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캄보디아 여행

며칠 동안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전에 부터 보고싶었던 앙코르와트 사원을 보았다.

우리나라와 직항노선이 없어서 태국에 갔다가 캄보디아 국경지대까지버스를 타고가서 앙코르와트에 갔다. 돌로 이루어진 건물들은 정말 대단한 것이었다.

캄보디아 사람들은 매우 가난하고, 맨발로 다녔지만

대단히 순박하고 언제나 미소를 띠고 있다.

킬링필드에서 보였던 잔학함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그 곳에서는 반팔셔츠에 반바지를 입고 다녔는데 들어와보니

영하20도를 육박하는 날씨에 놀랐다.

앙코르와트 남문에서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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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정말 돌이키고 싶은 날이다!

두달이나 기다렸어도 진돗개는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번 출장길에 정무학교장선생님을 만났을 때 “개가 집을 나가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씀드렸더니 “한 달 후에 새끼를 낳으니 한 마리 가져가라”고 하셔서 염치없지만 기다렸다.

그리고 엊그제 6마리 중에서 두 번 째 실한 놈으로 한 마리 가져왔다. 낳은지 40일 되는 흰색 암놈이었다. 사실 흰색 수놈이 제일 멋있고 실했는데 수놈은 나중에 크면 너무 사나운 것이 흠이다. 내가 큰 집에 살고 있다면 당연히 어깨가 떡 벌어진 수놈을 골랐을 것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도 듬직한 수놈을 두고 온 것이 아까웠다. 아! 나는 언제 진돗개 수놈을 마음 놓고 길러보나!

집에 개를 데려오니 식구들이 관심을 보이고 난리다. 우선 병원에 가서 예방주사와 벼룩약부터 발랐다. 주사값으로 거금 35000원, 작은 사료 한봉지 10000원 합45000원! 동물병원은 의료보험도 안된다. 예방주사를 앞으로 4번 더 맞추어야하니 주사값만 10만원을 추가로 들여야한다. 개를 키워보면 알지만 장염이나 홍역을 앓다가 죽는 경우가 많다. 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백신을 맞춰야한다. 개의 백신은 2주일 간격으로 5번을 맞춘다. 한번에 25000원! 모두 125000원, 그럼 똥개는 어떻게 하나? 다행이 똥개는 병에 강하다. 순종일수록 병에 약하고 한번 걸리면 대부분 죽는다.

단골병원에 갔더니 아침이라 의사가 출근하지 않았다. 할 수 없이 새로 생긴 동물병원으로 갔다. 간판부터 마음에 들지 않는다. “황제동물병원” 엠병헐!! 뭐 이런 간판이 있나! 젊은 수의사는 갓 졸업을 한듯하다. 첫마디가 남자입니까? 여자입니까? 세상에! 나의 대답이 좋을 리가 없다.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고 암놈입니다.” 순간 젊은 수의사는 멋짓하다가 다시 뭇는다. “엄마하고 언제 떨어졌습니까?” 나의 대답 “엄마하고는 잘 모르겠고 오늘 에미 한테서 떼서 데리고 왔습니다.”

사람이든 개든 새끼가 귀엽다. 흰색 진돗개는 더욱 귀엽다! 신통한 것은 낳은지 40일이면 아무것도 모를텐데 똥오줌을 가린다. 정말 신기하다. 날씨가 너무 추워 당분간은 목욕을 깨끗이 시켜 실내에서 사과상자에 담아 기르기로 했는데, 낑낑대는 소리를 내서 마당에 내놓으니 똥과 오줌을 싼다. 실내에서는 배변하는 일이 없다. 참으로 신통하다! 귀여움 받게 생겼다.

개도 물을 별도로 먹어야한다. 밥은 먹지 않아도 살수 있으나 물을 먹지 않으면 죽는다. 우유를 먹이는 개도 물은 따로 먹어야한다. 적당한 물그릇을 찾으니 없다. 눈에 띄는 것은 녹색의 대접인데 아마도 중국집에서 짜장면 시켜먹고 돌려주지 못한 플라스틱 그릇인 듯 하다. 그러나 어머니가 반대하신다. “그릇이 너무 크고, 가벼워 개가 들어가 엎어버릴 염려가 있다”는 것이다 . 그럴듯하였다. 어머니가 도자기 밥그릇 중에서 가장자리가 조금 깨진 것을 들고 오셔서 물그릇으로 하자고 하셨다. 아내는 깨진 부분이 너무 작아서 먹는 그릇과 혼동할 염려가 있다고 우려했으나 내가 보기에 큰 문제가 없을 듯하였다. 물을 주었더니 예상대로 개가 물을 잘 먹는다. 마지막까지 핣아 먹는다. 나는 혹, 혼동할까하여 매직으로 크게 써놓았다. 마치 어머니가 쓰신 것처럼 “개바끄릇” 외부에 돌아가면서 3군데나 썼다.

이튿날 저녁 식탁에서 일은 벌어지고 말았다. 아버지 어머니 나 석영이 이렇게 넷이서 정겹게 저녁식사를 했다. 나는 젓가락으로 주로 식사를 하고, 숟가락을 사용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데 입맛을 돋구는 비벼먹는 된장이 있어서 밥에 된장을 넣고 숟가락으로 싹싹 비벼 먹었다.

