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어떤 일이 있어도 찾아오시오 >
1970년 초, 일본에 있는 오사카시립박물관에서 경매를 겸한 특별한 전시가 열렸다.
전시 규모도 대단했지만 세상을 깜짝 놀라게 만들 작품이 출품되어 개막도 하기 전에 메스콤이 떠들썩했다.
이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들 중에서 백미는 단연코 청자연화문표형주전자였다.
그런데 이 주전자가 어떻게 일본으로 반출되었는지는 철저하게 베일에 싸여 있었다.
주전자는 윗도리가 꽃봉오리 모양이고 아래위가 조롱박 모양으로
비록 주구(注口)와 손잡이 위 부분이 수리되었으나 걸작 중에 걸작이었다.
일본 내에서도 100만 불을 호가해 살 사람이 없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 전시회에 대한 정보가 중간 책을 통해 삼성 그룹을 이끌던 이병철에게 들렸다.
그러자 이병철은 어떠한 희생을 치르고라도 우수한 문화재를 되사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는 사진만 보고서도 중간 책을 내세워 경매에 임하고자 작정했다.
“일본을 다녀오시오. 어떤 일이 있어도 찾아오시오.” “알겠습니다.”
중간 책은 즉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며칠 동안 정황을 살핀 그는 시간을 맞추어 경매장으로 들어섰다.
입구에서부터 다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돈을 많이 준다면 쉽게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국익에 위배되는 행위다. 가장 적당한 값으로 되찾아야 했다.
오사카박물관은 일본 내의 굵직한 수집가와 관람객들이 몰려와 입추의 여지가 없었다.
경매장 중앙에 자리를 잡은 중간 책은 주전자가 책상 위에 올라오기만을 기다렸다.
드디어 경매 분위기가 한참 고조되었을 때
사회자의 책상 위에 신광이 번뜩이는 청자 주전자가 올려졌다.
세계 10대 도자기에 속하는 명품으로 청자 중 제일로 치는 주전자이다.
비록 미국 후리아 갤러리에 크기와 형태가 같은 청자가 또 있지만
그것은 뚜껑이 없는 불완전품이고, 사회자의 책상 위에 있는 주전자는 온전한 것이다.
중간 책은 땀을 닦으며 경매에 임할 마음자세를 가다듬었다.
경매가 시작되고, 처음부터 천문학적인 거금으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경매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은 천문학적인 거금에 연실 마른 침만 삼켜 댔다.
서로 가격을 치고 받는 사이에 어느새 3,000만원이 넘어 섰다.
경매장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3,500만 원”
조용. 땅! 땅! 땅! 낙찰을 알리는 경락봉이 힘차게 울리고,
이곳저곳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3,500만 원(圓). 비록 우리 것을 거금을 주고 다시 산 격이나
그 일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사명감이 숨겨져 있었다.
이 청자 주전자는 1970년 12. 30일 국보 제133호로 지정되고,
지금은 용인 호암 미술관에 소장되어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모 미술잡지에서 궂이 가격을 매긴다면 250억은 호가할것이라고 밝힌적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