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숲은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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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1학기말로 정년 퇴직하는 교장선생님들을 축하하는 저녁 모임에 참석하여 술을 적당히 마셨다.

모임에서 한잔 할 요량으로 차를 갖고 가지 않았다. 모임장소가 경기도청 옆이면 우리 집에서 도보로 가능한 길이기도 했다.

스스로 불콰하여(ㅎㅎㅎ) 끝나고 걸어오면서 기분이 좋았다. 태워 준다고 권하는 교장이 여럿있었지만 나는 그냥 걸었다.

 

집에 거의 다왔을 즈음 문자가 오길래 보았더니 대리운전회사에서 보내는 스팸문자였다.

문자를 보니 갑자기 심사가 뒤틀려 몇가지 메뉴를 눌러 문자를 지웠다.

문자 하나 지우는데 시간이 길게 걸린다는 생각이 들어 중간에 취소할까 하다가 그대로 두었다.

아뿔싸! 이미 때는 늦었다. 1300여명의 연락처가  날아갔다. 저장된 전화번호를 모두 삭제한 것이다.

휴대폰 대리점에 연락했지만 방법이 없단다! 정말 낭패다!

큰 아들 아산이가 인터넷으로 들어가 복구해본다고 열심히 하더니 500명 정도는 복구하였다.

복구시점이 언제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복구된 번호가 일관성이 없다. 어떤 번호는 복구되고 어떤 번호는 없어졌다.

정말 낭패다! 전화가 와서 번호가 떠도 누군지 모른다. 그러니 “정성을 다하겠습니다. 맹기호입니다” 이런 식으로 받는수밖에 없다.

이제 하는 수 없다. 다른 사람이 전화를 걸어오기를 기다려 새로 저장하는 수밖에 없다.

 

한편 생각하면……1300명의 번호가 다시 만날 사람도 아니고, 이제는 이쯤해서 정리할 필요도 있겠다.

채근담에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지나가고 나면 숲은 소리를 남기지 않는다”고 했던가. 지난 과거는 잊으라는 뜻이다. 번호 잘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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