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지에 가면 토산품점에서 팔고 있는 물건 중에 효자손이라는 것이 있다.
아버지는 오래전부터 효자손을 애용하시는데 그것을 볼 때마다 좀 궁상맞다는 생각을 하였다. 등을 긁는 다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행위 동작이 아닐뿐더러 가려우면 팔을 돌려서 등을 긁으면 될 것이지 도구를 사용하여 피부를 긁는다는 것이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 것이다. 아버지가 효자손을 애용하시는 것을 보면서 나는 나이를 먹어도 저런 물건은 사용하지 않으리라는 무언의 다짐을 하곤 했다.
그런데 나도 맨 날 청춘은 아니어서 몇 해 전부터 등이 간지럽기 시작한 것이다.
등이 가려운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독 등 부위가 간지럽게 느껴지는 것은 등이 다른 부위에 비해 지방층이 거의 없어 건조해지기 쉬워 간지럼증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과 건조함은 언뜻 연결이 안 되는 것 같지만, 지방은 수분 함유량이 높다. 그래서 지방이 많은 배 쪽 보다는 지방이 적은 등이 더 건조하고 가려운 것이다.
겨울철은 건조하기 때문에 특히 몸이 가렵다. 집에 있을 때는 내가 등이 가렵다고 하면 언제나 아내가 있어서 좋았다. 등을 들이대면 아내는 내가 아플까봐 거머리 기어가듯 슬금슬금 긁고, 손톱 날을 세우라고 재촉하면 마지못해 세게 긁어주는데, 참으로 시원하였다. 세상에 시원하고 편한 것이 아내의 등 긁는 손이다.
교육원 관사에서 생활하면서 주말부부 생활을 하다 보니,
등 긁어줄 사람이 옆에 없는 것이 문제였다.
어떻게든 견뎌보려고, 여러 달 미루다가
하는 수 없이 나도 집에서 효자손을 가져왔다.
사실 아내의 손이 등 긁는 데 더 없이 편하기는 하지만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등을 긁는 아내의 손이 불편할까하여 약간 미진한 순간에도 그만하면 되었으니 그만하시요. 라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게된다. 그러니 그만하라는 소리를 내 입으로 해놓고도 설마 그렇다고 당장 스톱하지는 않겠지……하면서 조금 더 긁어주기를 기대한다. 한두번도 아니고 매번 그렇다. 다행히 아내는 내가 충분하다고 말해도 약간 연장해서 긁어준다.
그리고 아무리 편한 손길이라해도 아내의 손이 여의주 같은 것은 아니어서, 거기! 아니 조금 더 아래! 아니 조금 더 옆으로! 이런식으로 매번 코치를 해야하고, 그 코치대로 아내의 손이 꼭 움직여 주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 부근만 긁어주는 경우가 많은데 그 상태에서 이제 그만, 아주 시원합니다 라고 말하고 만다. 부부 간의 정을 돈독히 한다는 부수적인 효용이 있기는 하지만 역할 자체는 충분조건이 못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효자손은 어떠한가!
세상에! 이렇게 싸고 효용 높은 물건도 없다.
내가 얼마든지 강도를 조절할 수도 있고,
방향을 정확하게 조준할 수도 있고,
만족감이 극대에 도달한 수준에서 끝 낼 수도 있다.
그것도 단돈 1000원!
효자손! 너 좋다!
(이러다가 혼자 사는 재미에 빠지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걱정된다 ㅋㅋㅋㅋ )
방바닦에 놓고 디카로 찍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