밥을 다 먹고는 내가 먹은 밥그릇과 수저를 설거지 통에 넣기 위해 손으로 들었다. 밥그릇을 눈높이로 들었을 때 나는 내가 잘못보기를 바랬다. 거기에 분명히 “개바끄릇”이라고 써있었다. 밥을 먹을 때는 위에서 수직으로 내려다보니 옆에 써놓은 글씨가 보이지 않았었는데 손으로 들고 보니 거기에 글씨가!!! 세상에!!! 된장을 넣고 싹싹 비벼먹었는데……밥은 어머니가 퍼주셨고, 아내는 헬스장에 가고 없었다. “어머니! 아니 개밥그릇이 아닙니까!!” 모두들 너무나 놀라 아무 말도 못했다.

세상에! 이 집의 가장이 개밥그릇에 밥을 먹다니 물론 아버지가 계시지만 실질적인 가장은 나다. 그리고 나의 사회적 위치를 보아도 개밥그릇에 밥을 먹을 처지는 아니지 않는가! 아니 사회적 위치를 따지기 이전에 기본적 인권 차원에서도 내가 개밥그릇에 밥을 먹을 수는 없지 않은가? 장자크 루소, 존 로크등의 계몽사상가에서  비롯된 천부인권과, 프랑스 인권선언에 나타난 기본적 인권, 유엔헌장에 나와 있고, 대한민국헌법 제2장도 나와 있는 국민의 권리에 비추어도 인간이 개밥그릇에 밥을 먹을 수는 없다!

헬스장에서 돌아온 아내는 배꼽을 잡고 웃는다! “너무 웃지 마시오. 아마 당신도 개와 같이 밥을 먹은 꼴이 될 것이니! 부부로 사는 사람이니 당신 입도 별수 없을 것이요”라고 말하고 양치질을 세 번이나 하였다. 그래도 찝찝하다 양치질을 하고 들어오는 나를 보고 아내가 하는 말 “어머니가 실수하신 일이니 어른이신 아버님이 당했으면 큰일이고, 며느리가 당했으면 며느리에게 미안했을 것이고, 석영이가 당했으면 펄펄뛰고 토했을 것이고, 그래도 만만한 사람이 당신 아들이니 당신이 당한 것이 큰 다행” 이라고 말한다.
정말 돌이키고 싶은 날이다!!!!!!!!!!!

 

문제의 개 바끄릇-위에서 수직으로 보면 글씨가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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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孟碩在, 孔貞淑, 孟起鎬, 任松順, 맹인영, 맹석영, 珍犬喆, 珍犬順

우리 집은 단독주택이다. 아파트에 도둑이 많다고 난리지만 단독주택단지에 비하랴! 우리

동네는 도둑이 많다. 그래서 나는 오래전부터 개를 키운다. 세퍼트, 코카스파니엘, 잡견, 진

돗개 등을 30년 동안 쉬지 않고 키웠다. 그 중에서도 진돗개 수놈을 좋아한다. 진돗개 수놈

은 서있는 자세가 당당하고, 삼각형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숫사자 같은 갈기가 있다. 집을

지키는 방견으로는 세계최고이다. 낯선 방문객을 보면 표독스럽게 짓고, 행동반경 내에 들

어 오면 거침없이 문다. 수놈을 좋아하지만 너무 사나워 방문객에게 나쁜 인상을 주기 때문

에 암놈을 기른다. 처음에는 누런색 개를 길렀는데 요즈음에는 흰 진돗개를 기른다. 흰색깔

의 개가 집에 복을 가져온다는 속설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 집에는 도둑이 들지 못한다.

주변의 집들은 여러 번 털렸지만 우리 집에는 도둑이 들지 않는다.

대문의 문패는 내가 직접 페인트로 썼는데 孟碩在, 孔貞淑, 孟起鎬, 任松順, 맹인영, 맹석영,

珍犬喆, 珍犬順 이렇게 여덟 명을 하나의 나무판에 써서 붙였다. 요즈음 여덟 식구가 함께

사는 집이 어디 있는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도둑이 들지 못한다. 사실 마

지막 두 식구는 개 이름이지만 한문으로 써놓으니 알아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이집은 사람이 많이 사는 구나” 이렇게 인식되어있다. 짜장면 시켜먹을 때도 좋다. 전화로

이리저리 집의 위치를 말해주다 보면 상대방이 “아! 문패 많이 달린 집이요.” 이렇게 알아

듣는다.

정무학교장선생님 댁의 진돗개가 새끼를 낳았다 해서 암놈을 하나 얻어다 길렀다.

집도 잘 지켰는데 두달 전에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집을 나갔다가 다른 사람에게 잡

혀 묶여있는 것이 분명하다. 털 빠지는 병이 걸렸을 때 포기하지 않고 두 달이나 약을 발라

주어 어렵게 고쳤는데 정말로 섭섭하다 좋은 주인을 만났기를 바란다.

<잃어버린 진견순>

<우리집 문패>

<문패가 달린 우리집 대문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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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살살 달래가면서 사는 수밖에 없다

오후 2시 창밖을 보니 가랑눈이 온다. 소리 없이 온다. 어찌 보면 눈도 아니다. 반은 비처럼 내려 자칫하면 비로 착각할 정도였으나, 바람이 내리치는 버드나무 가지처럼 허공에 점선을 흩뿌리는 것을 보면 눈이라 불러야 맞다.

