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일기♠ 비빔밥

내가 초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에 토끼를 길렀다.

처음에는 두 마리 였던것이 50마리 정도로 늘어났다.

당시에는 고기를 먹기 어렵던 시절이었고,

단백질의 공급원으로 시골에서는 닭이나 토끼를 많이 길렀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들판에 나가 토끼가 먹을 풀을 뜯어와 먹였다.

토끼 새끼는 정말 예쁘다. 아버지는 가끔 토끼를 잡는다.

당연한 일이다. 식용으로 키우는 것이니 잡아먹는 것이다.

토끼를 잡는 날 나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내가 기르던 토끼를 도저히 먹을 수 없었다.

집에서 기르는 닭을 잡아도 마찬가지였다.

말 못하는 가축이지만 내가 모이를 주던 것을 먹는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슬픈일인가!

아버지는 꾸짖으시면서 먹으라고 말씀하셨지만

내가 모이를 줄때마다 나를 따라다니던

닭과 토끼가 생각나 먹을 수 없었다.

엇그제 비빔밥을 시켰는데

그 안에 어린 새싹이 1000개도 넘게 들어있는 것을 보고 너무나 놀랐다.

어부가 고기를 잡을 때도 어린것이 그물에 걸리면 놓아주는데……

식물이라고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들어 차마 먹을 수 없었다.

결국 새싹을 모두 들어내고 김치를 넣고 비빔밥을 만들어먹었다.

생명에의 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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