 집안에 사랑이 넘친다는
컴퓨터 전문가인 교수님과 사는 양희영 선생님에 대하여
(실제로 건형이를 본적이 있는데 정말 대단한 아이였다)
아내와 아이들은 아직도 잠을 자고……
나는 커피와 함께 컴에 있다.
늦잠자는 아내를 탓할 수는 없다. 따지면 늦잠도 아니다.
어제 밤에도 퇴근 후 빨래와 부엌일, 그리고 특유의 느림으로(후후)
1시 40분에 잠자리에 드는 것을 보았으니 잠을 자도록 내버려둔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여자가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나는 어제밤에 저녁을 먹고 7시부터 잠을 잤으니….입이 열이어도 할말이 없다.
휴일 아침 늦잠을 자는 것은 아내의 유일한 휴식이다.
일요일 교회에 가는 시간에도, 스스로 일어나기 전에는 아내를 깨우지 않는다. 그런데도 매주 나에게 부탁을 한다. 일요일 아침에 교회갈 시간에 깨워달라고……나는 한번도 부탁을 들어준 적이 없다. 나는 안깨운다.
아랫층에서는 늙으신 아버지와 어머니가 정겨운 대화를 나누신다
영통에 사는 조카딸이 아직도 15평 아파트에서 산다는 이야기
어머니가 친구분들 중에서 제일 검버섯이 없이 피부가 좋다는 이야기
내일은 마당에 심은 고추를 따서 말려야 겠다는 이야기
10, 11, 12, 13, 14, 닷새동안의 연휴는 아무런 계획도 없이
편안하게 빈둥거리면서 시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