한 참 지난 후에 공익근무요원으로 있는 김기명 이병이 소리친다. 교감선생님! 눈 많이 와요! 그제서야 다시 창밖을 보니 어린시절 목화밭을 지날 때, 고개는 먼 산에 두고, 허리 아래로 손을 내려, 주인 몰래 슬쩍 따서 입에 넣던 목화 송이만한 것이 승무 추는 스님의 소매 자락처럼, 파도위에 실린 종이배처럼 너울대며 내려온다. 아! 오랜만에 눈이 오시는 구나! 예쁘게도 오시네!! 가히 분분한 낙화로고!!

갑자기 오늘 퇴근 후에 병원에 모시고 가기로 한 아버지 생각이 났다. 저렇게 눈이 내리면 교통체증이 생겨 병원에 가기 어렵지 않을까? 병원에 전화를 거니 아버지가 신뢰하는 의사는 인기가 있어 4시 이후에는 진료예약을 받지 않는단다. 오늘 진료예약이 끝났다는 것이다. 아뿔싸! 내가 방심했구나! 차라리 아침에 모시고 나올 것을……아침에 모시고 나오려 했는데 갑자기 아버지가 오전은 병원이 혼잡하니 오후에 가자고 하셔서 미루었는데 눈이 오는바람에 낭패를 당했구나! 아버지에게 오늘은 진료 받을 수 없다고 말씀드리고 내일 오전에 받기로 예약하였다.

5시에 퇴근하면서 석영이 생각이 났다. 눈이 이렇게 많이 오는데 걸어서 집에 오려면 힘들겠다 싶어서 픽업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수원고등학교에 도착하니 5시 23분, 허둥지둥 1학년 심화반을 찾아서 교실에 얼굴을 넣고 두리번거리니 석영이가 알아보고 교문에서 기다리란다.

석영이를 태우고 집에 오는 길에 석영이의 비염을 이번 겨울방학에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 병원에 가자고 하니 싫다고 한다. 억지로 차를 병원으로 돌렸다. 석영이는 자동차안에서 실내등을 켜고 수학문제를 푼다. 고등학생이 되더니 참으로 고생이 많다. 오늘 저녁에 오는 고종누이가 내준 수학숙제를 다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아빠 차가 도착한 것이 집이 아니고 병원임을 알고는 골을 부린다. “석영아 10분이면 된다”. 강제로 차에서 내려 의사에게 보이고 “코가 막혀 숨을 입으로 쉬고, 코를 흘리는 것을 보니 아비로서 불쌍해서 못 보겠습니다. 고쳐주십시오.” 2주일 동안 약을 열심히 먹으면 낳을 수 있단다. 집으로 데리고 와서 저녁을 먹은 후에 약을 먹였다. “석영아 시간 맞추어 약을 챙겨먹고 이번에는 꼭 병을 낮도록 하자.”

내일 출근길이 걱정된다. 아침마다 석영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었는데 기온이 급강하 하여 길이 얼어붙고 있으니 내일은 나도 대중교통을 이용해야하고, 석영이도 걸어서 학교에 가야한다고 일렀다. 아침에 6시에 일어나 고구마를 먹었다. 오늘부터 체중을 줄이기 위해 아침을 먹지 않고 고구마 반개정도를 먹기로 하였다. 아침 샤워를 하고 석영이를 깨우니 일어나지도 않는다. 걸어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다그쳤다. 평상시보다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도 결국 똑같은 시간에 일어났다. 하는 수 없이 차에 시동을 걸고 빙판을 출발하였다. “약은 챙겼니?” 방에 두고 나왔단다. 차를 세우고 집에 뛰어 들어가 ‘점심’이라고 써있는 약봉지 하나를 가지고 다시 핸들을 잡았다. 수원고등학교가 보였다. 이미 등교시간은 지났으나 빙판길에 대부분의 학생과 선생님도 오늘은 지각을 할 것이니 별문제 없으리라. 석영이가 내리기 전에 물었다. “아침 약은 먹었겠지?” “아니요 안먹었는데요.” 이런 낭패가 있나 진작에 그렇게 말했으면 아침약도 가져올 것을……”석영아 아버지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약을 잘 챙겨 먹도록하여라 참으로 답답하구나!

석영이를 수원고등학교에 내려놓고 집으로 다시 왔다. 아버지를 모시고 병원에 가야한다. 내 생각에는 치과에 가셔야 되는데, 지금 드시고 있는 내과 약을 먹은 후 이가 아프니 내과의를 만나 이를 상하게 하는 약을 준 것은 아닌지 물어보아야한다고 하셔서 내과에 갔다. 나로서는 어이없는 일이었으나 아버지의 고집을 누가 꺾으랴! 내과 전문의를 만나서 청진을 하고 아버지가 “선생님이 주신 약을 먹은 후 이가 아프니 혹, 이를 상하게 하는 약을 처방하셨는지요?”라고 물었다. 다행이 의사는 싫은 내색하나 하지 않고 “할아버지! 이는 연세가 많으셔서 아프신 것이고 우리 병원에서 처방한 약은 치아와는 관계가 없습니다.”라고 친절하게 말한다. 아마도 신사인 아들이 옆에 있으니 친절하게 대하는 듯하다. 나도 의사와 눈을 맞추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미안한 표정으로 맞장구를 쳤다. 의사는 아버지 얼굴은 보지도 않고 나만 보고 설명을 하며 동의를 구한다. “치과에 가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버지도 민망한지 “치과에 가는 길에 들린 것입니다”. 하고는 진찰실을 나왔다. 간호원에게 물으니 처방도 없고 진료비도 없단다.

