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시간을 조금 늦추어 지인을 만나서 소주를 반병 먹었다. 나는 원래 술을 잘 하지 못하여 술자리에서는 언제나 조심한다. 주는 잔을 다 받아 마시면 집에 와서 너무 고생을 하기 때문이다. 머리가 아프고, 구토 증세가 나고…… 하여튼 나는 술과는 인연이 없다. 사실 두 잔이 적당하지만 상대가 자꾸 권하여 석 잔을 마셨다. 이백은 석 잔을 마시면 도에 통한다고 했는데 나는 머리만 아프다(후후)
술을 마시면서 오늘 집사람이 없는 날이라는 생각을 했다.
아내는 학교에서 선생님들하고 여행을 갔다. 선유도라 했던가?
문제는 아내가 없는 밤에는 내가 잠을 못 이룬다는 사실이다.
언제부터인지 확실하지는 않지만 오늘 그 사실을 확실히 알았다.
지금 새벽 3시 30분인데 아직도 잠을 자지 못하고 있다.
텔레비전도 보았고,
신문도 다 읽었고,
수필집도 읽었다. 그러고도 잠이 오지 않는다. 성경을 읽으면 잠이 오는 수가 있는데 성경은 읽기 싫다. 이제 더 이상 잠들기는 틀렸다고 생각하여 컴에 앉아 글을 쓴다. 불면증! 아마도 어머니에게서 이것을 물려받은 것 같다. 나는 피곤한 날도 잠을 잘 자지 못한다.
오늘 집에 없는 아내……
아내는 잠복을 타고 난 사람이다. 등만 붙이면 잔다.
정말 잘도 잔다. 아마도 그것은 피곤하기 때문일 것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하니 지치고,
복잡한 전철을 아침저녁으로 타고 다니니 또 지치고,
집에 오면 설거지에, 빨래에, 밤늦게 까지 집안일을 하고, 12시 이전에 등을 이불에 붙여보지 못하니 얼마나 피곤할까!
아내의 잠드는 시간은 보통 새벽 1시다.
그러니 어찌 잠이 많다고 하겠는가!
아침 여섯시에 일어나야 석영이 도시락 싸고, 출근할 수 있는 것을……
아침에 내가 또 양복 찾지, 안경 찾지, 핸드폰 찾지……찾아달라는 것이 한 두개 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