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오전 11시
아버지 어머니는 안방에서 텔레비전을 보고계시고
나는 2층 마루에서 그 동안 연수받은 내용을 컴퓨터로 정리하고
컴퓨터를 아버지에게 빼앗긴 둘째 녀석은 제방에서 환타지소설에 빠져있고
아내는 자기 방에서 소설 ‘소환장’을 읽고
집안은 고요하였다.
이 때 정적을 깨트리는 대문 벨이 울렸다!!
개가 목을 세운 소리를 내며 짓는다.
음……누굴까? 식구들은 일순간 숨을 멈추고 귀를 세웠다.
개가 짓는다 그렇다면 외부인이다!
어머니가 나갔다가 현관에 들어오시면서 “웬 거지가 밥을 달라고 왔는데 남은 밥이 없으니
돈을 줘야겠다”라고 하시면서 파란 만원권 한 장을 들고 나가신다. 나는 ‘아니 거지에게 만
원씩이나 주십니까’? 라고 놀라니까 어머니는 한 사람이 아니고 여러 사람이기 때문에 만원
은 줘야한다고 하신다. 나는 그러면 버릇이 되어 매일 옵니다! 안됩니다 라고 말하고 어머
니를 만류하면서 1000원짜리 두 장을 들고 나갔다. 웬 40살 정도 먹은 반바지에 고무신을
신은 남자였다. ‘여러 날을 밥을 먹지 못하고 빵과 과자 등을 먹었더니 밥이 먹고 싶습니다.
밥을 좀 주시지요’ ‘나는 남은 밥이 없으니 이거라도 가지고 가시오 라고 2000원을 내밀었다
그는 ’예수 믿고 복 받으세요‘ 라고 말하면서 머리 숙여 인사를 하고 사라졌다. 들어오면서
어머니는 왜 한사람을 여러 사람이라고 속이시면서 만원짜리를 들고 나가셨을까하고
생각하였다. 음……어머니는 처음부터 거지에게 만원을 주고싶으셨던 것이다.
내 잘못이다. 요즈음 상가를 다니는 거지는 많지만 가정집에 벨을 누르면서 구걸하는 거지
는 없다. 몇 년만에 우리 집에 찾아온 거지인데 안으로 모셔 정식으로 상을 차려주었어야
옳았다. 그리고 그러지 못할 바에야 어머니가 만원짜리를 주도록 모른 체 하거나, 잘하셨다
고 어머니의 행동에 공감을 표시했어야 옳았다. 지난 뒤에 후회해야 무엇하랴 거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주희(朱子)의 열가지 후회(십회)가 생각난다.
거지는 오랜만에 우리 집을 찾아온 귀인이었다.
다음에 다시 우리 집을 찾아오는 거지가 있다면
안으로 모셔 정식으로 상을 차려 대접하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