이번에는 차를 몰고 치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교무실에 전화를 걸어서 아버지가 아프셔서 병원에 모시고 가기 때문에 출근이 늦겠다고 했다. 아버지는 또 “네 어머니도 이가 많이 아프시단다. 요즈음 무먼허(야매)의사에게 치료받고 있다.” 이 소리를 들으니 또 가슴이 철렁한다. 세상에 아들이 명색이 교감인데 야매치과를 다시신다니! 아버지 말씀이 또한 기가 막힌다. “야매치과도 다 기술자여 그 사람들도 치과 의사 밑에서 배운 사람들이여 기술이 뭐 별거여 누구든지 옆에서 보면 배우는 거지!” “아버지도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아버지는 치과 다니시고 어머니는 야매로 한다니 말이 됩니까? 몇천만원이 들어도 좋습니다. 어머니 이는 제가 제일 좋은 것으로 해드릴 것입니다.” 아버지도 미안하신지 더 이상 말씀이 없으시다. 한편으로는 이해도 간다. 어머니 이는 한 두개가 아니고 거의 몽땅 절단났으니 이를 새로 하려면 돈이 많이 들것이다. 정식 치과의사에게도 물어보셨겠지……세상이 두쪽이 나도 어머니 이는 내가 해드려야지!! 그런데 요즈음 어머니가 이상하시다. 나를 보고도 본체만체하시고 얼굴빛이 좋지 않으시다. 무엇인가 못마땅한 것이 있으시다. 무엇일까? 아니면 무슨 다른 고민이 있으신가??

한사랑치과는 지난달에도 온 곳이다. 아버지는 남달리 치아가 건강한 분이지만 나이가 있으니 예전 같지 않다. 한 달 전에 어금니가 상해서 금으로 해드렸다. 오늘도 의사는 엑스레이를 3장이나 찍더니 상한 이가 있다고 때우겠단다. 이를 때우고 나서 아버지가 “찬물을 먹을 수도 없고 딱딱한 것을 마음 놓고 씹을 수도 없습니다.” 라고 말하니 의사는 “할아버지! 4도 이하의 물과 40도 이상의 물은 정상인도 이가 시립니다. 저도 이가 시립니다. 할아버지 연세에 이정도면 최고로 치아가좋습니다. 크게 걱정하지 마셔요. 다만 충치를 조금 먹은 이가 있어서 이것을 때우겠습니다.” “이가 시린 것은 충치 때문이 아니고 나이 탓입니다. 3일치 약을 처방해줄 터이니 드시면 낳아질 것입니다.”

다시 집에 모셔다 드리는 길에 아버지가 하시는 말 “다시는 치과에 오지 않으련다. 이제 별 수 없다. 이를 살살 달래가면서 사는 수밖에 없다. 내가 늙은 탓이다. 나이가 팔십이 넘었으니 의사말대로 잇몸이 낡은 것이다.”

아버지를 집에 모셔 드리고 나서 드디어 출근을 했다. 자동차에서 시계를 보니 오전 11시!! 출근하면서 행정실장에게 핸드폰을 때렸다. 행정실 식구들과 점심이나 같이 하자고……그러고 보니 행정실장과 점심을 같이 한지도 오래되었다. 광우병도 있고, 조류독감도 있다고 하니 고등어구이나 먹을까?

차창을 열고 찬바람을 쏘였다. 시원하다. 가슴까지 시원하다! 겨울은 이렇게 추어야 제맛이지 야! 춥다 추워, 내 아들이 있는 토론토는 영하 30도라는데……녀석은 잘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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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보고 싶은 얼굴

그리운 얼굴들……

수첩을 보지 않고, 생각나는 대로 보고 싶은 사람을 적어본다.

멀리 캐나다 토론토 대학에서 공부하는

사랑하는 나의 아들 아산이

강천중학교 최원국선생님

성안중학교 변난훈 교감님

발안정보산업고등학교 정무학 교장님

평생 아름다운 친구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한밭대학교 남기완 교수,

천안에서 농사짓는 전학수,

사업하는 송기원,

매원중학교 나일남교감님,

강원도로 간 뒤 소식도 없는 서양화가 박영복님,

신앙심이 좋은 강완모선생님, 그리고 능력있는 워킹걸 임숙미샘

대부중학교 제자 홍아름, 김성아, 김다니엘,

집고치는 목수 김정일씨,

경기체육고등학교 선재복선생님,

서양화가 황은선씨,

백현중학교 황은희샘,

정발고 조수진샘,

정헌무 교감샘,

통영세무서 김채일 사무관,

서울시교육청 홍석 장학사,

교육인적자원부 오재덕 장학사

서양화가 고숙진샘

장곡고등학교 박찬일샘

서양화가 용환옥 형

영일중학교 김학규교감

외사촌 여동생 공영숙

건축사 주인수,

원곡중학교 정재필샘. 나장규샘,

전병혜샘, 이난희샘

자원봉사자 이희용님,

둥지소년의집 김문선스님,

안산시청에 있는 제자 이영분,

인제약국 오연숙약사, 그리고 신랑 황상로

고려대사학과에 다니는 제자 김영선,

부산일요화가회 지종근 형

남양중학교 박명옥샘과 그의 부인

YMCA 남윤형간사

세무사 정호열,

세계일보 편집부장 임국현

연극을 했던 제자 김영심, 신혜선

해뜨는집 김수잔나 수녀님

경기미협회장 이선열화백

군자공고 박현수샘

서양화가 권대균 화백

음식점정원가든 사장 고원진

어디사는지 모르는 젊은 날의 전우 김진수

박건웅시인

김태룡시인

서양화가 노석순님

대학동창 한병구

원곡고등학교 정전택샘

컴과 LCD전문가인 지원이 아빠

서울대학교 역사학과에 다니는 제자 정선훈,

그는 내 영향으로 역사학을 선택했다.

