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단독주택이다. 아파트에 도둑이 많다고 난리지만 단독주택단지에 비하랴! 우리
동네는 도둑이 많다. 그래서 나는 오래전부터 개를 키운다. 세퍼트, 코카스파니엘, 잡견, 진
돗개 등을 30년 동안 쉬지 않고 키웠다. 그 중에서도 진돗개 수놈을 좋아한다. 진돗개 수놈
은 서있는 자세가 당당하고, 삼각형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숫사자 같은 갈기가 있다. 집을
지키는 방견으로는 세계최고이다. 낯선 방문객을 보면 표독스럽게 짓고, 행동반경 내에 들
어 오면 거침없이 문다. 수놈을 좋아하지만 너무 사나워 방문객에게 나쁜 인상을 주기 때문
에 암놈을 기른다. 처음에는 누런색 개를 길렀는데 요즈음에는 흰 진돗개를 기른다. 흰색깔
의 개가 집에 복을 가져온다는 속설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 집에는 도둑이 들지 못한다.
주변의 집들은 여러 번 털렸지만 우리 집에는 도둑이 들지 않는다.
대문의 문패는 내가 직접 페인트로 썼는데 孟碩在, 孔貞淑, 孟起鎬, 任松順, 맹인영, 맹석영,
珍犬喆, 珍犬順 이렇게 여덟 명을 하나의 나무판에 써서 붙였다. 요즈음 여덟 식구가 함께
사는 집이 어디 있는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살고 있는 집은 도둑이 들지 못한다. 사실 마
지막 두 식구는 개 이름이지만 한문으로 써놓으니 알아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이집은 사람이 많이 사는 구나” 이렇게 인식되어있다. 짜장면 시켜먹을 때도 좋다. 전화로
이리저리 집의 위치를 말해주다 보면 상대방이 “아! 문패 많이 달린 집이요.” 이렇게 알아
듣는다.
정무학교장선생님 댁의 진돗개가 새끼를 낳았다 해서 암놈을 하나 얻어다 길렀다.
집도 잘 지켰는데 두달 전에 집을 나가 돌아오지 않는다. 집을 나갔다가 다른 사람에게 잡
혀 묶여있는 것이 분명하다. 털 빠지는 병이 걸렸을 때 포기하지 않고 두 달이나 약을 발라
주어 어렵게 고쳤는데 정말로 섭섭하다 좋은 주인을 만났기를 바란다.

<잃어버린 진견순>

<우리집 문패>

<문패가 달린 우리집 대문 전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