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삶 /

맹기호

58세의 김영숙씨는 매탄초등학교 4거리에서 초록불이 들어와 아무 생각 없이 횡단보도를 건넜다.

순간 시내버스가 신호를 무시하고 우회전하다 뒷바퀴로 김영숙씨를 타고 넘었다.

아무 소리도 못 내고 그냥 절명하였다. 나는 교차로 길 건너 대각선 방향에서 사고 순간을 보았다.

내가 어릴 적 수원 시장에 살던 철용이네는 아버지 어머니가 일만하시다 일찍 돌아가셨고 형제가 모두 어렵게 산다. 둘은 벌써 세상을 버렸다.

작년에 돌아가신 내 아버지는 이 좋은 세상을 떠나는 것이 억울하다고 하셨다. 그게 마지막 말씀이셨다.

92년의 정신세계가 갑자기 없어지고 그냥 무생물의 아버지만 남았다. 지금도 안방에는 아버지가 주무시던 자리가 그대로 있다.

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의 결혼식장에서 10대 초반의 범인이 자살 푹탄을 터트려 44명이 숨졌다.

확인된 사망자 44명 중 22명이 14세 미만의 어린이로 밝혀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번 공격이 IS대원의 소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영숙씨가 가고, 철용이가 죽고, 아버지가 가시고, 터키에서 22명의 어린이가 갔어도 세상은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

 내 생각에 인생은 의미가 없다.

그냥 사는 것이다.

 김영숙씨와 철용이네와 아버지와 터키 22명의 어린이의 인생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설명이 안 된다.

내 인생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왕 사는 것이라면 사회와 이웃에 도움이 되는 것이 좋기는 하다.

그러나 내가 걷고, 생각하고, 시간이 가고, 만나는 것이, 그리고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인생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세상을 비관하거나 우울증에 걸렸다는 말은 아니다.

앞으로 나는 30년은 더 살것이다.

그러나 그 30년의 향후 시간도 그냥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겨울을 30번은 더 맞이할 것이지만 겨울이 특별한 의미를 가질 리 없을 것이다.

그냥 나는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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