세모에 보고싶은 얼굴을 적어보았다.

만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 이들에게 복을 내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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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제가 밤 값은 합니까?

어머니는 이제 며칠 있으면 74세가 된다. 많이 늙으셨다.

젊어서는 허리가 가늘고 날씬하셨는데 이제는 몸도 두리뭉실 해지셨다.

오늘 아내 는 동료의 집들이가 있어 늦는다고 했다.

저녁 7시 40분!

집에 오니 어머니께서 저녁을 차리신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벌써 저녁을 잡수셨고 아버지는 안방에서 주무신다.

흰쌀 한 톨 없는 100% 현미밥 한 공기,

노란 배추 고갱이 쌈,

날배추를 삶아서 갖은 양념하여 나물처럼 무친 것,

김치국 한 그릇,

고구마 삶은 것 1개

이것이 오늘 저녁 메뉴의 전부이다. 나는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 식성과 거의 같아진다. 어머니도 고기를 즐기시지 않고, 김치를 주 반찬으로 하시는데 나도 요즈음 들어 채식 위주의 식단을 원한다. “어머니 우리 집에서 어머니와 제가 식성이 제일 비슷하지 않습니까?” 어머니는 “맞아 너랑 나랑 제일 비슷하게 먹는다.”라고 좋아하신다. 어린아이처럼 웃으신다.

어머니는 나와 함께 마주 앉아 내가 어떤 반찬을 잘 먹는가 구경하면서, 쉬지 않고 말씀 하신다. 아들과의 대화는 정겹다.

세대차이, 문화차이가 있을 것 같지만 별로 그렇지도 않다. 우리 집은 식탁 옆에도 텔레비전이 있는데, 마침 텔레비전에서 ‘현숙’이 노래를 한다. 어머니가 말씀하신다. “현숙이는 참 효녀다. 양부모가 모두 중풍에 걸렸는데 대소변을 다 받아내고, 그러다가 아버지는 죽고, 이제 어머니만 남았단다. 효녀상도 받았지! 오빠도 있는데 오빠가 모시기 싫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현숙이가 스스로 부모를 모시고 싶어서 모신다더라! 오빠도 좋은 사람이라고 자기 오빠 말을 좋게 했단다.”

음……나도 그 정도는 들어서 알지만 집에서 텔레비전을 보는 것이 주요 일과인 어머니가 연예계 소식은 나보다 한수 위다. 그러니 어머니가 신나게 설명을 하실 수 있지!

동네 황금부동산 주인이 동네 집들을 너무 싸게 소개해서 손해 본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

매산시장에서 옷과 구두를 수선하는 형제가 열심히 살아서 자식들을 다 잘 키우고 좋은 집도 샀다는 이야기, 나도 그 형제를 잘 안다.

역전시장 황정아네 가게에 들렸더니 날씨가 춥지 않아서 옷이 안 팔린다는 이야기,

밤을 까서 파는 할머니가 있는데 한 봉지에 3000원씩 두 봉지를 사면서 5000원만 하자고 했더니 안 깎아주어서 그냥 6000원주고 샀다는 이야기,

내가 말했다. “어머니 밤 까기가 얼마나 어려운데 그것을 깎아요. 다음부터는 달라는 대로 다 주고 사셔요! 했더니 ”안다 힘들고 말고! 그래서 6000원 다 주었다니까!

날밤을 먹는 맛이 좋다. 아드득 경쾌한 소리를 내며 씹힌다.

“어머니 날밤! 맛 좋습니다. 그런데 제가 밤 값은 하는 겁니까? 밥 한 그릇 다 먹고 또 밤을 먹으니”

“하고말고! 우리 아들이 왜 밤 값을 못해?

-종득이 형 생각이 난다.

어머님이 편찮으시고 모든 수발을 종득이 형이 다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떠신지? 종득이 형은 정말 효자다!!

나도 어머님이 누우시면 할 수 있을까?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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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아름다운 보리사

아름다운 보리사 부처님!

지난 2일간 내년에 수학여행을 다녀올 장소를 답사하고 왔다.

2일 동안에 30시간 정도 차를 탔으니 강행군이었다.

수원에서 출발하여 기흥톨게이트를 통해 고속도로에 오르고, 신갈에서 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한 다음 다시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하였다. 내가 들린 곳은

소수서원

부석사

경주 불국사

경주 남산

양산 통도사

부산 태종대

부산 광안대교

현대자동차

현재조선 등이었다.

경주에는 3가지의 유네스코 선정 세계문화유산이 있는데 불국사, 석굴암, 경주남산이다. 이

중에서 경주남산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어 이번에 꼭 보려하였다. 경주 남산에는 140개의

절이 있었다 한다. 남산에서 “미륵곡 석불좌상(보리사부처), 탑곡마애조상군, 남산동쌍탑, 감

실부처, 삼릉, 배리삼존불” 등을 보았는데 그 중에서 보리사부처님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보리사처님은 1300년 동안 야외에서 비를 맞았다고는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조각이 정

교하게 남아있었고, 얼굴의 선이 아직도 신선하게 살아있었다. 얼굴의 가는 선이 살아있었

던 것은 여러 사람의 손을 타지 않은 행운도 있었겠지만 석불의 재료인 화강암의 질이 좋았

던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부처의 얼굴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은근한 미소, 오뚝하게 살아

있는 콧날. 도톰한 볼, 예쁜 입술 등은 나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였다.

전체적인 얼굴의 모습에서 간다라 미술의 영향을 나타내고 있었다.

마케도니아 왕국의 알렉산더대왕의 영향이 동방의 조용한 나라

신라에 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니 새삼스레 문화의 전파와 영향이

얼마나 대단한 결과를 이루어 내는가 하는 감동을 또한 느꼈다.

그리스의 영향을 받은 간다라 미술이 실크로드를 따라 신라에 까지 온것이다.

내가 보았던 야외의 모든 부처님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형상이었다.

잔잔한 미소에는 저절로 평화로움이 흘렀다.

내가 불상을 극찬하자 따라왔던 가이드가

“학생들도 교감선생님처럼 감동받으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하였는데 학생들에게 이런 감동

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는 그러한 가능성을 갖고 교육에 임하는

것이다. 아쉬움이 있다면 얼굴에 비하여 몸통이 조금 작아 전체적인 비례가 맞지 않는 것이

흠이었으나 단아하고 정교한 얼굴은 그것을 커버하고 남음이 있었다.

보리사 부처(경주남산미륵곡 석불좌상)! 잊지 못할 것이다.

보리사 부처(경주남산미륵곡 석불좌상)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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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술(酒)

술(酒)

나는 대학교 1학년이 되면서 되면서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였다. 담배는 조금씩 태우다가

22살에 군대에 입대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피우게 되었다. 제대 후에는 더 많이 피웠으며

40대 중반까지 25년이나 피웠다. 다른 사람은 연기를 대충 내보내고 피우지만, 나는 연기를

가슴속 깊이 마시는 광적인 애연가였다. 정말 줄기차게 피웠다. 몇 년 전에 금연에 성공하

여 지금은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그런데 술은 배워지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까지 범생이 였던 나는 술도 역시 대학에 입학

하면서 선배들이 먹으라고 하여 먹었다. 지금도 생각난다. “술 못 마시고 죽은 놈 할레루야

남촌옥 앞에다 묻어주 할렐루야 !” 이런 노래를 부르면서 선배들이 주는 술을 마셨다. 그러

나 술을 마실 때 마다 머리가 아프고 괴로웠다. 술을 많이 마시면 구토증세가 나고, 손가락

을 목에 넣고 우엑! 우엑! 해보지만 침만 흘리고 토하지 못했다. 나는 선천적으로 위에서 식

도로 역류하지 못하는 체질인 것 같다. 평생에 걸쳐 토해 본 기억이 어려서 소화불량으로

두어번 토한 것이 전부다. 나는 술이 받지 않는 체질인 듯 하다. 술을 마시면 너무나 몸이

괴롭다. 비 오는 날 걸쭉한 흙탕물이 고인 길에 얼굴을 묻고, 술에 취해 잠들어 있는 사람

을 보면 부러운 생각이 든다. 그야말로 신선의 경지가 아니겠는가! 시선(詩仙) 이백은 “석

잔을 마시면 통하고 한말을 마시면 자연과 합친다” 라고 말하였다. 나는 아무리 마셔도 그

런 경지에 가지 못한다.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생활을 하면서 술을 마실 기회가 있어도 마음

껏 마시지 못했다. 늘 술을 피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술을 마시면 몸이 괴롭기 때문이다. 나

도 풍류를 즐기고 낭만을 아는 사람이다. 내가 명색이 시인이 아닌가! 그런데 필름이 끊기

는 경지는 한번도 가보지 못하였다. 너무 괴로워 그 이전에 술잔을 놓아버린다. 어떤 이는

이런 나를 보고 제대로 술을 먹지 않아서 그렇다고 말한다. 한번 제대로 먹어보면 완전히

필름이 끊기고 술이 술을 먹는다는 것이다. 과감하게 한번 도전해보면 신선의 경지에 닿는

다고 말한다. 그런데 몇 번 시도해보았으나 그럴 때마다 더 마시면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

어 중단하고 만다. 가끔 술을 너무 많이 마셔 죽는 사람에 대한 기사가 나지 않는가. 내가

그런 체질인 것 같다. 언젠가 술을 많이 마신 날 집에 와서 아내에게 “ 내가 죽을 것 같으

니 잠을 자지 말고 나를 살펴주시오”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내는 얼마나 놀랐을까! 정말

책임 없는 가장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몇 년 전에 나일남 교감선생님을 만나고 나서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처음에는 만나

는 것이 고역이었다. 사람이 좋아 만나기는 하지만 이 양반이 꼭 3차를 가야 나를 집으로

보내주는 사람이다. 세 차례나 술집을 거쳐야 하니 비싼 집은 가지도 않고, 길거리 허름한

대포집에서 닭발, 돼지 껍데기 등의 안주를 곁들여 소주를 먹다가 생맥주 집에 입가심하러

2차가고, 슈퍼앞의 파라솔에서 3차를 한다. 셋이면 잔을 미룰 사람이라도 있는데 둘이 술을

먹으면서 잔을 돌리니 미칠 지경이다. 내 앞에 두잔의 술잔이 있다는 것은 나일남선생님 앞

에는 술잔이 없다는 뜻이다. 내가 도저히 술친구를 할 수 없다고 했더니 나중에는 각자 잔

을 쓰기로 하였다. 알고 보니 이 양반은 술이 먹고 싶은데 딱히 불러낼 사람도 없어 나를

부르는데, 나는 세 번정도 부르면 한번 꼴로 나간다. 또 나일남 교감선생님이 아직도 워즈

워드의 애너벨리를 원어로 줄줄 외우고, 내가 롱펠로우의 인생찬가(人生讚歌)를 외우면 한

소절마다 영어로 따라 외우며 흥을 돋우는 그의 낭만이 좋아 만나곤 한다. 그는 진정한 시

인이며 평론가다. 이 양반하고 술을 마시는 것이 몇 년 동안의 고역이었는데 요즈음에는

퇴근길에 술을 먹고 싶은 생각이 솔솔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혼자서 먹을 수도 없고,

갑자기 술 먹자고 불러낼 만한 사람도 없고……

이럴 땐 혹, 술 먹자고 전화하는 사람 없나

하고 기다려지기도 한다.

알코올중독의 초기증상인가?

요즈음에는 백화점에 가서 포도주

코너를 지나면서 눈길을 준다.

지난번에는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는 동료들에게 두 번이나

술 먹자고 내가 먼저제의하기도 했다.

요즈음 술이 슬슬 먹고 싶어진다.

술 생각이 자주 난다.

그냥 취하고 싶다!!!!!!!!!!!!!!!!!!!

많이 먹지는 않지만 맥주 두병 정도는 언제든지 먹어줄 수 있다.

의사는 뇌혈관 질환 때문에 어떤 술이든지 한잔 이상은 먹지 말라고 했는데 그 말을 실천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 말을 따를 생각도 없으며 맥주 두병정도 먹어도 죽을 것 같지는 않

다. 오늘도 술 먹고 싶다. 아내와 함께 생맥주 집이라고 가고 싶은데 아내는 절대로 술을

먹지 않는다. 아무리 분위기를 잡고 술을 먹자고 해도 들어주지 않는다. 집에서 내가 촛불

을 켜고 포도주를 따라도 거의 먹지 않는다. 오늘도 술을 혼자 먹을 수도 없고……

이런 때는 그냥 참는다. 내일 누구한테서 술 먹자는 전화 한통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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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아내의 생일과 석영이의 꽃다발

장미꽃다발

어제는(음력 10월 16일) 아내의 생일이었다. 특별하게 계획된 일도 없어서 충청남도 광천에

있는 오서산을 등반하였다. 사실 아내는 26년이나 서울로 출퇴근을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느

라 몸이 많이 쇠약해졌다. 여태까지 버텨준 것만도 감사한일이다. 지난여름에 아내는 골다

공증 검사를 했는데 골밀도가 75로 측정되어 너무나 놀랐다. 충격적이었다. 골밀도는 칼슘

을 섭취하기 보다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 높아진다. 무엇보다도 운동이 중요하다. 나는 아내를

설득하여 지난 8월부터 헬스클럽에 함께 나간다. 나도 몸이 아파서 1월 2일부터 운동을 시

작한 것인데 아내와 나는 정말 처절하게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특히 아내는 하루도 거

르지 않고 초인 같은 의지로 달리기를 한다. 옆에서 보기에 안쓰러울 정도로 처절하게 운동

을 한다. 어떤 때는 저러다가 무슨 일이 날것 같은 불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달리기를 열심히 한다.

그리고 아내의 건강도 눈에 띠게 좋아졌다.

우리 부부는 몸무게도 줄고, 다리에 근육이 생겼으며

허리가 줄어드는 등 체형이 변했다.

일요일은 헬스장을 열지 않기 때문에

등산을 가기로 한 것이다. 등산코스는 우리 부부에게 적당할 정도로 약간 힘들었다. 힘이

들어야 운동을 한 효과가 나기 때문에 아주 흡족하였다. 생일이니 맛있는 음식을 사달라고

해서 수원에 도착하여 아구찜을 먹었다. 저녁 10시 가까이 되어 집에 도착하니 놀랍게도 둘

째 아들 석영이가 엄마에게 꽃다발을 안겼다. 아름다운 장미꽃다발 이었다. 한두 송이가 아

닌 수십 송이 꽃다발이어서 놀랐다. 나는 속으로 “녀석 따뜻한 장갑이나 선물하지 웬 꽃다

발” 하는 마음도 있었으나, 둘째 아들이 너무나 대견하고 감사하였다. 석영아 어찌 너를 사

랑하지 않을 수 있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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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일기♠ 껄껄껄 웃었다!!

오늘은 조상님께 시제를 지내는 날이다. 아내와 함께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에 다녀왔다. 모든 일가 식구들이 모였다. 시제 음식도 풍성하고 정갈했다. 정성을 다하여 제를 올렸다. 내가 한글로 축을 써서 읽었는데 내용인즉, 금년에도 많은 후손들이 명예를 높이고 재물을 늘렸으며,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였음을 고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아버지께서 나에게는 재종간인 종가집의 종손과 종부를 포함하여 5명을 우리 집에 초대하였다. 아내는 먼 여행길에 지쳤음에도 손님들에게 바쁘게 저녁상을 차렸다. 저녁 전부터 술잔이 오갔다. 위스키를 한 병 따고, 나의 절친한 친구인 남기완 교수가 중국에서 가져온 독주를 곁들여 마셨다. 아버지는 고향에서 시제를 마친 직후부터 술을 드셔서 이미 많이 취한 상태였는데 종손인 신호형이 아버지에게 위스키를 따르는 것을 보고, 내가 반잔만 올리라고 말하면서 손을 잡고 말렸는데도 오히려 나를 밀면서 부득불 넘치도록 한잔 가득 따르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는 단숨에 마셨다. 내가 정색을 하고 말하였다.

“어찌 80세 된 노인에게 위스키를 넘치도록 따르십니까! 앞으로 내 아버지에게 술을 과하게 권하는 사람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나한테 싫은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종손도 매우 당황하는 눈치였고 초대된 손님들로 일순간 어쩔 줄 몰랐다.

그러나 나는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아버지는 정신력이 많이 흐려지셨습니다. 혼절하여 대학병원 응급실에 두 번이나 갔었고, 특히 요즈음에는 당신 스스로 몸을 돌보지 않습니다. 이점이 나를 슬프게 합니다. 매일 술로 세월을 보냅니다. 완전한 알코올 중독입니다. 오래 사시고 싶은 욕심도 없어 보입니다. 세상을 비관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술을 즐기면서 달관의 경지에 이른 것처럼 보입니다. 내 아버지는 수명이 얼마 남지 않으셨습니다. 함부로 술 권하지 마십시오.”

나는 정말 내 아버지에게 술 권하는 사람이 제일 싫다. 다른 사람이 권하지 않아도 혼자서 드시는 양만으로 이미 과음이다. 정말로 아버지는 오래 사시지 못한다. 나는 함께 살기때문에 그것을 충분히 감지하게 된다.

손님들은 돌아갔다. 다시 우리 식구들이 식탁에 모였다. 정겨운 분위기였다. 어머니, 아버지, 아내, 그리고 석영이, 나 이렇게 다섯이 식탁에 모였다. 어머니와 아내 석영이가 저녁을 먹고, 나와 아버지는 정겨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심심풀이로 반찬을 드시다가 갑자기 어머니를 구박하셨다. 오징어채 반찬을 젓가락으로 한 움큼 집어들고 어머니에게 먹으라고 하셨다. 어머니는 깍두기 국물에 밥을 말아서 먹는 중이라 오징어채를 먹을 수는 없다고 거절하셨다. 두 가지를 한꺼번에 먹으면 너무 짜서 못 먹겠다고 하셨다. 아버지가 젓가락에 들고 있는 오징어채는 한사람이 먹기에는 너무 많은 양이 붙어달려있었다. 가장의 횡포였다. 아버지는 이런 식으로 평생 동안 어머니와 식구들을 괴롭히셨다. 사실 식구 중에 오징어를 먹는 사람은 석영이 뿐이다. 석영이를 위해 어머니가 만든 반찬이었다.

어머니는 계속 먹기를 거부하고 아버지는 강제로 먹으라고 하고…… 보다 못한 석영이가 “그것은 제가 해달라고 해서 할머니가 만든 반찬입니다” 라고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석영이 눈에도 할머니를 못살게 구는 할아버지가 못마땅했으리라. 석영이가 제일 어려워하는 사람이 할아버지인데 사춘기의 정의감을 가진 아이가 더 이상 참지 못한 것이다.

아버님은 손자가 불손하다고 대노하셨다. 자식교육을 어떻게 시킨 것이냐고 소리치셨다. 그리고는 술을 가져오라고 난리치셨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다. 아내는 석영이를 타이르겠다고 말씀드렸지만 소용없었다. 석영이는 저녁도 먹지 않고 식탁을 떠났다. 한시간 이상 설교가 이어졌다. 어머니와 나 그리고 아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말씀드려야 노여움만 더할것이 뻔하기 때문이었다. 가만히 듣고 있는 아내가 감사할 따름이다. 뒷감당이 문제였다. 이제 밤새도록 어머니를 들볶고 술을 마실 것이다. 그리고 며칠은 꼼짝 못하고 끙끙 앓을 것이다. 한 시간 이상 설교를 하던 아버지가 안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런데 상황은 뜻밖의 계기로 반전되었다.

안방에서 아버지가 나를 들어오라고 하셔서 들어갔더니 방석에 나를 앉히고 “아범아 네 처와 석영이를 데리고 아파트로 살림을 나거라” 라고 말씀하셨다. 기가 막혔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껄껄걸 웃었다. 그냥 웃었다! 아버지는 내가 웃으니 함께 따라 웃으셨다. 웃으면서 하시는 말 “아들이 웃으니 나도 좋다!” 아버지는 오십먹은 아들을 끌어안고 내 볼에 입을 맞추셨다. 어이구! 내아들! 하시면서……아버지 눈가에 이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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